타자에 대한 영화는 가능할까

[ 준민 ] :: 줌인준민 // 곤궁의 영화. 김응수 감독은 자신의 영화 <우경>을 이렇게 부른다. 감독은 선천적 시각장애인인 ‘우경’을 촬영하는데 어려움을 느꼈다. 우경이 무엇을 보고, 듣고, 느끼는지 전혀 알 수 없었기 때문이다. 감독이 할 수 있는 거라곤 “어둠 속에서 그의 뒷모습을 수동적으로 찍는 것”밖에 없었다. 그러나 감독은 그 곤궁함이 영화를 더 풍요롭게 만든다고 말한다.   검은 초상 영화는 크게 두 파트로 나뉜다. 첫 번째는 우경이 먹고, 듣고, 일하고, 씻는 그의 일상이 담긴 장면들이다. 두 번째는 ‘출연 안우경’이라는 자막을 시작으로 우경의 … Read more

«죄 많은 소녀»가 ‘우울’을 형성하는 방법

[ 준민 ] :: 줌인준민 // (본 글은 영화 <죄 많은 소녀>의 스포일러를 포함하고 있습니다.) 이 영화는 우울하다. 아니, 그보다 “철학자가 언어를 점유해 말을 하는 게 아니라 언어가 철학자를 점유해 그에게 말을 하게 한다.”는 문장처럼, 이 영화는 ‘우울’이라는 언어에 점유되어 만들어졌다. 영화의 어떤 점이 나를 우울하게 만들었을까.   우울이 만든 장면들 ‘우울’을 화면에 담는 일은 쉽지 않다. 어찌보면 불가능해 보이는 것을 해낸 두 장면이 있다. 영화의 6~11번째 컷. 화장품 가게를 배경으로 한다. 경민(전소니)이 쇼윈도 밖에서 매장 안을 들여다 본다. 영희(전여빈)는 … Read mor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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