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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루쉰] <화개집> :: 2018-1017(수) +2
기픈옹달 / 2018-10-05 / 조회 120 

본문

 

[루쉰] <화개집> :: 2018-1017(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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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루쉰] <화개집> :: 세미나개요          

시  간 : 2018-1017 ~ 1128 / 매주(수) pm2:00​ (중간에도 참여가능)

교  재 : 《화개집 & 화개집속편, 그린비 ​

회  비 : 월 2만원(세미나 첫날 반장에게 주면 됩니다.)

           월 2만원으로 다른 세미나에도 참가할 수 있습니다.

신  청 : 비밀댓글로 이름(닉네임), 휴대폰, 메일정보를 남겨주세요.

튜  터 : 기픈옹달 (zziraci@gmail.com / O1O-51O1-57O7)​ 

 

 

          [루쉰] <화개집> :: 세미나소개          

 

얼마전 중국을 다녀오면서 서점을 둘러 보았습니다. 

가는 곳마다 루쉰에 관한 책을 찾아보았지만 생각보다 힘들었습니다.

그의 글보다 후쓰, 장제스 등에 대한 글이 우선 눈에 들어왔습니다.

 

한편, 학생들을 위한 교재 가운데는 문언文言과 고문古文에 관한 책이 많았습니다. 

루쉰의 글보다, 그에 대한 책보다 경전과 전통에 대한 글이 많은 것은 달라진 중국의 현주소를 보여줍니다.

전통의 파괴자. '중국 책은 적게 보거나 아예 보지 말아야 한다'는 루쉰의 말은 공염불이 되었습니다.

 

그러나 거꾸로 루쉰의 글이 다시 적막을 향해 잠기는 이때야 말로 루쉰을 새롭게 읽을 수 있는 지점입니다.

그의 반시대성. 한 시대의 운동의 기수로서가 아닌 철저한 반동의 투사로서 루쉰을 읽어야 합니다.

미래를 예견하거나, 선취한 계몽지식인의 모습이 아닌 늘 '현재'를 살아간 그의 분투의 흔적을 만납니다.

 

<화개집>, <화개집속편>, <화개집속편의 속편>은 1925에서 1927년까지 풍랑 위에 있었던 루쉰의 삶을 증거합니다.

루쉰은 베이징에서 샤먼으로, 샤먼에서 다시 광저우로 이동하며 다양한 삶의 굴곡을 마주합니다.

북방의 모래바람을 벗어나 남방의 바닷바람을 맞으나, 거칠기는 한결 같았습니다. 

 

늘 그렇듯, 집요하고도 꾸준한 글쓰기.

웃고, 화내고, 울고, 욕하는 생생한 삶이 여기에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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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0월 3일 참석자 : 기픈옹달, 삼월, 성연, 손미경


드디어 <꽃테문학>이 끝났습니다. 

책을 한 권씩 끝내며 아쉽기도 하고, 루쉰이라는 인간에 한걸음씩 가까워지는 듯하여 기쁘기도 합니다.

문득문득 묻어나는 비애와, 곡절많은 그 시대의 혼란스러움이 낯설지 않은건 오늘도 별반다르지 않기 때문일 겁니다.

 

10월 10일에는 한 주 쉬고, 17일에 <화개집>으로 만나뵙겠습니다.

다음 발제는 성연님께 부탁드립니다.

분량은 다음과 같습니다. 

10.17_ 《화개집》 : <제기> ~ <문득 생각나는 것(5~6)>

 

1925년, 그 해에 무슨 일이 있었나 살펴보다 흥미로운 사실을 발견했습니다.

1925년 3월 12일 중국 근대사의 중요 인물 가운데 하나인 쑨원이 사망합니다.

어쩌면 시대의 혼란은 그냥 닥치는 것이 아닌 것 같습니다.

루쉰 개인도 그 시대의 풍파에 예외일 수 없었던 것은 아닐지요.

 

헌데, 그해 3월 11일 루쉰에게는 또 하나의 사건이 일어납니다.

3월 11일은 쉬광핑이 루쉰에게 편지를 보낸 날입니다.

바로 그날 루쉰이 쉬광핑에게 보낸 편지가 남아 있습니다.

<양지서>의 일부를 소개합니다.


나는 고통은 언제나 삶과 서로 묶여 있다고 생각합니다. 물론 분리될 때도 있는데, 바로 깊은 잠에 빠졌을 때입니다. 깨어 있을 때 약간이라도 고통을 없애기 위해서 중국에서 오랫동안 사용해 온 방법은 ‘교만’과 ‘오만불손’입니다. 나 자신도 이런 병폐가 있고, 그렇게 좋은 것은 아니라고 느끼고 있습니다. 고차苦茶에 사탕을 넣어도 쓴맛의 분량은 그대로입니다. 그저 사탕이 없는 것보다는 약간 낫겠지만, 이 사탕을 찾아내기는 수월찮고, 어디에 있는지 모르므로 이 사항에 대해서는 하릴없이 백지답안을 제출합니다.

(…)


1.'인생’이라는 긴 여정을 가는 데 가장 흔히 만나는 난관이 두 가지 있습니다. 하나는 ‘갈림길’입니다. 묵적 선생의 경우에는 통곡하고 돌아왔다고 전해집니다. 그런데 나는 울지도 않고 돌아오지도 않습니다. 우선 갈림길에 앉아 잠시 쉬거나 한숨 자고 나서 갈 만하다 싶은 길을 골라 다시 걸어갑니다. 우직한 사람을 만나면 혹 그의 먹거리를 빼앗아 허기를 달랠 수도 있겠지만, 길을 묻지는 않을 것입니다. 왜냐하면 그도 전혀 모를 것이라고 짐작하기 때문입니다. 호랑이를 만나면 나무 위로 기어 올라가 굶주려 떠날 때까지 기다렸다가 다시 내려옵니다. 호랑이가 끝내 떠나지 않으면, 나는 나무 위에서 굶어 죽겠습니다. 뿐만 아니라 미리 허리띠로 단단히 묶어 두어 시체마저도 절대로 호랑이가 먹도록 주지 않겠습니다. 그런데 나무가 없다면? 그렇다면, 방법이 없으니 하릴없이 호랑이더럭 먹으라고 해야겠지만, 그때도 괜찮다면 호랑이를 한 입 물어뜯겠습니다. 둘째는 ‘막다른 길’입니다. 듣기로 완적 선생도 대성통곡하고 돌아갔다고 합니다만, 나는 갈림길에서 쓰는 방법과 마찬가지로 그래도 큰 걸음을 내딛겠습니다. 가시밭에서도 우선은 걸어보겠습니다. 그런데 나는 걸을 만한 곳이 전혀 없는 온통 가시덤불인 곳은 아직까지 결코 만난 적이 없습니다. 세상에는 에당초 소위 막다른 길은 없는 것인지, 아니면 내가 요행히 만나지 않은 것인지는 모르겠습니다.


2.사회에 대한 전투에 나는 결코 용감하게 나서지 않습니다. 내가 남들에게 희생같은 것을 권하지 않는 것은 바로 이 때문입니다. 유럽전쟁 때는 ‘참호전’을 가장 중시했습니다. 전사들은 참호에 숨어 이따금 담배도 피고 노래도 부르고 카드놀이도 하고 술도 마셨습니다. 또 참호 안에서 미술전시회도 열었습니다. 물론 돌연 적을 향해 방아쇠를 당길 때도 있었습니다. 중국에는 암전이 많아서 용감하게 나서는 용사는 쉬이 목숨을 잃게 되므로 이런 전법도 필요할 것입니다. 그런데 아마 육박전에 내몰리는 때도 있을 것입니다. 이때는 방법이 없으니 육박전을 벌입니다.

 

결론적으로, 고민에 대처하는 나 자신의 방법은 이렇습니다. 오로지 엄습해오는 고토오가 더불어 헤살을 부리고 무뢰한의 잔꾀를 승리로 간주하여 기어코 개선가를 부르는 것을 재미로 삼는 것입니다. 이것이 어쩌면 사탕일 터이지요. 그런데 막판에도 여전히 ‘방법이 없다’고 결론이 난다면, 이야말로 방법이 없는 것입니다!

루쉰이 1925년 그해부터 시작할 여러 사건을 미리 알지는 않았을 것입니다.

그러나 그의 태도를 보면 그 이후의 삶을 더 잘 이해할 수 있습니다.

갈림길에서는 울지도 돌아오지도 않으며, 적당히 쉬고 갈만한 곳을 골라 가겠다.

누군가의 먹거리를 빼앗더라도 길은 묻지 않겠다. 왜냐면 그도 모를테니까.

호랑이를 만나면? 나무위에 올라가 피하겠다. 굶어죽더라도 한 입도 내어주지 않겠다.

나무가 없다면? 호랑이에게 잡아먹혀야겠지만 그 순간에도 나도 한 입 배어 물겠다.

 

... 참호전...

참호, 그곳은 전선의 최전선인 동시에 쉼과 놀이, 축제가 있는 공간이었습니다.

 

삶은 고통과 함께 하는 법.

문제는 이 고통과 비애를 맞아 어떻게 살아가느냐 하는 점입니다.

길을 걷는 법. 갈림길이든 막다른 길이든. 싸우는 법. 참호를 파고. 

이를 곱씹으며 <화개집>을 읽어보려합니다. 

 

 

댓글목록

삼월님의 댓글

삼월

편지 속 글귀가 비장하면서도 루쉰다워서, 어쩐지 자세를 고쳐앉게 됩니다.
어딘가 밑바닥에서라도 끌어올린 듯한 기운을 느낀 탓이겠지요.
<화개집>을 읽을 시간도 여전히 기대가 됩니다.
좋은 글귀를 옮겨적어 주어 감사합니다.

기픈옹달님의 댓글

기픈옹달 댓글의 댓글

루쉰의 글을 곱씹어 읽다보니 '루쉰다움'이라는 게 무엇인지 좀 알겠네요.
그의 기세, 기운, 문체 등을 조금씩 알아갑니다.
다사다난(!)한 한 해를 루쉰과 보내고 있다니 나름 뿌듯합니다.
한 주 잘 쉬고 10월 17일 <화개집>으로 뵈어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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