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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詩의 공백2] 말라르메의 시 읽기 :: 1202(금) +1
희음 / 2016-11-29 / 조회 2,45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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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詩의 공백2] 말라르메의 시 읽기 :: 1202(금)


일 시 : 2016-1202(금) pm2:00~5:00

일 정 : 말라르메의 시 (당번_소리 : 소개-후기-간식​)

           말라르메의 시 첨부파일을 다운받아 프린트 해주세요. ^_^

회 비 : 월 2만원 (세미나 첫날 반장에게 주면 됩니다)

           월 2만원으로, 다른 세미나에 무제한 참가할 수 있습니다. (기획세미나 제외)

필 수 : 결석, 지각할 일이 생기면, 이 공지 아래 댓글로 알려주세요, 꼭요!^^

회 원 : 무긍, 반디, 소리, 소소, 오라클, 주호, 케테르, 토라진, 희음, 침연

반 장 : 희 음 (문희정, 010–8943–1856) 


 

 

[스테판 말라르메]


인사


아무것도 아닌 것, 이 거품은, 이 때 묻지 않은 시는
술잔을 가리킬 뿐,
저기 멀리 해정(海精)의 떼들
수없이 몸을 뒤집으며
물속에 잠긴다.

오 나의 다양한 친구들아
우리는 함께 항행하며
나는 벌써 선미에 자리 잡는데
그대들은 장려한 선수에서
우레와 찬 겨울의 물결을 가른다.

아름다운 취기에 못 이겨
배의 요동도 두려워 않고
나는 일어서서 이 축배를 바친다.

고독, 암초, 별을
무엇이든 우리의 돛이 감당한
백색의 심려에
값하는 것에게.

 



슬픈 병원에 지쳐서,
텅 빈 벽에 싫증 난 큰 십자가를 향해
커튼에서 진부한 백색으로 피어오르는
역겨운 향냄새에 지쳐서,
빈사의 환자는 슬그머니 늙은 등을 다시 일으켜,

몸을 이끌어 다가가
수척한 얼굴의 흰 털과 뼈를,
곱고 맑은 광선이 쨍쨍 내리쪼이는 창에 댄다.
썩은 몸을 덥히려는 것이 아니라
돌 위에 내리는 햇빛을 보려 함이다.

열에 들떠서 푸른 하늘을 탐내는 굶주린 입은
젊었을 적에 그의 보물 그 옛날의 어느 순결했던
피부를 들이마시려 했듯이,
길고 쓰디쓴 입맞춤으로
황금빛 미지근한 유리창을 더럽힌다.

취하여, 이제 그는 살아나 성유의 몸서리침도,
탕약도, 강요된 침상도, 기침도
모두 잊는다; 저녁이 기와지붕들 가운데서 피를 흘릴 때,
빛이 가득 찬 지평선에 눈길을 던지니,

보이는 것은 백조처럼 아름다운 황금 갤리선들이
추억을 가득 싣고 너무나도 무심하게
갈기갈기 찢기는 황갈색 번갯불 흔들어 잠재우며,
향기 젖은 자줏빛 강물 위에서 잠이 드는 것!

이처럼, 행복 속에 깊이 파묻혀
오로지 식욕만 살아서 먹어 대며
어린 것들 젖 먹이는 아내에게 가져다 바치려고
그 오물을 찾으려 애쓰다가 마음이 모질어진 인간이 역겨워.

나는 도망친다, 나는 모든 창에 매달린다
사람들은 창에서 어깨를 돌리고 삶을 향하나,
내 그 창유리 속에서, ‘영원’의 순결한 아침이
금빛으로 물들이는 영원한 이슬로 씻기어, 축복받으며

내 모습 비춰 보니 내가 천사로 보이는구나! 그리고 나는 죽어
- 그 창유리가 예술이건 신비이건 -
‘아름다움’이 꽃피는 예전의 하늘에
내 꿈으로 왕관을 만들어 쓰고 다시 태어나고 싶다! 

 

 

바다의 미풍


오! 육체는 슬퍼라, 그리고 나는 모든 책을 다 읽었다.
떠나 버리자, 저 멀리 떠나 버리자. 느껴진다
새들이 낯선 거품과 하늘 가운데 있음에 취하였구나.
그 무엇도, 두 눈에 어린 오래된 정원들도
바닷물에 적셔지는 이 마음을 잡아두지 못하리,
오, 밤이여! 잡아두지 못하리,
백색이 가로막는 빈 종이 위의 황량한 불빛도,
제 아이 젖 먹이는 젊은 아내도,
나는 떠나리라! 너의 돛을 일렁이는 기선이여
이국의 자연을 향해 닻을 올려라!
잔혹한 희망에 시달리는 어느 권태는
아직도 손수건의 그 지극한 이별을 믿고 있구나!
그런데, 돛대들이 이제 폭풍을 부르니
어쩌면 바람에 기울어 난파하는 돛대들인가
길 잃고 돛도 없이 돛도 없이, 풍요로운 섬도 없이......
그러나, 오 나의 마음아, 뱃사람들의 노랫소리를 들어라.

 

 

목신의 오후
- 전원시


아 이 님프들, 이 모습 영원히
변치 않고 남아 있게 했으면.

이토록 환하구나,
이네들 발그레한 살빛, 숲 속같이 깊은 잠에 싸여 조는 대기 속에 하늘하늘 떠오른다.

내가 꿈에 취했던가?

오래된 밤의 무더기처럼 쌓인 내 의혹은
마침내 무수한 실가지로 변하고
현실의 무성한 숲만 그대로 남아
증거 하듯 알려주는 것은 오호라!
나 혼자만의 상상으로 득의만면이던
장미꽃밭의 과오.

아니 가만히 생각해 보자......

혹시나 그대가 이러쿵저러쿵 생각하는 여자들은
상상력 풍부한 그대의 감각들이 애써 그려 보는 환상인가를!
목신이여, 환각은 가장 청순한 쪽 여자의
푸르고 차가운 두 눈에서, 눈물 흘리는 샘물처럼 솟아난다.
그러나, 한숨뿐인 저쪽 여자는, 그대 털가슴에 깃드는
대낮 미풍처럼 대조적으로 보이는가!
천만 아니다! 신선한 아침은 열기에 숨이 막혀
꼼짝도 못하고 지쳐 실신한 채 버둥대지만
내 피리가 화음으로 축이며 숲에 부어 주는
물로 밖에는 속삭이지 않고, 두 대롱 밖으로 어서 빠져 나가서
물기 없는 빗속으로 그 소리를 흩뿌리고만 싶은 유일한 바람은
주름살 하나 지지 않는 지평선에서,
하늘로 되돌아가는 영감의 가시적이고 고즈넉한 인공의 숨결이다.

태양이 부러워할 만큼 내 허영이 휩쓰는 늪,
섬광이 꽃 피어나는 곳 아래서 말없이
고요한 늪의 시칠리아 기슭이여, 이야기하라
“재능으로 길들인 속 빈 갈대를 내 여기서
꺾고 있었노라; 그때 포도 넝쿨을 샘물들에게 바치고 있는
먼 곳 초원의 청록색 황금빛 위에는
휴식하는 동물의 흰 빛이 물결치니:
그럴 때면 피리 소리 흘러나오는 느린 전주곡에
백조 떼가, 아니! 수정의 떼가 날아올라 도망치고
아니 물속에 잠기고......”

죽은 듯이, 모두가 황갈색의 시간 속에서 불타는데
‘라’ 음을 찾는 자의 너무나도 염원하던 결혼은
그 무슨 요술로 모두 다 사라져 버렸는지:
그때 소스라쳐 깨어나면 처음의 타는 그리움뿐,
오래된 빛의 물결 아래, 홀로 우뚝 선 나,
백합꽃들! 그리고 순진함을 위하여 그대들 모두 중 어느 하나.

그들의 입술이 누설한 부드러운 그 보잘것없는 것과 달리,
간사한 것들을 나직이 안심시키는 입맞춤,
증거 하나 없이 순결한 내 젖가슴엔
그 무슨 엄숙한 이빨이 깨문 신비스런 자국이 남았구나;
그러나 아서라! 무슨 비밀인 양 속내 이야기 상대로
푸른 하늘 아래서 부는 속 넓은 골풀 쌍피리를 택했더니:
피리는 두 뺨의 경련을 제 쪽으로 돌리고

긴 독주에 잠겨 꿈을 꾸는데, 우리가
그녀들과 우리의 고지식한 노래를 슬쩍 혼동하여
주변의 아름다움을 즐겁게 하는 꿈이라네;
내 감은 두 눈으로 더듬던 등이나
순결한 허리의 평범한 몽상에서
한 줄기 낭랑하고 헛되고 단조로운 가락을
사랑이 조바꿈하는 높이로 피리는 불어 내려고 꿈을 꾼다.
도피의 악기여, 오 깜찍한 피리
시링크스여, 그러거든, 그대 꽃으로나 다시
피어나, 호숫가에서 나를 기다리거라!
나는 내 풍문을 자랑스러워하며 오래오래
여신들 얘기를 하리라; 열애에 찬 그림을 그려
여신의 그림자에서 또다시 허리띠를 벗기리라;
그리하여, 포도송이에서 광채를 빨아먹고 나서
나의 시늉만의 몸짓으로 물리친 회환을 몰아내기 우하여,
웃으며 나는 빈 포도 껍질을 여름 하늘에 비쳐 들고
투명한 껍질에 숨을 불어넣으며
간절히 취하고 싶어 저녁토록 비춰 보노라.

오 님프들이여, 다채로운 추억들에
바람을 넣어 팽창시키자.
“내 눈이 골풀들에 구멍을 내고 불후의 목덜미를 하나하나 찔러 대으니,
저마다 타는 듯한 아픔을 물결에 실어
숲의 하늘로 광란하듯 절규한다;
찬란하게 멱 감은 머리털이 광채와 떨림 속으로
사라진다, 오 보석들아!
나는 내닫는다; 내 발 아래,(둘이 됨의
이 고뇌에서 맛보는 우울함에 가슴 찢어지는)
잠자는 미녀들이 무모한 팔들만 뻗어 서로 끌어안을 때;
나는, 끌어안은 팔 풀지도 않은 채, 그들을 호려 내어,
태양열에 장미 향기 다 바닥나고 경박한 그늘도 들지 않는
이 장미꽃 무더기로 날아드니,
우리들 사랑의 몸부림은 불태워 버린 대낮 같아라.”

내 너를 찬미하노라, 처녀들의 분노여,
오 성스러운 벌거벗은 짐의 사나운 희열이여,
살의 저 은밀한 두려움을, 번갯불이 부르르 떨 듯!
마시는 불타는 내 입술의 목마름을 피하려고
너는 미끄러지듯 달아난다:
비정한 여자의 발끝에서 수줍은 여자의 가슴에까지,

미친 눈물에, 혹은 보다 덜 슬픈 수증기에
동시에 젖은 순진함은 벌써 옛날 얘기.

“나의 죄는, 이 간사한 두려움을 이겨 내는 것이 좋아서,
신들이 그토록 잘 맺어 준 포옹의
뒤엉킨 숲을 갈라놓았다는 것:
한쪽 여자의 행복한 몸 주름 속에
내 타오르는 기쁨의 웃음을 감추려 하자마자,(온몸에
불을 켜는 언니의 흥분에 그녀의 순진함이 물이 들도록,
순진하여 얼굴도 붉히지 않는 어린 쪽 여자를
그저 손가락만으로 붙잡은 채)
어렴풋한 죽음으로 풀리는 내 팔에서
여전히 그치지 못하고 있던 내 흐느낌도 아랑곳없이
나의 배은망덕한 포로는 영영 벗어나 사라진다.”

할 수 없지! 다른 여자들이 내 머리에 난 뿔에
머리채를 감고 나를 행복으로 이끌어 주리라.
나의 정념이여 너는 알고 있지, 자줏빛으로 벌써 무르익은
석류는 알알이 터져서 벌떼들 잉잉대는 것을;
그러면 저를 붙잡으려는 자에게 반해 버린 우리의 피는
욕망의 영원한 벌떼들이 되어 흐른다.
이 숲이 황금빛과 잿빛으로 물드는 시각,
불 꺼진 나뭇잎들에는 축제가 달아오른다.
에트나 화산이여! 비너스가 너를 찾아와
너의 용암 위에 그의 순박한 발꿈치를 올려놓을 때
한숨의 슬픔 잠이 벼락 쳐 오거나 불꽃이 사그라든다.
나는 여왕을 보듬어 안는다!

오 반드시 오고야 말 징벌......

아니다, 하지만, 언어가
없는 나의 영혼과 이 무거워진 육체는
정오의 사나운 침묵에 결국은 굴복한다.
이제 그만, 불경한 생각을 잊은 채,
목마른 모래 위에 누워 잠들어야 한다.
아, 포도주의 효험을 가진
별을 향해 입을 벌리는 건 얼마나 좋은가!

한 쌍의 님프들이여 안녕히! 내 이제 그대가 둔갑한 그림자를 보리라.
 

댓글목록

주호님의 댓글

주호

개인 사정으로 결석합니다. 말라르메와 함께 할 수 없어 아쉽습니다. 12월 9일 세미나 시간에 뵙겠습니다. :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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