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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학과 예술의 사회사] 3주 동안 읽고 한꺼번에 쓰는 후기 +7
걷는이 / 2016-05-23 / 조회 3,7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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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문학과 예술의 사회사 [3권-3장 낭만주의 ∼ 4권-1장 자연주의와 인상주의]

 

5월 첫째 주부터 3주에 걸쳐 낭만주의를 시작으로 자연주의까지 읽고 함께 공부를 했습니다. 재미있게 읽었던 내용과 세미나 시간에 나누었던 이야기에 대한 기억을 더듬어가며, 책도 몇 군데 다시 뒤적여 보며.... 한참 늦은 후기를 적어봅니다.

 

어느 문예사조이든 줄자에 그어진 눈금처럼 정확하게 시대를 구분한다는 것이 쉽지 않습니다. 그래서인지 이 책을 읽으면서 살짝 혼동되는 부분이 종종 있었습니다. 지난주에 공부한 자연주의와 사실주의도 그랬습니다. ‘몇 년부터 몇 년까지’라는 교과서적인 시대 구분에 익숙한 우리들에게 하우저는 “어느 시대나 예술의 생산적 사회 그룹의 수효만큼이나 상이한 양식의 수가 있게 마련이기 때문에 한 시기를 지배하는 통일적 시대 양식이라는 말을 써서는 안 될 것이다” 라고 거듭 이야기 합니다.

 

18세기 중반 이후, 계몽주의에 맞선 질풍노도의 시기를 지나며 괴테와 실러로 대표되는 독일의 고전주의가 꽃을 피우고, 곧바로 서양의 정신사에서 가장 중요한 전환점의 하나였던 낭만주의로 이어집니다. 낭만주의자들의 문장 속에는 늘 ‘향수’라는 단어와 ‘고향상실’이라는 생각이 들어있습니다. 그들은 세상으로부터의 소외를 괴로워하면서도 이러한 소외를 소망하는 낭만적 아이러니를 보여줍니다. 현대예술의 어떤 작품도 낭만주의에서 비롯된 ‘신경과민성’에 힘입고 있지 않은 것이 없을 정도라는 하우저의 이야기가 흥미롭습니다. 19세기 전체에 걸친 범유럽적 운동이었던 낭만주의는 이후로 자연주의와 사실주의가 두드러지게 나타나도 여전히 밑바탕에 쫘악 깔려 있습니다. 우울한 밤안개처럼 말입니다. 그래서 19세기의 누군가는 더욱 낭만주의에 탐닉하고, 또 다른 누군가는 낭만주의를 증오하며 벗어나려 몸부림치고, 그 와중에 말 그대로 ‘위대한’ 작품들이 만들어지고... 그것들을 읽고, 보고, 들으며 살아가는 지금의 우리들은 풍요로워집니다.

 

 

낭만주의에서는 특정한 개인보다는 전체적인 시대의 흐름에 대해 주로 이야기한 것과 달리 자연주의에 들어오면서 하우저는 프랑스의 몇몇 작가들을 집중적으로 다룹니다.

⋞적과 흑⋟의 스탕달. 그의 여러 소설은 정치적 연대기들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스탕달은 경제적 패권을 장악한 시민계급이 사회적으로 확고한 지위를 차지하려는 투쟁의 발전 단계를 지식인층의 관점에서 서술합니다.

⋞고리오 영감⋟의 발자크. 하우저는 그를 철두철미하게 부르주아적인 작가, 뛰어난 문학적 초상화가, ‘개인은 사회와의 관계 속에서만 존재 한다’는 새로운 인간 개념의 창설자라고 말합니다. 발자크의 세계관은 냉정하고 정직하게 관찰하는 ‘리얼리즘’입니다.

⋞보봐리 부인⋟의 플로베르. 그의 전 생애와 작품은 낭만적 편향 즉 죽음에의 의지와 건강한 삶을 유지하려는 의지 사이에서 우왕좌왕한 것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플로베르는 올바른 낱말을 찾기 위해 언어와의 끝없는 씨름을 할 만큼 고통스럽게 글을 쓰면서도 항상 자신의 작품에 대해 자신감을 갖지 못했다고 합니다.

⋞루공-마카르 총서⋟의 에밀 졸라. 그의 모든 과학적 사고는 공리주의적 성격을 지니는데 졸라는 예술을 과학의 시녀로 보았다고 합니다. 그의 연작소설은 개개의 작품들이 과학적 프로그램에 따라서 거대한 하나의 백과사전적 체계를 이루게 됩니다.

그 외에도 화가로는 쿠르베, 음악가로는 바그너, 시인으로는 보들레르 등에 대해 간략하게 덧붙입니다.

후기는 제때 바로바로 써야지 이렇게 몰아 쓰는 것은 옳지 않음을 확인하는 순간입니다. 중요한 내용이 많았는데 생각이 잘 안난다는....

 

하우저는 세계사, 문학사, 미술사 모두를 사회사라는 큰 틀로 한 데 버무려 그 만의 독특한 관점에서 이야기를 풀어 갑니다. 처음 듣는 작가나 화가들을 매우 중요하게 언급한다거나, 누구나 익히 들어본 인물들을 오히려 단 몇 줄로 적어놓고 넘어가는 것을 보며 놀랄 때도 있었습니다. 하우저는 이 책 전체를 통해 시대를 막론하고 권력을 지닌 지배계급에 따라, 특히 돈줄을 움켜쥐고 있는 계층에 의해 세상이 그리고 예술이 휘둘리는 것을 적나라하게 보여줍니다. ‘문학과 예술의 사회사’를 읽으며 그림을 그림으로만 바라보고, 문학작품을 문학작품으로만 읽던 내 좁은 시야가 한 뼘 정도는 넓어진 듯합니다.

 

그리고....

하늘빛 책표지가 예쁘다는 대박 두꺼운 [민중의 세계사]가 우리에게 손짓을 하고 있습니다.

어서 오라네요...네....

 

 

댓글목록

삼월님의 댓글

삼월

짧지만, 아주 굵직한 후기로군요. 들어갈 내용은 다 들어갔고요.
짧다는 것도 방대한 분량을 요약한 것에 비해서고요.
저는 한 2주 전부터 후기에 쫓기는 삶을 살고 있어요. ㅠㅠ
후기 쓰는 꿈도 꿀 정도!
어쨌든 조만간에 저도 후기를 생산해내고 자유인이 되려는 야심을 가지고 있습니다.
이 후기가 저를 힘나게 해줬어요.
이런 내용들을 후기로 남겨두지 않으면 아까워서 안 되겠지요? ㅎㅎ

그리고 <민중의 세계사>의 유혹에 넘어가게 되는데...
다음달에도 발제하고 후기쓰고 있겠네요. ㅋㅋㅋ

걷는이님의 댓글

걷는이 댓글의 댓글

후기에 쫓기며 살고 그런 꿈을 꾸는 거 이해하고도 남지요.....
2권 바로크부터 진도는 계속 나가는데 후기 쓸 여유도 없고 사실 아주 쬐금 귀찮기도 했다는....
이제라도 이렇게 한번에 몰아써서 퉁치고 나니 아주 후련합니다요.
그러고 보니 이번주 앞부분 발제가 제 몫이군요.
발제와 후기없는 세상은 얼마나 아름다울까요??? ㅋㅋ
날이 더워져도, 체력부족에 시달려도 우리들의 즐거운 세미나는 계속됩니다~~~
이번 수요일 세미나 끝나고 모히또 한번 마셔봅시다!!!

삼월님의 댓글

삼월 댓글의 댓글

저에게 모히또의 주문을 걸어놓으셨어요.
이렇게 저는 한동안 좀비처럼 모히또를 찾아다니며 살게 되는데... ㅎㅎ
이건 축복인가요, 저주인가요?
주정뱅이의 운명을 극복해보라는 시험인가요? ㅎㅎ

카우테님의 댓글

카우테

저도 오랫만에 후기 읽고 갑니다 (같은 공간인데 마루를 지나 있는 방 같네요^^)
외우려는 강박 없이ㅎ  편안히 읽고 있으니 좋네요 
발제 후기없는 세상 ㅋㅋㅋ 그런 아름다운 세미나는 없을까요 ㅎ

걷는이님의 댓글

걷는이 댓글의 댓글

카우테님... 편안히 읽으셨다니 감사요~~~
250페이지 정도 되는 분량을 저리 간단하게 후기로 날려쓴 거예요.
곧 다른 누군가(?)의 자세한 후기가 올라올지도.....
매주 아는 거 많은 하우저 선생님 덕에 다른 자료까지 검색해가며 읽느라 고생은 많지만
에티카 보다 훠어어어얼씬 재미있어요. ㅋㅋ

에스텔님의 댓글

에스텔

걷는이님의 말과 글에는 기분이 좋아지는 유머가 있습니다. 생동감이 넘치는 유머 말입니다. 가끔 걷는이님의 머리 속이 궁금합니다.
아, 이제 문사가 끝나가네요. 10년을 묵힌 책을 언제 읽으려나 했는데, 이렇게 좋은 분들과 함께 읽으려고 수없이 이사를 하는 와중에도 버리지 못했나 봅니다.

걷는이님의 댓글

걷는이 댓글의 댓글

그러게 말입니다.
전 2년 묵혀둔 거였는데 어찌어찌 읽다보니 그래도 끝이 나긴 하는군요.
이것이 함께 읽는 세미나의 힘인 것일 수도...
제가 좀 실없이 웃기긴 하지요? ㅋ
그러나 저의 머릿속은 궁금해 하지 마소서~~~ ㅎ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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