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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학] <모비 딕> 6/15 세미나 후기
삼월 / 2016-06-21 / 조회 1,03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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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설은 어원과 발췌록으로 시작한다. 어원은 ‘얼마 전 폐병으로 숨진 어느 중등학교 보조교사한테 얻음’, 발췌록은 ‘어느 사서 보조의 조수한테 얻음’이라는 부제를 달고 있다. 각각 고래의 어원과 이 소설의 뼈대를 이루는 자료들의 묶음을 담고 있다.

 

화자는 자신을 이슈메일이라고 부르라고 제안한다. 이 이름은 아브라함의 쫓겨난 아들 이스마엘에서 유래했으며, 방랑자나 추방된 자를 말한다. 이슈메일은 이스마엘의 아랍식 이름이다. 화자는 질병과 죽음의 공포에 시달리며 타인을 공격하고 싶은 충동을 억제하지 못할 때 바다로 떠나려고 한다. 이번에 그가 타려고 하는 것은 고래잡이 배다. 뭍의 인간인 우리 모두는 물이 가진 마력을 알고 있으며, 바다에 대한 욕망에 사로잡혀 있다.

 

예정에 없이 뉴베드퍼드라는 작은 도시에서 주말을 보내게 된 화자는 경비절감을 위해 부둣가에서 ‘물보라여인숙’이라는 낡고 초라한 여인숙을 찾는다. 거기에서 작살잡이 식인종 퀴퀘그와 한 침대를 쓰게 된다. 그리고 어쩐지 온몸에 문신을 한 어두운 피부의 이교도에게 마음이 끌린다.

 

일요일에는 ‘고래잡이 예배당’이라는 곳에서 매플 목사라는 사람의 설교를 듣는다. 매플 목사는 선원 출신의 건강한 노인으로 아직도 선원을 연상시키는 언행으로 열정적인 설교를 한다. 설교의 내용은 <요나서>에 관한 것이다. 하느님의 뜻을 거역한 예언자 요나는 고래에 삼켜졌다가 회개하고 뭍으로 되돌아간다. 매플 목사의 설교를 듣는 화자는 이 세상이 항해에 나선 배이며, 설교단이 그 배의 뱃머리인 것처럼 느낀다. 설교내용에서 고래는 신이 요나를 벌주기 위해 보낸 존재이며, 고래를 잡으러 떠나는 일은 신에게 대적하는 오만한 일로 보일 수 있다.

 

어원과 발췌록 등에서부터 소설은 이방인의 냄새를 풍긴다. 화자는 자신이 기독교도임을 강조하지만, 식인종 퀴퀘그의 야만적인 모습에 무척 호의를 느낀다. 이교도의 풍습을 비웃으면서도 기괴한 치장에 호기심을 감출 수 없다.

 

고래나 배의 이미지도 계속된다. 이슈메일이 들어가는 모든 건물은(심지어 교회마저도) 배의 모습을 닮았고, 벽에는 고래를 연상시키는 물건이나 그림이 붙어있다. 만나는 사람들도 대부분 선원들이며, 소설이 처음 시작되는 도시 뉴베드퍼드는 포경업으로 풍족해진 도시이다.

 

또 하나 지속해서 등장하는 것은 죽음을 암시하는 이미지이다. 첫날 밤 숙소를 찾던 이슈메일에게 어두운 부둣가는 무덤처럼 보이며, 예배당에서 보게 되는 것도 바다에서 실종된 이들의 추모비이다. 그가 하룻밤 묵게 되는 여인숙의 이름 뒤에는 ‘코핀’(‘관’이라는 뜻)이라는 주인 이름이 붙어있으며, 고래는 예언자 요나의 무덤이기도 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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