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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고대사상사론] #1 공자와 맹자의 철학
기픈옹달 / 2016-07-21 / 조회 1,15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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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미나 시간에 말씀드렸던 <논어금독>의 부분을 찾아 보았습니다. 비슷한 이야기를 하고 있는데 차이가 있다면 개인과 사회, 윤리와 공중도덕을 구분해야 한다는 게 있겠네요. <중국고대사상사론> 이후 약 10년 뒤에 쓴 글이라는 점을 참고하시면 되겠습니다. 서문에서 임의로 발췌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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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러한 종류의 책은, 비록 내가 특별히 좋아하는 책은 아니지만, 어쨌건 중국 문화의 ‘중심정서’와 관계 있는 책이다. 나는 지금까지 유학(당연히 그 중에서도 특히 공자와 <논어>라는 책)이, 한漢 민족의 문화-심리 구조를 형성하고 구성하는 과정에서, 아마도 다른 것으로는 대신할 수 없을, 첫 손가락으로 꼽을 만한 중요한 작용을 했다고 생각한다. 

 

… <논어>는 ‘지배문화’, ‘대전통’이면서 동시에 ‘민간문화’, ‘소전통’과도 긴밀하게 연관되어, 중국문화전통의 중요한 특징, 즉 지배문화와 민간문화, 대전통과 소전통이 유학의 교의를 통해 항상 서로 침투•연계된다는 특징을 조성하게 되었다. 그 사이에는 차이와 거리가 있고 심지어는 대립도 있지만, 그렇게 거대한 간격이 있는 것은 아니다. 이처럼 유학과 공자의 <논어>는 어떤 면에서 서양 기독교의 <성경>이라는 책과 견줄만하다. 

 

중국에는 기독교나 이슬람교 같은 종교가 없다. 인격신에 대해서는 많은 사대부 지식인들이 항상 신앙과 비신앙의 중간쯤에 머물면서, 공자가 말한 ‘귀신을 공경하면서도 멀리한다.’ ‘조상에게 제사드릴 때는 마치 조상이 거기에 있는 듯, 귀신에게 제사드릴 때는 마치 귀신이 거기에 있는 듯이 한다’는 태도를 취했다. 

 

… 동시에 유학은 또한 ‘절반 정도의 철학’이다. 유학은 사변체계와 논리구조를 중시하지 않는다. 공자에게는 추상적 사변과 ‘순수’한 논리가 매우 적다. 공자가 ‘인仁’을 말하고 ‘예禮’를 말하는 것은 매우 구체적이다. ‘무엇인가what is’를 묻는 경우는 매우 적고, 특별히 무언가를 물을 때는 물음이 곧 답(공자의 대답)이었는데, 그 답의 내용은 ‘어떻게 해야 하는가how to’라는 것이다. … 이 모두는 플라톤 식으로 이데아를 추구하는 것도 아니고 헤겔 식으로 논리를 구축하는 것도 아니지만, 철학으로서의 지적 품격을 마찬가지로 충분히 갖추고 있고 또한 시정時情이 깃든 정서적 내용으로 충만하다. 그것은 중국적인 실용시성의 철학이다.

 

… 유학, 공자와 <논어>는 종교도 철학도 아니라고 할 수 있거나 아니면 ‘절반 정도의 종교, 절반 정도의 철학’이라는 특징이 있다고 할 수 있는데, 나는 이 점이야말로 진정한 관건이며 연구의 출발점이라고 생각한다. 

 

… 공자학은 도덕을 극히 중시하여 앞에서 말한 것처럼 정치•윤리•종교라는 세 가지 영역을 도덕과 구분할 수 없게 뒤섞었다. 이 때문에 후세의 사람들은 이념•종교적 열정•전제정치체제•가족의 권위•개인의 수양 같은 문제를 서로 뒤섞어 중국식의 정교합일을 형성하게 된다. 이와 같은 중국식 정교합일은 근대 서양학문의 충격과 세례를 거친 후에도 확실하게 해체되지 않음으로써 현대사회로 나아가는 데 장애가 되어, ‘공자의 집을 타도하자’는 5.4운동의 열풍을 불러일으키고 오늘날의 ‘신앙의 위기’, ‘도덕적 위기’ 상황에까지 이르렀다. 공자학의 교의 가운데 이 문제에 주의하고, 나아가 종교적 개인도덕과 사회적 공중도덕을 구분하여 두 줄기 강물처럼 나누어 흐르게 함으로써 각각 제자리를 찾아주고, 그리하여 상반되면서도 상통하도록 규정하여 세우는 것은 오늘날 질적으로 새로운 창조를 통해 해결해야 할 중요한 과제라고 생각한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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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음 주에는 묵자, 손자, 노자, 한비자 등이 기다리고 있습니다. 과연 무슨 이야기를 할지 궁금하군요~ 

 

그럼 수요일 저녁에 뵈어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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