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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페미니즘] 0414 <섹슈얼리티의 매춘화> 후기 +2
이사랑 / 2018-04-18 / 조회 96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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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페미니즘] 0414 <섹슈얼리티의 매춘화> 

3장 조세핀 버틀러: 저항의 첫 번째 물결 -후기

 

이번 장은 19세기의 상황적 배경(전염병 방지법과 산업화에 따른 매춘의 증가)과 급진적 페미니스트 조세핀 버틀러의 운동과 한계점을 짚어보는 장이었습니다.

 

전염병 방지법은 국가 차원으로 성병을 관리 감독하는, 표면적으론 당위와 필요성이 느껴지는 법입니다. 하지만 실상은 여성을 '성적 도구'로서 취급, 관리하고 공인된 매매춘을 제공하는 법이었죠. '깨끗한' 매춘부라는 증명서는 매춘부 여성들에게 노동 계급과는 다른 '사회적 지위'를 부여했습니다. 

 

19세기 경제 개발과 산업화에 따라 부르주아 계급의 부의 증가와 이농 현상이 일어났고 매춘의 수요도 함께 증가하게 됩니다.

 

이 시대적 배경에 맞선 조세핀 버틀러는 급진적인 여성주의 운동가였습니다. 국가를 상대로 성적 이중규범에 대항했고, 여성조직을 만들었습니다. 여성 구제 사업도 놓치지 않았습니다. 하지만 조세핀은 개인의 자유의지를 수호하며 국가에 의해 관리됐다고 여겨지는 매춘부에 대한 문제만을 제기하면서 '자발적'매춘과 '강제된'매춘을 구분했습니다. 이 구분은 근본적 매춘을 용인하게 되고 지금까지도 성매매 산업은 거대한 자본으로 남아있습니다.

 

이 모습은 한국과도 많이 닮아 있습니다. 일제강점기의 공창제와 해방 후 미군기지의 매매춘, 성매매를 통한 외화벌이,, 국가 권력은 매매춘을 용인하고, 여성의 몸을 관리하고, 제공했습니다. 

우리 나라에도 문제제기를 했던 여성주의자들이 없었던 것은 아닙니다. 여성단체들의 시위가 있었지만 온정주의적 관점에서 벗어나지 못했다는 아쉬움이 있습니다. (이 부분에 대해서 나중에 함께 얘기해보아요.) 

성매매특별법이 시행하게 된 배경에도 그들의 노고를 찾아볼 수 있습니다. 하지만 이 특별법 이후로 성판매 여성들은 여성주의자라면 치를 떨게 됩니다. 근시안적 법제도는 현실적인 문제들을 해결하지 못했고, 여성 성판매자들 입장에서 여성주의자들은 일자리를 빼앗은 주범이 되어었습니다.. 최근 전개되는 반성매매 여성주의 운동에서는 성판매 여성들의 '신뢰'를 얻어내는 것 부터가 큰 고비입니다.

 

모든 운동에는 부작용이 따를것입니다. 이 모든 것을 예측하고 운동할 수는 없지만 우리는 방향성을 잃지는 말아야 할 것입니다. 세미나에 참여하는 우리 셋은 각자의 의견이나 방식이 다르더라도 한 방향으로 서로 이끌어 줄 것이라 믿어져 든든합니다... 

 

세미나 시간은 제가 참석하는 여느 세미나보다 시간이 길지만 부족합니다. 우리의 삶에서, 주변에서, 당사자로서, 목격자로서 생생한 이야깃거리가 있기 때문입니다. 모든 이야기들을 후기 글에 담을 수 없어서 아쉽지만 그 중 몇가지 꼭지를 공유해보겠습니다.

 

1. 여성의 몸을 통한 산아정책, 여아를 대상으로 한 인유두종 바이러스 백신 주사(자궁경부암 주사)를 보면 국가권력은 뻔뻔하게도 여성의 몸을 관리하고 통제합니다. 저 역시 이 주사를 맞았습니다만... ㅠㅠ 여아낙태율 최고치를 기록한 90년생 생존자로서 산아정책에는 절대 굴복하지 않으렵니다.

 

2. 페이스북 내에서 미혼 페미니스트, 기혼 페미니스트 간의 다툼이 있었다고 합니다. 기혼 여성은 가부장제에 일조하고 있음을(대리 권력을 가지고 있음을) 인정 할 건 인정하고, 연대를 모색해야 할 것이라고 소리님께서 말씀해주셨습니다. 미혼자이건 기혼자이건 가부장제 시스템 내에서 피해자성을 가지고 있기에 연대 지점을 마련하기는 어렵지 않다고 생각합니다. 윤김지영 선생님은 탈혼하고 싶지만 양육과 경제적 부담 때문에 그러지 못하는 많은 여성들이 있음을 지적합니다.

 

3. 모든 운동에는 그 안의 담론이 있는데요, 소수자 운동일수록 외부자들(그리고 비당사자들)에게는 쉽게 체득되지 않을 것 같습니다. 운동 외부자들을 운동에 끌어들이기 위해서 여러가지 전략들이 있을텐데, 그 중에서도 단어(언어)의 정치성은 조금 어려운 문제로 다가옵니다. 단어를 통해 쉽게 당사자들을 타자화하거나, 피해자화 해버리게 되는 실수를 할 경우가 많기 때문입니다. 올리비아님께서 장애인권 운동 내에서도 여러가지 담론들이 서로 부딪히기 때문에 단어에 대한 각자의 시각도 다르다는 이야기를 해주셨습니다. 당사자간의 합의를 이끌어낸 전략이 나오는 것도 중요하지만 합의가 이뤄지는 중에도 운동은 계속 되어야 한다는 점! 

 

4. 우리는 외부자들을 이해시키기 위한 전략으로서 이론적 설명보다 영상 컨텐츠를 통한 스토리텔링이 더 효과적일 수 있다는 이야기를 했습니다. 당장 제작할 순 없더라도 시나리오를 가지고 있다면 언젠가 기획할 기회가 오지 않을까 하는 올리비아님의 아이디어입니다.

 

 

며칠 전 <120BPM> 이라는 영화를 보았는데요, '급진적'이라는 훈장을 달려면 이 정도는 해야하는 것 아닌가 ㅎ 라는 생각을 해보면서.. 여러분께 추천합니다!

토요일에 뵈어요. ^^​ 

 

 

 

 

댓글목록

소리님의 댓글

소리

여느 세미나보다 길지만 시간이 부족한 느낌이라는 것에 깊게 공감합니다.
중요한 꼭지들을 잘 정리해주셨네요. 감사합니다. 덕분에 그날의 생각들을 다시 정리할 수 있었습니다.
성매매 특별법을 두고 일어난 매춘여성들과 여성주의자들의 대립구도도 흥미롭습니다. 그 쪽으로 너무 무지했었습니다.
다음 시간에 이런 얘기들도 함께 나눌 수 있었으면 좋겠습니다.
영화 <120BPM>도 궁금하네요. 볼 영화들도 많고, 책도 많고, 할 일이 많네요.
이것도 함께 얘기할 수 있으면 좋겠습니다.
후기 정리하시느라 고생하셨습니다. 토요일에 뵈어요.

올리비아님의 댓글

올리비아

성에 관한 담론이 내 인생을 송두리체 조정했다는 생각에 억울하기도 하고 화가나기도 하는데
거기에 여성이라는 이유로 더욱더 국가에게 내 몸이 관리 감시 된다고 생각하니 정말 별롭니다.
지금 공부하면서 살짝 아는정도지 아마도 내가 모르는 것이 더 있겠죠 ~
두눈 부룹 부룹 뜨고 살아야 겠다는 생각이 더 들어요 ~ ^^:;;;;;;;

두분이 추천해주신 <플로리다 프로젝트야.> 말로 정말 너무나 훌륭한 제가 원하는 시나리오,영화 입니다.
그런 정도의 시나리오를 .. 쿄쿄쿄.... 누군가에게 부탁 하고 싶네요 ~~ (자체능력부족ㅋㅋ)

개인이 다 목소리가 달라도 서로 공격하기 보다는 정말 같이 방향을 보았으면 하는 바람이 많습니다.
화(?)가 많타는건 그만큼 그동안 말하지 못해서이겠죠...
더 많은 말들을 하고 더 많은 말들을 할수 있는 사회적 분위기가 되었으면 좋겠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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