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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버틀러] 젠더허물기 3장 발제(07/05)
jina / 2018-07-05 / 조회 1,09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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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3장 누군가를 공정하게 평가한다는 것 : 성전환과 트랜스섹슈얼의 알레고리

 

인식 가능성의 조건과 젠더평가
 우리는 인간이 무엇인지, 성이 무엇인지, 인간됨이 무엇인지를 ‘인식’한다. 푸코가 ‘진리의 정치학’이라고 부른 ‘무엇을 진리로 인식할 것인지’의 문제는 권력관계를 통해 우리의 인식 가능성을 지배한다. 우리는 지배된 가능성을 통해 사전에 특정된 규범을 통해서만 젠더를 인식하고 평가하고 인정하거나 하지 않는다. 

 

데이비드 라이머 혹은 브랜다
 온전한 XY염색체와 신체를 지니고 태어났으나 생후 8개월에 의사의 실수로 성기가 절단된다. 존 머니 박사에 의해 여성으로 키워지길 권유받고 여성으로 키워진다. 유년 시절의 라이머는 의심의 여지없이 본인을 여성으로 인식하고 여아의 행동양식을 보이기까지 한다. 하지만 성장과정에서 여성이 아님을 스스로 자각하며 혼란을 겪고 14세에 다시 남성이 되기를 선택하며 호르몬 투여와 수술을 감행한다. 이후 남성으로 살다가 38세의 나이로 자살한다. 

 

브랜다를 창조한 존 머니와 교정활동 – 성의 변화가능성  
 젠더의 차이는 생물학적, 해부학적으로 발생한다는 성결정론에 반발하던 1970년대 초반, 존 머니 박사는 모든 사람에게 젠더정체성의 문은 열려있다-원한다면 성별을 바꿀 수도 있다.-고 말했으며 당시 여성해방론의 주요 가치들을 뒷받침했다. 성이 후천적으로 발생한다는 주장의 살아있는 사례로 라이머를 선택하고 그를 여성 ‘브랜다’로 만들어 정체성 전환의 성공적인 예로 만들고자 노력한다. 하지만 케슬러와 라이머의 폭로 등을 통해 그의 교정활동이 얼마나 폭력적이었는지 드러난다.
 그는 여성성의 규범을 강제적으로 주입하려 했으며 정상화라는 명목 하에 트랜스섹슈얼들을 동원해 브렌다를 여성적으로 자라게 했다. 그의 핵심적 가치는 젠더의 ‘유연성’임에도 불구하고 그 가치를 창출하기 위해 ‘강제성’을 동원한 것이다.    

 

그는 진짜 데이비드였나. - 성의 고정성
 존 콜라핀토와 밀턴 다이아몬드는 머니를 비판하고 라이머가 남성이라는 사실을 적극 지지했다. 젠더 의식이란 그 어떤 사회화로도 뒤집을 수 없는 필연적인 것으로 이것은 성기구조와 관련있다고 다이아몬드는 주장한다. 라이머가 데이비드로 돌아간 것은 다이아몬드에 따르면 거부할 수 없는 Y염색체를 통한 ‘본질적 젠더핵심’의 발발이다. 하지만 젠더라는 것이 성기나 눈에 보이는 징후가 없어도 숨겨지지 않는 핵심적 특질인 것에 반해 데이비드는 그의 본질을 찾기 위해 음경제작이나 호르몬 치료와 같은 트렌스섹슈얼리티를 활용해야 했다. 결국 젠더의 ‘고정성’을 위해 일종의 ‘유연성’을 동원해야 한다는 점에서 머니 박사와 일종의 데칼코마니를 형성한다.


인터섹스, 트렌스섹스 – 젠더이형성의 억압  
 머니와 다이아몬드의 문제 모두 젠더이형성 안에서 일어난다. 바꿀 수 있든 없든 그것은 고정된 두 개의 성, 남과 여 사이에서만 벌어진다는 말이다. 인터섹스로 태어난 모든 존재는 Y염색체의 존재 여부만으로 남성으로 판단되고 그 어떤 수단을 써서라도 남성으로 살아가야 한다. 트렌스섹스 역시 남성과 여성 둘 중 하나를 선택해 그 규범을 습득하고 외과적 수술과 호르몬 치료 등 각종 험난한 과정을 거쳐 외형을 형성할 때에 가능해진다. 둘 다 ‘정상화’와 ‘자연’을 추구하는 가장 비정상적인 처방들이다. 이것은 우리가 그 어떤 불완전한 형태도 인정, 아니 인식하지 않는다는 것을 보여준다.
 케이트 본스타인의 주장처럼 젠더는 이원적 틀에 가둘 필요가 없다. 남근의 유무와 별개로 라이머는 어떤 존재였으나 그것을 규정할 범주도 설명할 언어도 없었다. 이런 통약 불가능성과 설명 불가능성은 라이머에게 젠더디스토피아를 불러왔다. 사람들은 그런 그의 고통조차 남성인데 여성으로 살라고 해서 혹은 (14세 전의 브랜다 라이머에겐) 여성인데 여성의 성기가 없어서 발생한 것으로 인식하고 싶어한다. 규범과 규범 사이에 존재하는 실패적 존재임을 안타까워 하는 것이다. 하지만 라이머는 담론 자체를 초월한 존재로 규범에 불복종한 ‘나’의 가능성을 외친다. 그는 ‘다리 사이에 달고 다니는 것’으로 인해 인생이 구성되고 가치가 정당화된다는 사실을 거부했다. 젠더의 어떤 범주에도 안착하지 못했던 라이머는 그 비극을 통해 인식가능성의 범위에서 벗어나 있는 존재를 온몸으로 증명하는 희망을 보여준다.

 

 

* 브랜다 라이머와 데이비드 라이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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