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루쉰 세미나 『화개집 속편의 속편』
손미경 / 2018-11-27 / 조회 1,76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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루쉰 세미나 화개집 속편의 속편

2018. 11. 28 손미경

 

샤먼 통신

 

루쉰은 얼떨결에 내려온 샤먼에서 하릴 없이 관찰자로 자신의 내면을 응시 하고 있다.

풍광은 나쁘지 않지만 자연의 풍광 또한 똑같이 적용할 수 없는 경험을 하게 된다. 샤먼은 된서리때문에 꽃이 진다고 한 불평이 통하지 않는 낮선 환경. 게다가 루쉰 자신이 자연의 아름다움에 민감하지 않은 것이 한스럽다고 했듯이 새로운 풍광에 마음을 빼앗기지도 않는다.

물론 여기에서도 의도치 않게 종이로 만든 가짜모자가 다시 이곳 젊은이들에게 해악을 끼치고 있는 현실에 머리카락이 쭈뼛 서는 일들을 만난다. 앞에서는 우리 스승선생이지만 뒤에서는 독약과 화살을 몰래 쓰는 일을 겪기도 한다.

그러나 샤먼에서 루쉰은 다만 고즈넉할 뿐이라고 되뇌며 자신은 전과 똑같지만 너무 고즈넉하여 글을 쓰고 싶은 마음이 생기지도 않고 지난 시간 정인군자들과의 논쟁조차 고적하게 느낀다. 루쉰이 마음을 쏟았던 위쓰에 투고하고 싶은 마음이 생기기도 하지만 마음 뿐 한구절도 쓰지 못하는 마음을 토로한다.

루쉰은 두 가지 일을 동시에 하지 못하거니와 한 가지 일에 전념 할 수 없는 처지를 한탄하고 있다. 강의안을 엮거나 미친 듯이 글을 쓰거나.

샤먼에서 루쉰은 자신은 글 쓰는 사람이며 쓸 수밖에 없다는 자신의 정체성을 확신하게 되는 것 같다. 결국 샤먼을 떠날 수밖에.

 

여러 곳에서 비방을 받고 습격을 당했지만 이제는 상처도 없는 것 같고 더 이상 통증도 느끼지 못합니다......이것은 내가 낡고 새로운 숱한 세상사를 겪고 난 뒤 얻은 것입니다. 나는 이제 그렇게 많이 관여 할 수 없으며 물러날 데가 없는 곳까지 물러났을 때 그때 나와서 그들과 싸우고 그들을 경멸합니다. 그리고 그들의 경멸을 경멸합니다. (바다에서 보내는 편지그린비 496쪽 인용)

 

샤먼을 떠나는 배위에서 루쉰은 은빛 비늘처럼 달빛이 비추는 벽옥 같은 바다, 이런 것이 사람을 익사 시킬 수 있다고 하더라도 그것에 압도당하지 않겠다는 결심을 한다.

 

자기 삶에서 포기하고 버려야 할 것과 취해야 할 것과 다져야 할 것이 명확해지고 있었다.

( 화개집 속편에 대하여 그린비 511쪽 인용)

 

 

Q정전을 쓰게 된 연유

 

저자의 글은 저절로 솟아 나오는 것이 아니라 짜내는 것. 비유하자면 한 마리 지친 소와 같아 분명 큰 쓰임이 없다는 것을 알지만, 폐물이라는 사실이 이용하는데 방해되지 않는 다면 마음껏 부려도 좋으나 자신을 너무 힘들게 해서는 안 된다고 한다.

 

내 스스로 풀을 찾아 뜯어먹어야 하며 숨 쉴 여유가 있어야 한다. 나를 누구 집 소라고 지정해 놓고 그 집 소 우리에 가두어도 안 된다........만약 상술한 세 가지가 안 되는 경우를 만면 나는 바로 도망가거나 차라리 황량한 산에 드러눕겠다.......여전히 내 갈 길을 가고 내 자리에 드러누울 것이다. 나는 절대로 다시 나와 속지 않을 것인데 왜나 하면 나는 세상물정을 너무 잘 알기 때문이다. (「『Q정전을 쓰게 된 연유그린비 468쪽 인용)

 

 

Q정전도 마찬가지이다. 다만 알고 지내던 사람이 희망에 따라 그가 뭔가를 좀 쓰기를 바라면 그 때마다 뭔가를 썼을 뿐. 루쉰이라는 깃발을 꽂고 사람을 방문한 적이 없었으며 루쉰이 곧 저우수런 이다라는 것도 다른 사람이 알아낸 것이다.

Q의 탄생도 쑨푸위안이 천바오부주간을 맡았을 때 뭔가 좀 써달라고 해서 갑작스럽게 조금 써 본 것이 1장인 서문이라고 한다. Q의 이미지가 자신의 마음속에 있은 지는 이미 몇 년이 되었지만 그에 대해서 쓸 생각은 하지 못하다가 때에 맞춰 쓰게 되었을 따름이다. 서명도 下里巴人에서 巴人(고상하지 않다는 의미).

Q정전을 읽고 사람들이 누구를 욕하는 건지 누구를 지칭하는 건지 여전히 궁금해 하지만 사실 딱히 누구를 겨냥하고 쓴 글을 아니니 오해 하지 마시길.

Q가 혁명단이 되고 총살로 대단원의 막이 내린 결말로 사람들의 의견이 분분하지만 루쉰은 그런 결말이 현실보다 훨씬 평범하며 현실이 더 괴상한 경우가 허다한 지금 그리 놀랄 정도가 아닌 세상에 우리가 살고 있다고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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