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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로이트-라캉] 8월19일 후기 +2
수풀어름 / 2016-08-19 / 조회 2,15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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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신의 건강을 지나치게 염려하는 심기증은 나르시시즘적이며 실제적 신경증에 속합니다. 심기증은 일반사람에게도 조금씩 있는 편이고 현대의 피부과나 다이어트열풍에서 심기증이 염려되기도 합니다.


자아가 현실원칙을 따르고 이성적일 것 같은데 왜 신경증을 일으키는 걸까요? 리비도 표출 자체가 증상이 아니라 방어기제가 증상을 일으킵니다. 자아가 내부에서 흘러나오는 리비도를 막기 위해 외부를 차단하고 자기에 몰두하기 때문에 자기망상, 환청, 환각이 발생합니다.

이는 이전까지 ‘와해⠂붕괴’로 보았던 조현병(정신 분열)을 프로이트가 자신의 리비도 저지를 위해 방어기제를 ‘구축’하는 것으로 다시 설명했다는 점에서 의의를 발견할 수 있습니다.


‘전이’를 통해 갈등을 다시 환기시키고 ‘이것이 바로 아버지와 있었던 갈등이다.’라고 욕망과 화해시킴으로서 신경증을 치료하게 됩니다. 그러나  나르시시즘적 신경증의 경우 자기 자신에만 몰두해 있기 때문에 ‘전이’가 발생하지 않아 치료가 불가능합니다.

실제로 정신병에 전이가 불가능한 것인가 생각해보면 ‘여성 혐오 살인사건’등의 사례를 보면 아예 불가능한 것으로 보이지는 않습니다. 의사에게 환자가 찾아오지 않았거나 의사에게는 전이되지 않는 것인지 의심해볼 수 있겠습니다.


프로이트는 하층민(프롤레타리아)에게서 정신병이 주로 발생한다고 주장하고 있습니다. 한국에서는 조현병 환자가 장애인 빈곤률 2위에 해당하는데요. 높은 상담비(치료비)의 부담이 상당한 편이라고 합니다. 한국에선 조현병을 가진 사람들이 직장을 가질 수 업기 때문에 금전적 어려움이 상당합니다. 한국에서 요구하는 빡빡한 대인관계는 관계가 느슨해야 하는 조현병 환자에게 특히 많은 갈등상황을 불러올 수 있습니다.


일상 생활에서는 괴롭지만 신경증 증상은 이득이 되는 사례로 프로이트는 ‘자신의 성적인 목적에서 폭력적인 남편에 매달린다’는 여성을 소개했습니다. 현대 한국 사회에서는 가정폭력에서 폭력 자체를 평가절하하고 ‘개입하면 안된다’라고 생각하는 경우가 많지요. 그러나 과연 이것을 ‘매조키즘’으로만 설명하는 것이 괜찮은 것일까요? 스톡홀록 신드롬의 경우, 고문당하는 사람이 고문기술자에게 동조하는 것, 시설병 등에서도 유사한 변화가 목격됩니다. 장애인보호시설에서 자주 관찰된다고 하는 ‘시설병’은 시설 생활이 자기 세계가 되어 무기력한 사람들이 시설에 의존도가 높아지고 고착되는 현상입니다.  ‘빠져나갈 길이 없는 사람들이 동조하는 것’이 과도하게 강조되고 있는 것이 아닌지 의심해 볼 필요가 있습니다.


독일어 감정Affekt는 ‘정동’이라고 해석하기도 하는데 프로이트가 Affekt라 이름 붙인 것은 운동성에 대한 지각때문이 아니었을까 생각됩니다. 이는 스피노자가 정서를 쾌와 불쾌의 이행으로 봤던 것과 유사합니다. 불안은 움직임과 관련되고 신체적인 것에 더 가깝습니다. 불안의 원형은 태아가 느꼈던 태곳적 불안이며 좁은 곳을 지나 최초로 분리되는 경험입니다. 불안은 공포(대상을 갖는)와는 달리 내적요인에서 발생하며 호흡과 관련이 있습니다. 불안은 리비도에 대한 정서 작용으로 자기 안에 있는 욕망에 대한 자아 반응입니다. 갑자기 몰려온 리비도에 반응하여 불안을 느끼며 호흡곤란이 오게 되는 방식이죠. 상황이 환기시킨 어렸을 적 리비도욕망을 저지하는 것이 증상(방어기제)입니다.  불안은 욕망의 표현인 셈이죠.


프로이트는 강렬한 동성애 충동을 원치 않아 몰아내려 할 때 나르시시즘으로 바뀌기 쉽다고 지적합니다. 즉 나르시시즘을 동성애에 대한 방어기제로 설명한 것이지요. 애초에 리비도는 나르시시즘적이고 다른 사랑이 2차적인 것입니다.


이기주의가 (이익 계산을 위한) 대상에 대한 집중, 의존증, 선택이 활발하다는 사실에서 볼 때 나르시시즘과는 차이가 있습니다. 나르시시즘은 오히려 의존성 약하고 자기 충족성이 있습니다. 현대 한국 남성들은 나르시시즘이 오히려 부족한 것이 아닌가 하는 의심도 생깁니다. 남을 희생시키는 방식으로 자신의 위대함을 밝히려 하기도 하고요. ‘남자가 필요하지 않다’라는 말에 화를 내기도 하고 인정 못하기도 합니다. 할 거 다 하며 (남자 없이도) 평온한 생활을 영위하는 여성에게 ‘김치녀’란 이름으로 프레이밍을 하는 요즘을 보면 더더욱 남성들에게 ‘나르시시즘’이 어느 정도 필요한 것이 아닐까 하는 생각이 듭니다.


프로이트는 자아 본능과 성 본능(리비도)으로 분리시키며 인간이 동물보다 발전할 수 있는 이유는 동물보다 성 본능이 강하기 때문이라고 설명합니다. 이런 성 본능은 정신 생활을 더욱 풍하게 만든다고 말하죠. 이는 다른 사람들이 자아 본능, 즉 유리한 길을 선택하는 이성이나 경쟁심리, 적자생존 등에서 인간의 우월성을 찾는 것과 대비되는 모습입니다. 자본주의가 이기심을 바탕으로 하며 자아 본능이야말로 인간의 본능이라고 말하는 것과 달리 프로이트는 오히려 그 자아본능이 동물적 차원이라고 설명합니다.


책 읽느라 모두들 수고 많으셨습니다.

다음 시간은 다다음주 (9월 2일 금요일)가 되겠습니다.

읽을 부분은 자크라캉 세미나 104페이지까지가 되겠습니다.

다다음 주에 뵙겠습니다. 감사합니다. 

 

 

댓글목록

소리님의 댓글

소리

와 이번 세미나에서 얘기된 액기스만! 모아 놓은 빠른 후기네요!
글을 통해 세미나를 복기 할 수 있었던 후기였습니다! 감사합니다~

나르시시즘적인 것이 단순히 왕자병, 공주병만이 아니라, "자족적"인 특징을 가진 것이 굉장히 흥미로운 지점이었습니다.
동시에 그것의 긍정적 기능에 대해서도 생각하게 되었고요.
그런데 저는 여전히 나르시시즘적인 것이 동성애적인 욕망에 대한 방어기제라는 점은 단박에 이해되지 않네요ㅠㅠ
나와 동성인 대상에서 '나'를 봄 --> 좋아함 but 억압 --> 동성인 대상 말고, 걍 비슷한 나나 계속 좋아하자
이런 매커니즘인가. (집 오니 다시 가물가물)
나와 정반대인 스타일의 동성을 좋아해도 그 안에서 나를 보는 것인가?

프로이트의 나르시시즘에 대해서 더 공부해야할 듯요ㅠ
그건 틈틈이 하기로 하고, 다다음주 라캉! 기대됩니다. 라캉은 어떤 표현과 어떤 시각으로 새롭게 보게 될지.
그럼 다다음주에 봬요~

유택님의 댓글

유택

수풀어름님 후기 정말 신속하고 정확하게 감동적이네요 잘 읽었습니다~ ^^
신이 나르시스적이고 자족적이라는 세미나 시간의 말이 저한테 참 인상 깊었답니다.
다다음주 라캉 세미나... 포기할까 하다가 오늘 아침 다시 결심해봅니다.
할 수 있는데까지 해 보다가 drop 되자고.. ^^;;;
프로이트와 푸코, 첫 책들(비정상인/정신분석강의)이 일단락 되면서
뭔가 제가 욕심을 내도 너무 냈었나 보더라고요 ㅎㅎ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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