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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니체-후기] 차라투스트라_4부 : 처음 +3
하파타 / 2016-03-29 / 조회 2,57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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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차라투스트라 세미나 4부가 시작되었습니다. 4부 첫 아포리즘인 꿀 봉납을 시작으로 절박한 부르짖음’, ‘왕들과의 대화를 읽었는데요. 4부의 남은 아포리즘들을 마저 다 읽고 나면 또 어떨지 모르겠지만, 우선 4부의 차라투스트라는 이전 3부까지의 차라투스트라보다 많이 따스하네요.

 

 먼저 '꿀 봉납'과 '절박한 부르짖음'은 차라투스트라가 이전에는 경계하고 극복해야 하는 것이라고 강력히 얘기했었던 연민​에 대하여 부정을 넘어 긍정의 경지에 이른 지금 다시 저울질 하여 그 의미를 되찾아주고, 지금껏 이어온 여정의 바탕에 사람들을 향한 사랑이 깔려 있음을 솔직하게 밝힌 아포리즘이었습니다. 지금까지 세미나를 하면서 우리는 종종 차라투스트라의 차가움에 대하여 얘기했었는데요. 그 차가움이 결코 단순히 냉소는 아니었던 것이죠. 또한 차라투스트라의 고독은 세계를 외면한 은둔이 아닌 깊이를 위한 시간이었습니다. 그는 말합니다. 지금껏 덕 혹은 사상 그 자체를 다듬고 다져서 탄탄히 하는 것이 진정 중요한 것처럼 행하고 얘기해 왔지만 실은 구실이었을 뿐이라고. 그것이 분명 요긴하기는 했지만 말이죠. 그리고 진정 그가 지향하는 것은 사람들을 위버멘쉬를 향한 교량 위로 올라설 수 있도록 끌어올리는 것이라고요.

 차라투스트라에게 덕 혹은 사상은 그 자체로 목적이 아니라 사람들을 끌어올리기 위한 수단인 것입니다.

 

 차라투스트라는 보다 지체가 높은 인간들의 절박한 부르짖음을 듣고서 마침내 위대한 몰락을 시작하는데요. 그가 가장 먼저 만나게 되는 보다 지체가 높은 인간들은 바로 두 명의 왕입니다. '왕들과의 대화'는 차라투스트라와 그 두 왕의 만남을 그리고 있죠. 두 왕들은 차라투스트라와 함께 천박한 세상과 사람들에 대하여 얘기하고, 지배자의 자격에 대하여 얘기합니다. 차라투스트라가 보기에 두 왕은 세상을 제대로 읽을 수 있는 눈과 사상을 가지고 있습니다. 허나 그들은 제 자신들이 지니고 있는 사상을 따르기에는 정작 평화를 몹시 사랑해서 고작 도망치는 것밖에 할 수 없습니다. 차라투스트라가 보기에 그들은 분명 보다 지체가 높은 인간이기는 하지만 여전히 부족한 자들이죠. 그래서 차라투스트라는 그들에게 덕을 베풀고자 합니다. 하지만 아쉽게도 이제 막 몰락의 여정에 오른 참이라 차라투스트라는 우선 왕들에게 자신의 동굴에서 기다리고 있으라 할 수밖에 없죠. 왕들은 뒤에서 다시 또 만나게 되겠네요.

 

 4부의 첫 후기인데, 첫 후기부터 너무 늦어져서 죄송합니다.

 다들 이따 뵈어요.

댓글목록

오라클님의 댓글

오라클

1.
아니예요, 하파타! 지난번 후기는 제 차례였는데,
제가 하파타에게 부탁하는 바람에 연속해서 2번 후기를 쓰는 거잖아요.
저로서는 고맙고 미안해서리...ㅠㅠ
니체세미나에서 내가 기댈 수 있는 동료 가운데 하파타가 있어서 든든해요.
기꺼이 후기를, 더구나 이처럼 아름다운 후기를 남기니 감동입니다.

2.
"차라투스트라가 지향하는 것은 사람들을 위버멘쉬를 향한 교량 위로 올라설 수 있도록 끌어올리는 것이고,
 그가 최고의 가치로 삼은 '덕'조차 그 자체로서 목적이 아니라, 인간의 자기극복을 위한 수단이었다!!"
차라투스트라의 덕과 인간의 자기극복의 관계가 이토록 명쾌해서, 즐겁습니다*^^*
"보다 높은 인간들에 대한 연민과 더불어 위대한 몰락을 시작한다!"는 통찰도 흥미롭고요.

3.
보다 높은 인간들 가운데서 늙은 왕들의 캐릭터는 지난시대의 지도자입니다.
늙은 왕들은 지도자의 위치에 있으나 군중을 혐오한다는 면에서,
차라투스트라가 인간을 자기극복의 존재로 바라보는 관점과 대비됩니다.

지도자들은 쉽게 군중을 연민의 대상으로 삼거나, 혐오의 대상으로 삼는데,
어느쪽도 인간의 자기극복을 위한 방법=지도자의 자세는 아니지요^^
인간은 극복되어야 할 존재이지, 연민의 대상이나 혐오의 대상은 아닙니다!!

특히 보다 높은 인간들은 2가지 특성(위버멘쉬는 아니지만, 군중보다는 높은)을 갖는데,
자칫 부정성에 집중하여 놓치기 쉬운 것을 잡아주어서 이것도 좋았습니다^^*

방향님의 댓글

방향

꿀 봉납
391p
"이 세계가~알록달록한 고기와 바닷게로 가득한, 그래서 신들조차 어부가 되어 그물을 한 번 던져보았으면 하고 욕심을 내는 그런 바다로 보이기 때문이다. 이처럼 크고 작은 진기한 것들고 가득 차 있는 것이 세계렷다!"
세계를 그리고 인간을 긍정적으로 본것~이 맞죠? 차라가?

하파타님의 댓글

하파타

세계를 그리고 인간을 미리 안될 존재로 단정 짓고 부정하는 것은 우리가 지금껏 만나온 차라투스트라에게는 결코 어울리지 않죠.ㅎ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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