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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푸코--정신의학의 권력] 9/30 늦은 후기 +7
걷는이 / 2016-10-11 / 조회 3,29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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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푸코 세미나] 정신의학의 권력 7~8강 후기

 

건물이 하나 있습니다. 그 안에서 사람들은 ‘동일한 모양으로 만들어져 청결하며 광기의 유치한 허영심에 유의한 의복’을 입고, ‘간소하고 한결같은 식사를 가능한 한 적게’ 주는 대로 먹고, ‘음식물의 결핍 등의 근본적 결여를 통해 만들어진 욕구를 충족시키되 통상적인 보수에는 미치지 못하는 적은 보수를 지불받는’ 노동을 하며 살고 있습니다.

이곳은 19세기의 정신요양원이고, 저 사람들은 ‘갇혀있는’ 광인들입니다. 얼핏 단순해 보일 수도 있는 이런 체계를 푸코는 ‘전술’ 또는 ‘술책’이라 부릅니다. 여러 전술 중에서 특히 중요한 것으로 ‘자유의 결여’가 있습니다. 광인을 정신요양원 내부로 격리시키는 것은 가정을 보호할 뿐만 아니라 환자 내면에 자유에 대한 열망이라는 새로운 욕구를 생겨나게 합니다. 인위적으로 만들어진 이런 욕구를 배경으로 치료를 진행할 수 있게 된다는 것입니다.

 

정신요양원 안에는 자신이 나폴레옹이며 주변의 모든 사람들은 여자라는 망상에 빠진 뒤프레라는 남자가 있습니다. 자신의 이름을 잃어 버려 -잊어버린 게 아니라- ‘나’ 라는 여자는 이라고 말하는 카트린느X도 있습니다.

그들은 도덕요법이라는 이름으로 행해지는 치료를 받습니다. 샤워요법, 반복되는 명령과 복종의 메커니즘, 강요되는 개인사의 고백 등... 그러나 그런 요법들은 치료가 아니라 처벌이라 하는 게 맞을지도 모르겠습니다.

 

푸코는 정신요양원은 방, 간수, 의사 등의 구성요소들이 각기 다른 기능을 하면서도 본질적으로는 하나의 전체적 효과를 발생시키는 것을 기능으로 하는 유일하고 거대한 신체 같은 것이었다고 합니다. 의사는 모든 것을 봐야 하고, 모든 것이 그에게 보고되어야 하며, 더 나아가 정신과 의사의 신체는 정신요양원 행정의 모든 부분과도 직접 소통해야 합니다. 한마디로 정신요양원의 장치와 정신과 의사의 신체는 한 몸이어야 하는 것입니다. 그런 정신과 의사의 권력에 맞서 환자들은 ‘위장’으로 대항합니다.

푸코는 19세기의 정신의학의 역사는 정신과 의사와 환자간의 권력 투쟁이라고 말합니다. 다시 말해 진실의 이름과 거짓말의 작용 내에서 의학적 지식을 함정에 빠뜨리던 환자들과 병리적 징후에 관한 신경학적 지식의 덫을 통해 환자들을 포획하려고 시도했던 의사들 간의 투쟁이 당시의 정신의학의 역사 전체를 관통했다는 것입니다.

 

미셀 푸코로 사행시를 하나 지어 올리며 한 주 늦은 후기를 마칩니다. ㅋ

 

미 :  쳤던 게 아닐까, 그때 잠시 나는. 아침에 라캉, 저녁에 푸코라니.

셀 :  수 없이 터져 나오는 한숨과 욕과 화를 속으로 삭혀가며

       두 권의 책을 읽고 내린 결론은

푸 :  코 선생, 그래도 그대의 이야기는 대충은 알아듣겠소. 라캉은 이건 뭐...

       그러므로 라캉보다 푸코!

코 :  끝에 스미는 가을 향기 짙어지는 이 와중에  ‘사회를 보호해야한다’가

       일단 드루와 하면서 손짓을 하누나.   네...갑니다.

 

댓글목록

유택님의 댓글

유택

사행시 대박 ㅎㅎㅎ
옮긴이 해제도 읽고 오실건가요?

걷는이님의 댓글

걷는이 댓글의 댓글

옮긴이 해제를 지금 읽기 시작했는데 분량이 넘 많어요. ㅠ ㅠ
다른 분들은 다 읽으셨는가요?
발제를 어디까지 하시기로 한 걸까요???

선우님의 댓글

선우

ㅎㅎㅎ 암튼 푸코가 라캉 덕을 톡톡히 봅니다.
좀 지나면 들뢰즈와 푸코일텐데, 그 조합은 어떨지...
그러고보니 지난 3월부터 걷는이 님과 계속 함께 공부하고 있었네요.
에티카 때 그 '지복식당'도 떠오르고 ㅋㅋ
꾸준히 걷는 공부의 길, 함께여서 좋습니다.~~^^

걷는이님의 댓글

걷는이 댓글의 댓글

들뢰즈와 푸코라....신중하게 생각해 볼 일입니다. ㅎ ㅎ
라캉 읽는 동안에도 '응시식당' , '충동식당' 이런 거라도 눈에 띄었다면 좀 덜 힘들었을텐데 말이죠. ㅋ ㅋ
텍스트 꼼꼼하게 읽어오는 선우님 덕에 많은 도움을 받습니다. 감사~

삼월님의 댓글

삼월

결국 광인은 사회의 규율에 포섭되지 않는 자이고,
광인이 치유되었다는 것은 사회의 규범을 따르면서 사회 속에서 경제적 욕망을 산출하며 살아가게 된다는 뜻이지요.
정신요양원은 사회의 규율을 모방하는 동시에 보충하는 역할을 하는 곳이고요.
간결하고 알찬 후기에 사족처럼 몇 마디 더 얹어봅니다.
그럼, 친절한 푸코와 함께 계속 가보시죠~

걷는이님의 댓글

걷는이 댓글의 댓글

정신요양원에서 퇴원을 당해 (이 또한 의사의 전술에 의한 것이죠.) 어쩔 수 없이 사회 내부로 편입되어
보통 사람의 삶을 살고 완치판정까지 받은 뒤프레가 얼마 후 또다른 증세의 광기를 보이게 되는 사례에서
여러가지 생각이 들었는데요...
어쨌든 푸코는 흥미롭습니다!

소리님의 댓글

소리

걷는이 님의 목소리로 읊어주는 듯한 후기 잘 읽었습니다!
함께 라캉도 푸코도 읽을 수 있어 정말 좋아요. 푸근푸근한 걷는이님~ㅎㅎ
사행시에서 빵 터졌어요 ㅎㅎㅎ한숨을 쉬기도 하고, 그래도 푸코가 좋다고 웃는 걷는이님이 그려져요 ㅋㅋㅋ
앞으로도 푸코 함꼐 해요> </ 알찬 후기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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