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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푸코-정신의학의 권력] 10월14일 세미나 - 12강 발제 +11
아라차 / 2016-10-14 / 조회 5,9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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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신의학의 권력 12강

신경학적 신체의 출현 : 폴 브로카와 뒤센느 드 불로뉴

1850년~70년에 걸쳐 새롭게 출현한 신경학적 신체는 병리해부학적으로 자리매김된 신체이다. 신경학 내지 신경학적 임상은 의학적 실천 영역에서 일반의학과 완전히 다른 신체의 확립을 함의하고 있다. 샤르코 관련 문헌에서 왼쪽 안검하수 환자의 관찰기록. 이는 18세기 의학에서 이미 발견되었던 일종의 표면적 시선, 유사인상주의적 시선이다. 신경학에서 환자가 새로운 방식으로 임상적으로 포획되고, 그런 시선 및 포획장치로 신경학적 신체가 구성될 때 중요하다고 생각되는 것, 그것은 ‘반응’이다. 고전적 병리해부학이 자극과 효과로 이뤄진 체계라면 19세기 중반에 구축되고 있던 신경학적 검사에서는 자극과 반응으로 이뤄진 다. 이는 뒤센느 드 불로뉴의 ‘국소감응통전법’의 예에서 발견된다. 피부표면을 적셔 전기요법의 효과를 제한하고, 단지 하나의 근육에 의한 특이한 반응을 얻는 것이다. 이것을 토대로 반사에 대한 연구 그리고 다양한 자동성의 연쇄나 복잡한 행동양식에 대한 연구가 이뤄졌다. 이런 연구를 통해 두 거대한 연구영역이 발견된다. 폴 브로카의 실어증 연구와 뒤센느 드 불로뉴의 보행연구.

이런 징후의 체계를 탐구함으로써 무엇을 얻게 되는 것일까? 분석해야 할 현상들을 의지적인 것과 자동적인 것의 축에 따라 단계적으로 분할할 수 있게 된다. 의지적인 것과 의지적이지 않은 것, 자동적인 것과 자발적인 것, 명령에 의한 요구되는 것과 하나의 행동양식 내부에서 자발적으로 연쇄되는 것 등, 신체에서 나타나는 위계적 전체를 통해 개인의 의도에 기초하는 태도를 임상적 관점에서 분석할 수 있게 되는 것이다. 주체의 태도, 주체의 의식이나 의지를 소위 그의 신체 내부 그 자체에서 포획할 수 있게 됐다는 것. 병리학에서는 개인에게 아주 사소한 명령만 할 수 있었지만 신경병리학은 환자의 협력 내지 이해를 경유해야 된다. 그런데 임상적 해독이 정립되면서 이제는 말하고 싶어 하지 않는 사람과 실어증 환자 간의 차이를 발견할 수 있다. 운용이 가능한 임상적 관찰 내지 임상적 해독으로 의사는 환자를 우회하고 무시할 수 있게 되었다.

 

감별진단을 위한 병과 절대진단

한편에서는 감별진단이라는 관점에서 판단할 수 있는 몇몇 병, 요컨대 진정한 의사, 확실한 의사가 관여하는 좋은 병, 확고한 병이 있고, 다른 한편에는 현실의 시련을 통해서만 의사가 손댈 수 있고 식별할 수 있을 것 같은 몇몇 병이 있었던 것. 의학적 시련과 의학적 지식을 둘러싼 진정한 분할은 감별진단에 통합되는 병과 절대진단에만 귀속되는 병 사이의 분할에서 발생한다.

 

‘전신성 마비’ 모델과 신경증

그리고 이 두가지 병의 범주에는 몇 가지 중간항이 있었다. 특히 전신성 마비가 중요하다. 이는 좋은 병, 충실한 병의 중요한 토대가 되는 병이었다. 이에 반해 중간항으로서 나쁜 영역이자 혐오해야 할 영역이 있었으니 당시 ‘신경증’이라고 불리던 영역이다. ‘신경증’은 ‘관계기능의 장애’라 불리는, 운동 내지 감각의 장애를 가지면서도 병인의 결정을 가능케 하는 병리해부학적 변형이 없는 여러 병을 일컬었다. 경련, 히스테리, 심기증 등.

이 병들은 우선 인식론적으로 나쁜 병이다. 이 병들은 징후의 혼동, 불규칙성이 있었기 때문에 세세한 해독이 불가능했고 혼동과 불규칙성에 ‘권력’이 개입했다. 이 병들은 도덕적으로도 나쁜 병이었다. 위장하기가 너무 쉬운데다 성적인 행동양식까지 포함되어 있었기 때문이다. 그러나 신경학적 신체의 출현, 신경학의 임상적 정립으로 그 때까지 행해지고 있던 이런 인식론적이며 도덕적인 이중의 가치 박탈을 해소할 수 있게 된다. 이를테면 소뇌의 종양으로부터 기인하는 장애 같은 신경학적 병과 경련이나 히스테리성 전율 사이에 감별진단의 절단면을 넣을 수 있게 된 것이다. 결코 광기에 적용시킬 수 없었고 진정한 의미에서의 정신질환에 파고들 수 없었던 그 감별진단을, 해부학적으로 지정가능한 병변을 동반하는 신경학적 장애와 ‘신경증’이라고 불리는 장애 사이에 들어가게 하는 것이 가능하게 된 것이다. 이로 인해 “어쨌든 샤르코는 히스테리를 정신과 의사들로부터 빼앗았다(조르주 길랭)” 샤르코는 히스테리 환자에 대해 병리학적 의미를 부여할 수 있게 된 것이다. 히스테리는 정신요양권과 정신요양원 바깥에서, 신경학적 임상이라는 새로운 의학적 장치를 중심으로 벌어진 투쟁 현상의 총체였다. 신경과 의사와 히스테리 환자 간의 그런 투쟁 속에서 몇 가지 술책을 발견할 수 있다.

 

히스테리의 전투 1. ‘징후학적 시나리오’의 조직화

히스테리가 감별진단의 소관인 진정한 병이기 위해서는 환자가 안정된 징후의 총체를 제시해야 한다. 샤르코와 그 후계자들에 의해 ‘스티그마트’라고 불렸던 것이 필요했던 것이다. 또 발작 자체가 어떤 전형적인 규칙적 시나리오에 의해 전개되어야 했다. 이 술책에는 이중의 작용이 있다. 히스테리 환자의 스티그마트와 발작의 규칙성에 호소하면서 의사는 감별진단이라는 엄밀한 의학적인 행위를 행할 수 있는 가능성을 자기 자신에게 부여해달라고 히스테리 환자에게 요구하고 있는 것이다. 다른 한편으로 여기에 히스테리 환자 측의 이익이 있고 바로 그렇게 때문에 히스테리 환자는 정신과 의사의 요구에 적극적으로 반응하게 된다. 히스테리 환자는 자신의 징후의 항상성과 규칙성을 의사에게 제공하면서 더 이상 광인이 아닌 환자일 권리를 획득하는 것이다. 히스테리 환자가 자신의 징후를 내놓기를 거부한다면 그로 말미암아 의사는 이미 그 환자의 신경과 의사일 수 없게 되고 정신과 의사의 지위로 되돌려져 절대진단에 종사해야 한다. 히스테리 환자가 징후를 제공하면 할수록 의사에 대한 히스테리 환자의 초권력이 긍정된다.

 

히스테리의 전투 2. ‘기능적 마리오네트’의 술책과 최면요법, 위장의 문제

스스로 원한 징후의 증식 속에서 자신의 지위와 권력이 의존하다 보니 의사는 확고한 지위를 얻는 동시에 패자가 되었다. 따라서 의사는 징후의 과잉 증식보다는 히스테리의 전형적이고 특징적인 현상이 일어나게 하기 위한 하나의 도구를 손에 넣어야 했다. 최면과 암시의 기술이다. 그런데 최면을 이용하는 바로 그 순간, 의사는 최면으로 야기된 그 현상이 자연스러운 것임을 보증해주는 외부의 상관물이 필요해진다. 병원에 의한 것도, 의사에 의한 것도, 최면에 의한 것도 아닌 자연스러운 히스테리가 필요하다는 것이다. 샤르코는 최면의 개입에 의한 효과를 순화해서 보여주는 역할을 할 수 있는 환자를 수중에 넣게 된다. 바로 보험에 가입한 환자다. 완전히 의료비를 지불할 필요는 없지만 완전히 구호를 받는 것도 아닌 병자. 사회는 최대한의 건강에서 이익을 이끌어내기 위해 18세기 말 이래로 조금씩 병과 사로에 대해 감시, 격자화, 보장, 보험 등 일련의 기술을 만들어냈다. 이로 인해 병은, 앓는 자에게 이익을 가져다주는 어떤 것이 되었다. 이렇게 보험에 가입해 신경병리학의 임상적 장치에 의해 포착될 수 있었던 환자는 히스테리 환자에 대치 비교되면서 진정한 병자와 위장자를 구분할 수 있게 된다. 이는 보험회사에게도, 환자에게도, 의사에게도 이익이었다. 의사는 히스테리 환자를 기능적 마리오네트로서 이용함으로써 위장자에 대한 감별진단을 행할 수 있게 됐던 것. 히스테리 환자는 다시 한번 의사보다 우위에 서게 된다. 왜냐하면 최면속에서 의사에 의해 부여되는 명령에 정확히 따르면서 소위 병과 거짓을 구별하기 위한 검증의 심급, 진실의 심급이 되기 때문이다. 여기서 세 번째 술책이 생겨난다.

 

히스테리의 전투 3. 신경증과 외상, 성적 신체의 난입

의사는 자신의 권력을 새로 확보하고 그 모든 것을 자신이 관리통제하기 위해, 최면과 최면의 내부에서 생겨나는 히스테리의 징후를 포괄함과 동시에 최면에 걸리지 않은 병자에게 기능장애를 일으키게 하는 사건도 포괄하는 병리학적 틀이 필요하게 된다. 샤르코가 발견한 것은 ‘외상’이다. 외상이란 강렬함을 동반하는 사건, 재난, 전락, 공포, 정경 같은 것으로써 그로인해 눈에 띄지 않고 국소적이지만 때로는 오래 지속될 수도 있는 일종의 최면상태를 야기시키는 무엇이다. 외상으로 인해 개인의 머릿 속에 일종의 항상적 명령이 작용하게 되는 것이다. 마차에 치여 기절한 어린이의 예. 외상을 활용함으로써 히스테리 환자가 확실히 히스테리를 앓고 있고, 최면상태이건 아니건 보여주는 모든 징후가 확실하게 병리적이라는 것을 확신하게 된다.

그러나 바로 여기서 히스테리 환자의 대항적 술책이 발견된다. 징후 속에 존속하는 외상을 발견해내라는 명령을 내릴 때, 환자들은 자신들의 실체적인 삶, 일상생활, 즉 자신들의 성생활을 쏟아낸다. 외상에 탐구에 의한 포위공격에 대한 대항책으로서 그렇게 성생활이 토로된다는 증거는 샤르코의 텍스트가 아니라 샤트코의 학생들이 적어놓은 관찰기록을 통해 발견된다. 루이즈 오귀스틴느의 관찰기록. 1840년대 즈음에는 신경증이 위장이라 여겨졌기 때문에 가치를 박탈당하고 있었다. 샤르코는 신경증이 위장이라는 비난을 배격하려고 했다. 신경증이 성적이고 음란한 요소를 포함하고 있었기 때문이다. 히스테리가 병으로서의 지위에 이의제기가 없기를 바란다면 위장과 동일한 가치박탈을 야기하는 음란 내지 성현상의 요소가 완전히 제거될 필요가 있었다. 샤르코는 그런 일이 발생하지 않거나 토로되지 않도록 할 수 없었다. 왜냐하면 징후나 발작을 요구한 것을 바로 자신이었기 때문이다. 환자들이 제공한 발작의 징후들은 샤르코가 만들어낸 규칙을 따르고 있었다. 이 시나리오를 구실삼아 환자들은 자신의 삶 전체, 성현상 전체를 마구 끌어내고 있었던 것이다. 따라서 그것을 발생하지 못하게 할 수 없는 이상, 샤르코가 할 일은 하나밖에 없었다. 히스테리에서 음란이 언제나 작용하고 있다고 고백하는 것.

이런 성적인 대소동을 외상의 지정에 대한 히스테리 환자의 대항적 술책으로 볼 필요가 있다. 성현상은 히스테리 환자의 승리의 외침이며, 히스테리 환자가 신경과 의사를 최종적으로 제압하고 입을 다물게 하기 위한 최후의 술책이다. 이 싸움 끝에 새로운 신체가 출현하게 된다. 성적 신체이다. 히스테리 환자는 신경과 의사에게 이 새로운 등장인물을 부과한 것이다. 이 신체와 대면했을 때 취해야 할 태도는 두 가지밖에 없다. 성적 함의를 갖고 있기 때문에 히스테리는 병이 아니라는 것, 다른 한편으로는 신경학적 신체를 중심으로 성적 신체를 다시 의학을 통해 포위공격하기 위한 새로운 시도, 이후에 의학, 정신의학, 정신분석학이 성현상을 떠맡게 된다는 것을 의미한다.

 

** 줄이려고 노력했으나 3장 이네요ㅠ

 

 

 

댓글목록

선우님의 댓글

선우

라차님~ 함께 먹고 마시고 말을 주고 받으며 하하호호씩씩 하는 시간이 참 좋네요.
그렇게 하니 마침내 '사람'이 눈에 들어옵니다.
어제 즐거웠어요~

아라차님의 댓글

아라차 댓글의 댓글

성심성의껏 물어주시고 또 들어주셔서 정말 감사합니다 샘 ^^

유택님의 댓글

유택 댓글의 댓글

다른건 몰라도 선우님이 좀 pure한 면이 있잖아요 ㅎㅎㅎ
또 그게 그녀의 매력이니~!
*^^*

소리님의 댓글

소리

집에 와서 다시 발제문을 읽어보았습니다. 어제 몸이 안 좋아서 눈에 전혀 안들어왔었는데
아 얘기하고 싶은게 많았는데 아쉽네요ㅠㅠ
간결한 발제문이었습니다!! 감사하고, 고생하셨어요!!!

라차님의 댓글

라차 댓글의 댓글

삼월님이 없을 때도 삼월님의 빈자리가 느껴지고 선우님이 없을 때도 선우님의 빈자리가 보이고 유택이 없을 때도 유택의 ㅋㅋㅋㅋㅎㅎㅎㅎ여기 진짜 이상한 존재감들ㅋㅋㅋ

삼월님의 댓글

삼월

히히 뭔가 이긴 것 같은 느낌이 드는 것은 제가 히스테리 환자여서 그런건가요?
오래도록 머릿속에서 잊히지 않을 것 같은 루이즈 오귀스틴느의 사진!
그 통쾌함 덕분인지 더 즐거웠던 뒷풀이!
뭐 푸코세미나 오래 갈 거니까 뒷풀이 참석 못한 반장님 너무 서운해하지 말아요~~

아롱차님의 댓글

아롱차 댓글의 댓글

<비정상인들>에서는 히스테리 환자의 승리를 제대로 이해하지 못했던 것 같아요. 이번12강에서 푸코가 왜 그토록 히스테리 환자에 천착하게 되었는지 알 것 같은 느낌. 히스테리환자들이 의사와 세상을 희롱하는 장면이 계속 재밌어요...그리고 삼월님이나 저에게나 히스테리 디엔에이가 확실히 ㅎㅎㅎ

유택님의 댓글

유택 댓글의 댓글

엊그제도 뒷풀이하고 새볔 1시 10분에
인천에서 꿀찾으러 왔는지 정말 득달같이 달려온 삼월 남편분의 자가용을..
깜깜한 해방촌 오거리에서 혼자 덩그러니 남겨진채 사/시/눈 치켜뜨며 히스테리컬하게 눈 찢어지라 노려보다가...
'아.. 울 삼월이는 정녕 히스테리는 없겠구나' 싶던데요. ㅋㅋㅋ
조수석 열린 창문 너머로 보이는 안전벨트한 삼월이가
자가용 출발과 함께 벙~실~ 몸이 뒤로 휘떡 재껴지는 모습이 참으루 참으루 아름답더라고요.
'에스코트 당하는 저 분(ㄴ)은 진짜 전생에 나라를 구하셨을꺼야 암 그러셨을꼬야...' ㅍㅎㅎㅎ

유택님의 댓글

유택

아라차가 없었더라면 푸코가 무슨 말을 하는지 윤곽을 잡지 못했을거에요. 다시 한번 고맙고 내가 그만하자고 할때까지 끝까지 '책 읽어주는 세미나녀'로 남아서 유택에게도 큰 도움을 주고 본인 자신의 근원적 물음에도 답을 찾아갈 수 있기를 바랄게요. ㅎㅎㅎ

아라차님의 댓글

아라차

어제 유택의 말땜에 여기 댓글에 답글을 쓰고 있는데요...ㅎㅎ 이거  상당히 심혈이 필요하네요. 사실 저는 우리 세미나의 지휘자는 유택이라고 생각합니다. 개성강한 악기들이 그에 맞는 소리를 낼 수 있도록 유택이 알게 모르게조율하고 있는 것 같아요.그래서 저도  깽깽거리고 있는 것 아닐까요? ㅎㅎㅎ감사합니다.

유택님의 댓글

유택 댓글의 댓글

지휘 잘 해 볼게요. 그러니 다들 시키는대로 잘 하셔요~
책 잘 읽어오고요~ ㅎㅎㅎ (나 갈켜 줘야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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