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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푸코] 유택 님 질문에 대한 답변 +3
선우 / 2016-10-23 / 조회 1,66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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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택님, 덧글로 달려고 했는데 너무 길어져서 판을 갈았습니다.

덕분에 저도 다시 한 번 자세히 그 부분 읽어보았네요.

 

 

푸코는 우선 권력이론에서의 ‘경제주의’를 언급합니다. 고전적인 사법적 권력 이론(권력과 부의 유비 관계)과, 맑스주의적 권력 이론(경제적 관계들의 유지와 갱신)입니다. 그러나 중요한 것은 권력을 비경제적으로 분석하는 것이고요. 이렇게 할 때 맞닥뜨리게 되는 것이 두 개의 가설입니다. 첫째가 권력은 ‘행사’ 된다는 것, 둘째가 권력은 일차적으로 ‘힘관계’일 뿐이라는 것입니다. 무엇이 행사되는 것일까요? ‘억압’이 행사되지요. 이렇게 설명하는 계열이 헤겔-프로이트-라이히입니다.(라이히의 가설) 따라서 이 권력 분석에서 중요한 것은 억압의 메커니즘을 분석하는 것입니다. 권력이 그 자체로 힘관계의 작동이자 전개라면 권력은 무엇보다도 투쟁, 대결, 또는 전쟁 같은 용어로 분석되어야 합니다. 첫 번째 가설이 권력은 '억압‘이다 라고 보는 것이고, 두 번째 가설이 권력은 ’전쟁‘ 이다 라고 보는 것입니다.(니체의 가설) 다른 수단에 의해 계속 되는 전쟁이라는 가설 말이지요. (이 때 푸코는 클라우제비츠의 명제를 뒤집어 정치란 다른 수단에 의해 계속 되는 전쟁이라는 말의 의미를 세 가지로 풀어주고 있습니다.)

푸코가 보기에 ‘억압’과 ‘전쟁’ 두 가설은 서로 양립가능하며, 오히려 결합되어 있습니다. 따라서 정치권력 분석의 두 가지 커다란 체계는 계약-압제(억압) 도식과 전쟁-억압 도식입니다. 계약-압제의 도식에선 합법과 비합법이 문제가 되고, 전쟁-억압의 도식에서 투쟁과 복종의 문제가 됩니다.

 

푸코가 몇 년에 걸쳐 연구한 것은 전쟁-억압의 도식입니다. 그러나 푸코는 이렇게 말하고 있습니다. “그런데 그것을 실행하자마자 저도 이 도식을 재고하지 않을 수 없었습니다. 물론 제가 이 도식이 여러모로 아직 불충분하게 가다듬어졌다고 생각했기 때문입니다. 아니, 전혀 가다듬어지지 않았다고 말하는 편이 낫겠네요. 또한 제가 ‘억압’과 ‘전쟁’이라는 두 개념이 어쩌면 궁극적으로 폐기되어야 한다고는 말할 수 없어도, 대폭 변경되어야만 한다고 생각했기 때문입니다.”(37)

예전부터 ‘억압’ 가설에 의심의 눈초리를 보냈던 푸코는 올 해 강의에서 이 ‘억압’ 개념이 왜 권력메커니즘과 권력 효과를 명확하게 정의하는데 부적합한 것인지를 보여주기 위해 전력을 다하겠다고 합니다. 또한 전쟁, 투쟁, 힘의 충돌 등의 이항 도식이 ‘어떤 점에서’ 시민 사회의 토대인 정치권력의 행사의 원리이자 그 동력으로 실제로 간주될 수 있는지 살펴보겠다고 합니다. 정말로 우리가 권력을 분석할 때 전쟁에 관해 말하고 있는 것인지? ‘전술’, ‘전략’, ‘힘관계’ 같은 개념들이 유효한지? 권력은 그저 무기와는 다른 수단에 의해 지속되는 전쟁에 지나지 않는 것인지?

 

전쟁의 문제에 있어서는 마키아벨리, 홉스는 제외하고(이들이 시민사회에서의 전쟁에 대한 이론가로 간주되지만), 인종 문제의 맥락에서 검토하려 합니다. 왜냐하면 서구에서 정치권력을 전쟁으로 분석할 가능성이 처음으로 보여졌던 것이 인종의 이항 대립에서였기 때문입니다.

 

권력 분석 이론에 있어서 억압과 전쟁 개념을 다시 재검토, 변경하려는 것이 푸코의 의도로 보입니다. 따라서 1강에서 푸코가 라이히의 가설(억압), 니체의 가설(전쟁)중 니체의 가설을 선호한다고는 볼 수 없지요. 이 둘은 서로 연결되어 있잖아요. 분명한 것은 계약-압제 모델은 아니라는 것!! 그동안 자신이 했던 연구 도식인 전쟁-억압 모델을 더 깊이 검토하려는 것이 푸코의 의도지요. 앞으로 3강부터 푸코가 이 작업을 어떻게 진행시켜나가고 있는지 이해하는 것이 독해 뽀인트 이겠지요?

 

 

 

댓글목록

유택님의 댓글

유택

감사합니당~~ 정말 어려워요 헉헉
또 궁금한거 있으면 만나서 물어볼게요
그럼 춍춍

아라차님의 댓글

아라차

라이히 가설은 계약-억압, 니체 가설은 전쟁-억압이죠? 권력은 어떤 구도에서나 억압을 낳게 되는 겁니다.그러니 계약-억압 가설에서 계약은 이미 폐기시켜야 할 개념이고 전쟁-억압 가설도 재검토가 필요하니 '전쟁' 부분을 더 파보겠다. 이런 의미인거죠?

선우님의 댓글

선우 댓글의 댓글

그런 분위기예요. 그런데 '억압' 개념도 권력메커니즘을 정확히 정의하는데 적합하지 않음을 보여주겠다고 하는 걸 보면, 우리가 흔히 생각하는 '억압'을 좀 더 면밀하게 살필 듯~  앞으로 차차 나오겠지요?  천천히 세심하게 텍스트 따라가보아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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