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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호모 히스토리쿠스] 숙제 하셨나요? + 알파
여하 / 2017-01-25 / 조회 715 

본문

오항녕입니다.

숙제, 재미있으니까, 꼭 하시기 바랍니다.(나만 재미있나? ㅋ)

 

첫 시간, 무척 기분이 좋았습니다. 그 밀도!

다만, 너무 열심히 듣지 마시고, 편히 들으시기 바랍니다.

 

* 내일 목요일(26일) 오후에는 출판 편집회의가 잡혀서 4시쯤 연구실에 올라갈 예정입니다.

 

아래는 이권우 선생님 서평입니다. 읽고 동의하지 못하는 곳을 고르시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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객관적 조건, 사람의 의지, 그리고 우연의 균형[도서평론] 호모 히스토리쿠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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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67호] 승인 2017.01.09  13:09: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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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항녕 지음 | 개마고원 출판 | 2016.08

많은 시민이 광화문에 모여 촛불을 켜 들면서 역사의 현장에 있다는 감격을 맛보는 듯하다. 청산하지 못한 역사적 과제를 이번 기회에 해소하려는 강한 의지도 엿보인다. 이런 상황에서 ‘역사란 무엇인가’라는 주제를 한번쯤 곱씹어 보는 것도 좋을 성싶다. 그동안 재미나 교양으로만 역사책을 읽어왔거나 드라마나 영화로 역사를 이해해왔다면, 더 고민해볼만하지 않나싶다. 그래야 지금의 역사성도 이해하고, 과거를 제대로 이해할 수도 있을 테니 말이다.

역사 그 자체인 인간이라는 의미로 ‘호모 히스토리쿠스’라는 제목을 단 책이 있다. 지은이는 ‘조선의 힘’과 ‘광해군-그 위험한 거울’을 펴낸 오항녕 교수. 그동안 역사란 무엇인가라는 질문에 대한 답으로는 E. H 카가 말한 현재와 과거의 대화라는 말이 널리 회자해왔다. 그렇다면 오항녕은 역사를 어떤 관점에서 파악하고 있을까. 그는 한마디로 “모든 사건에는 언제나 객관적 조건, 사람의 의지, 그리고 ‘우연’이 함께 들어있다”는 관점에서 역사를 바라보자고 제안한다.
 

  
 

먼저 객관적 조건. 이 말은 ‘사람의 노력으로 넘어서기 힘든 엄중한 조건이 더 규정적인 힘을’ 발휘한다는 뜻이다. 왜 아니겠는가. 뭇 사람은 이미 주어진 조건에서 그 무엇인가를 해야한다. 조건은 구속이나 억압일 수도 있고 한계라는 말이 될 수도 있겠다. 조건을 설명하기 위해 지은이는 사도세자 이야기를 한다.

이준익 감독이 연출한 ‘사도’가 오항녕과 정병설의 관점을 수용한 것은 널리 알려진 사실이니, 영화를 본 사람은 쉽게 이해할 터. 사도세자가 뒤주에 갇혀 죽게 된 사실을 놓고 그동안 대중을 휘어잡았던 해석은 일종의 당쟁희생설이다. 사도세자가 소론과 관계를 맺으려다 노론한테 죽임을 당했다는 것. 그러나 지은이는 이 비극의 원인을 세습왕정이라는 조건에서 바라보면 전혀 다른 결론이 나온다고 말한다.

영화에 나온 대로 지은이는 다양한 사료를 바탕으로 사도가 사람을 죽이고 정신이상이 되었음을 입증해낸다. 그렇다면 영조의 처지에서 이를 어떻게 해결해야 하는가, 혼군이 될 게 빤한 세자를 폐위하고 정조에게 왕권을 물려주는 방법으로 무엇이 있겠는가. 세습왕조라는 구조에서 영조가 택할 방법은 결국 뒤주에 사도를 가두는 것이었다는 분석이다.

의지는 ‘인간은 자신의 사상과 행동을 스스로 결정할 수 있는 존재’인 바, 바로 결정하는 힘을 뜻한다. 이 점은 역사적 인물의 업적을 보면 이해할 수 있겠다. 구조나 조건에 제약받지만, 이를 넘어서는 자유의지가 새로운 역사의 장을 열어젖히는 법이다.

우연은 ‘서로 목적이 다른 두개 이상의 행위(사실)가 만나거나, 서로 목적이 같은 두개 이상의 행위(사실)가 만나지 못한 것’을 이른다. 우연은 잘못 이해하면 한낱 가십거리로 떨어 질수도 있는지라 지은이는 나폴레옹의 워털루 전투를 예로 들어 공들여 설명한다.

나폴레옹은 포병 장교 출신답게 전쟁에서 포격을 통한 작전에 능했다. 워털루전투도 낙승이 예상되었다. 나폴레옹에게는 대포 240문이 있었지만, 웰링턴은 159문만 있었다. 승부의 갈림길은 기상조건이었다. 만약 땅이 말라 있었다면 전투는 아침 6시에 시작했을 터다. 그런데 밤새도록 비가 내리고 말았다.

들판 곳곳이 파헤쳐졌고, 물이 고였다. 전투는 예정한 것과 달리 11시 35분에 시작했다. 오후 4시 영국군은 패색이 짙어졌다. 그런데 5시께 일군의 지원군이 나타났다. 프랑스군이 아니었다. 프로이센군 블뤼허의 부대였다. 전세는 역전되고 말았다. 만약 전투가 두 시간만 일찍 벌어졌더라면, 나폴레옹이 승리했을 테다. 밤새 비가 내리는 우연이 아니었더라면 역사는 달리 쓰였겠다.

지은이는 조건, 의지, 우연 가운데 그 어느 것에 무게중심을 오롯이 싣는 것을 극히 경계한다. 말하자면 역사는 삼발이라는 셈이다. 세 다리가 균형을 잡고 있을 적에 제대로 역사를 볼 수 있다는 뜻이다. 자, 그러면 최근 촛불 시위를 불러온 국정농단을 이 세 가지 관점에서 분석해보는 응용력을 발휘해보자. 좀 더 깊이 있는 역사적 의미를 찾아낼 수 있을 터다.

/이권우 도서평론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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