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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기특강] 2강 후기 :: 0310(목) +4
ruizpic… / 2016-03-11 / 조회 1,98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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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기특강] 2강 2016-0310(목) 강좌 후기

건한인물 열전 - 유방의 사람들 :: <여태후본기>, <소상국세가>,<유후세가>,<회음후열전>

 

먼저 재미있고 알차게 강의를 해주신 기픈옹달 선생님께 감사의 인사를 올립니다.

강좌후기를 이렇게 쓰는 것이 맞는지 모르겠으나 능력의 범위 내에서 써보겠습니다.

 

 

  오늘 배운 내용은 진(秦)나라 이후 천하의 패권을 놓고 다툰 항우와 유방, 일명 초한쟁패에 관한 이야기였습니다. 그러나 두 주역인 항우의 <항우본기>와 유방의 <고조본기>를 읽기 보다는 이 초한쟁패에 얽힌 주요 인물들에 대한 <사기>기록을 읽어보았습니다. 그 중 역사는 승자의 기록이라고 유방과 함께 한(漢)을 건국한 건한삼걸인 장량(유후세가), 소하(소상국세가), 한신(회음후열전)과 더불어 유방의 부인이자 후에 실권을 잡았던 여태후(여태후본기)에 대한 특징적인 일화를 다뤘습니다.

 

 

1. 천걸(天傑)에 가려진 인걸(人傑)

 

  먼저 유방에 대해 조금 알아보겠습니다. <고조본기>에서 유방은 스스로 '삼불여(三不如)'라 하여 자신의 능력이 자방, 소하, 한신만 못하다고 합니다. 그럼에도 유방이 천하를 잃을 수 있었던 까닭은 이 빼어난 인재들을 임용할 수 있었기 때문이라고 합니다. 이것이 항우에게는 없는 인간관계를 잘 풀어내는 유방의 능력이라고 볼 수 있습니다. 유방의 매력(?)이라고 하자면 첫째는 알 수 없지만 매력적입니다. 뭔가가 타고났다고 합니다. 둘째는 앞서 말한 용인(用人), 즉 인재를 등용해 쓸 줄 압니다. 셋째는 둘째 장점과 비슷하지만, 제가 보기에 신하의 간언을 들을 수 있는 포용력이라고 생각합니다. 그렇기 때문에 소하의 청에 때라 한신을 대장군에 등용할 수 있었던 것입니다. <회음후열전>에서 한신 역시 유방의 능력을 다음과 같이 평합니다.

"폐하께서는 군대를 이끌 수 없습니다만 장수를 거느릴 수 있습니다. 이것이 바로 신이 폐하께 사로잡힌 까닭입니다. 또 폐하는 이른바 하늘이 주신바이니 사람 힘으로는 어쩔 수 없습니다."

  장량, 소하, 한신이 인걸(人傑)이라면 유방은 천걸(天傑)이라 할 수 있음을 나타냅니다.

 

 

2. 자리가 높으면 의심을 사기 쉽다.

 

  소하는 유방의 오른팔이라 할 만한 사람입니다. <소상국세가>에서 유방이 천하를 통일하고 논공행상에서 수많은 장수들보다도 소하의 공을 가장 높이 삼을 정도로 소하는 한(漢)건국에 있어서 중요한 역할을 했습니다. 소하는 주로 행정과 보급에 있어서 큰 수완을 발휘했습니다. 항우가 유방과의 전투에서는 계속 승리했음에도 점차적으로 형세에 몰리게 된 큰 이유가 바로 전쟁이라는 소모전에서 발휘된 소하의 뛰어난 보급 때문이었습니다. 또한 한신이라는 인물의 비범함을 알아채고 유방에게 추천해 대장군에 삼은 것은 신의 한수라 할 수 있을 것입니다.

  그러나 가장 높은 곳에 올랐을 때 추락하기 쉬운 법이라고 천하가 통일된 후 소하 역시 맘 편하게 있을 수만은 없었습니다. <소상국세가>에서 어떤 객이 상국을 설득하여 말했습니다.

"당신은 종족을 멸하게 될 날이 멀지 않았습니다. 당신의 지위는 상국이고, 공로도 제일 크니, 다시 무엇을 더하겠습니까?"

  소하 역시 이미 자신의 처지를 알고 있었기 때문에 스스로 적당한 화를 자처하여 고조에게 받을 화를 면했습니다.(정확히 어떻게 스스로 화를 자처했는지 알려주시면 감사하겠습니다.)

 

 

3. 결단이 필요할 때 머뭇거리면 화를 입는다.

 

<회음후열전>에서 소하는 한신이 달아났다는 말을 듣자, 한나라 왕에게 말할 겨를도 없이 직접 그를 뒤쫓았습니다. 그리고 한신을 대장군의 자리에 올리도록 유방을 설득했습니다. 그만큼 한신의 잠재능력은 대단했고 실제로 한의 승리에 큰 일조를 했습니다. '배수의 진' 역시 한신이 사용한 유명한 병법입니다.

<회음후열전>에서 한신이 군대를 이끌고 제나라까지 정복했을 때 한신을 따르던 괴통이 다음과 같이 말합니다.

"진실로 제 계책을 써 주신다면 한나라와 초나라 양쪽을 모두 이롭게 하고, 두 분을 존속시켜 천하를 셋으로 나누어 솥의 발처럼 서 있게 하겠습니다."(삼분천하,參分天下)

  괴통은 후에 초(楚)가 멸하고 한신이 쓸모가 없어지면서 유방에게 버려질 것을 염두에 두고 이 기회에 스스로 독립된 왕이 되라는 것입니다. 그러나 괴통의 끈질긴 설득에도 불구하고 한신은 머뭇거리다 끝내 유방과의 의리를 저버리지 못합니다.

  결국 천하가 통일되고 한신은 괴통의 말대로 의심을 받다 여태후의 꾀에 죽음을 맞이합니다. <회음후열전>에서 한신이 고조에게 포로가 되었을 때 한 말이 유명합니다.

"정말 사람들의 말에 '날랜 토끼가 죽으면 훌륭한 사냥개를 삶아 죽이고, 높이 나는 새가 모두 없어지면 좋은 활은 치워버린다. 적을 깨뜨리고 나면 지모 있는 신하는 죽게 된다."라고 하더니, 천하가 이미 평정되었으니 내가 삶겨 죽는 것은 당연하구나!"(토사구팽,兎死狗烹)

  어쩌면 유방과 항우와 함께 <본기>에 기록되었을 한신은 마지막에 회음후로 삼아져 <세가>도 아닌 <열전>에 실린 비운의 개국공신인지도 모르겠습니다.

 

 

4. 복수자에서 도인의 길을 찾다.

 

<유후세가>에서 장량은 도인(導引) 같은 신비로운 모습을 종종 보입니다. 한 신비로운 노인과 만나 <태공병법>을 받기도 하고 도인술을 하면서 곡식을 먹지도 않고 문밖에 나가지 않는 것이 일 년 남짓 될 때도 있었다고 합니다. 이러한 도인적인 모습 이외에도 장량은 뛰어난 책략가였습니다. 그거 한 뛰어난 책략 첫째는 홍문연(鴻門宴)을 만들어 유방을 살려냈고, 둘째는 역이기가 장수들에게 나라를 하사하자는 말에 반대한 것이고(젓가락을 어떻게 했다고 선생님이 하셨는데 정확히 무엇이었는지 가르쳐주시면 감사하겠습니다)셋째는 수도를 관중으로 삼은 것이며 넷째는 태자를 옹립시킨 것입니다.

  장량 역시 통일 후에 화를 피하기 위해 은거했다고 합니다.

 

 

5. 복수를 아는 자는 죽이지 않는다.

 

 사마천이 여태후를 본기에 싫으면서 여러 말이 많다고 합니다만 어쨌든 여태후는 고제 서거 후 실질적인 권력을 쥐었던 인물입니다. 여태후의 정치는 사마천이 꽤나 긍정적으로 평가하나 우리가 여태후를 기억하는 것은 그런 면모보다는 그녀의 잔혹성을 드러내는 사건입니다. <여태후본기>에서는 다음과 같이 기록되어 있습니다.

"태후는 끝내 척 부인의 손과 발을 절단 내고 눈알을 뽑고 귀를 태우고 벙어리가 되는 약을 먹여 돼지우리에 살게 하며 '사람돼지'라고 이름 불렀다. 며칠이 지나 혜제를 불러서 '사람돼지'를 구경하게 했다. 효혜제는 보고 물어보고 나서야 그녀가 척 부인임을 알고 큰 소리로 울었고, 이 일 때문에 병이 나 일 년이 지나도록 일어날 수 없었다."

  상당히 잔인하고 여태후의 인간성을 의심하게 되는 기록입니다. 사마천이 이런 이야기를 자세히 <사기>에 기록한 까닭에 대해 선생님이 말씀해주셨습니다.(기억이 잘 안 나서 틀린 부분은 수정해주시거나 첨언해주시면 감사하겠습니다.) 사마천은 의외로 복수에 대해 다소 긍정적으로 생각했다고 합니다. 그것이 어떤 이유에선지는 잘 모르겠으나 후환을 없애는 측면(?)이 있지 않을까 합니다. 그리고 이렇게 복수를 통한 잔혹성을 강조하면서 인간의 극단적일진 모르지만 선명한 감정과 개성을 드러내 보인다고 합니다. 이로 인해 어쩌면 역사의 뒤편에 감춰진 인물상을 드러내고 재평가 할 수 있다고 합니다.

 

 

이상 [사기특강] 2강 후기였습니다. 틀린 부분에 대한 수정이나 덧붙여 설명해 주시면 감사하겠습니다.

 

댓글목록

오라클님의 댓글

오라클

피카소님은 사기특강을 통해 [우리실험실]에 처음 접속한 분이어서,
(실은 완전히 처음은 아니지요, 피카소님은 이전에 니체세미나를 함께 하신 수니님의 가족이니까요^^)
어떤 사람인지 강좌는 어떻게 들으셨는지 궁금했어요.

그런데 이렇게 풍성하고 멋진 후기를 남기셨네요. ^^*
저도 사기강좌를 들었던 사람으로서, 피카소님의 후기로 사기강좌를 이어가는 기분입니다.
특히 자기가 공부한 것에 대한 알찬 복기와
선생님의 설명이 필요한 부분까지 꼼꼼히 체크한 것이 인상적이네요.*^^*

ruizpiccaso님의 댓글

ruizpic… 댓글의 댓글

감사합니다 과찬이십니다.

기픈옹달님의 댓글

기픈옹달

제가 바빠 댓글이 늦었습니다. ^^;;;

말씀하신 부분에 대해 짧게 설명을 붙입니다.

소하가 화를 뒤집어 쓴 이야기는... <소상국세가>의 후반부 기록에 따르면 고조 유방이 반란을 정벌하러 자리를 비운 사이에 백성들의 땅을 억지로 싼 값에 사버렸다고 합니다. 유방은 돌아와서 백성들의 원성을 듣게 되지요.

참! 도인導引이란 신선이 되는 방법을 의미합니다. 그런 기술을 익힌 사람을 도인道人이라 하죠. 아마 道人을 導引으로 잘못표기 하신 것으로 보입니다.

장량이 젓가락을 썼다는 것은, 유방이 밥을 먹으려 할 때 벌어진 이야기이기 때문입니다. 장량은 하나씩 이유를 들어 그 제안의 불가능함을 이야기합니다. 내용이 너무 길어 옮기기는 힘드니 <유후세가>를 참고하시길 권합니다. 장량의 설명을 다 듣고 유방은 입안의 음식을 뱉어버리고는 그 계책을 낸 인물을 욕했다 합니다.

사마천이 여태후의 잔혹한 이야기를 <사기>에 쓴 것에 대해서는 다양한 해석/상상이 있을 수 있을 것 같습니다. 제가 보기엔 인간사에 복수라는 행위가 갖는 특징적인 부분을 사마천은 <사기>에서 반복적으로 주목하는 것 같습니다. 이 인간의 잔혹한 모습은 어쩌면 아무런 허위를 갖지 않은 맨 얼굴일지 모르겠지요. 그런 맨 얼굴, 움직이는 정감을 담고 있는 것이 사마천의 <사기>가 가진 큰 매력이라고 생각합니다.

빠른 시간에 이렇게 충실한 후기를 남겨주셔서 감사드립니다.
다음 시간도 열심히 준비하겠습니다.

ruizpiccaso님의 댓글

ruizpic… 댓글의 댓글

<사기세가>를 다시 읽어봐야겠군요. 상세한 보충 설명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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