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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스크리트 금강경] 3강후기 +5
이강 / 2016-11-07 / 조회 2,56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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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녕하세요? 이번에 산스크리트 금강경 수업을 듣는 이강입니다. 지난주에 바쁜 일이 있어서 늦게 올렸습니다. 죄송합니다. 저는 절에 다닌 기간이 헛되진 않았는지 언어에 대해 지식이 없어도 조금 재미있는 점을 찾아 즐겁게 수업을 듣고 있습니다. 

 

불교를 종교로 갖게 되면 보통 처음에 반야심경이나 천수경은 배우긴 하는데, 와닿지 않아서 금강경을 한글로 읽기 시작했습니다. 현실에서 마음이 괴로운 일이 있을 때, 부처님이 맨발로 밥을 빌러 가서 단정하게 밥을 먹고 발을 씻고 앉는다는 모습을 묘사한 첫 부분이 마음에 울리는 부분이 있습니다. 부처님의 모습 자체만으로도 부처님의 마음이 얼마나 고요하고 정갈한지 어렴풋하게 느낄 수 있습니다. 평소 금강경에서 수보리와 부처님의 문답이 명료하지 않고 왜 복덕이나 보시 이야기를 반복하는지, 수보리가 어떤 점에서 겉모습을 중요하게 여기는 마음에서 벗어났는지, 부처님은 어떤 지점에서 수보리가 깨우친 것을 알게 되는지 명확하게 알지 못해 궁금함이 있었습니다. 

 

인도철학 VS. 불교철학/ 불교적 세계관 VS. 중국·한국 세계관 

 

2장은 수보리가 부처님의 일상 모습을 보고 감동을 느끼고, 어떻게 중생들이 깨달음에 접근하고 수행할 수 있는지 묻는 부분이 지난 시간에 우리가 배운 부분입니다. 스님은 인도의 문화 자체를 이해해야, 불교의 무아론이 인도문화에서 어떤 역할을 했는지 알 수 있다고 강의 하셨습니다. 인도문화도 불교와 같이 취한 상태에서 혼란을 벗어난 깨달음으로 이르는 것을 목표로 하는 공통점이 있지만, 인도의 아뜨만이라는 변하지 않는 실체 개념을 부정한다는 점에서 불교의 무아론은 인도의 전통적 세계관과 차이가 납니다. 그러나 한국문화와 중국문화는 인도적 세계관을 비교하면 아뜨만이라는 실체 개념에서 오는 차이보다는 중국 및 한국의 권선징악 문화와 인도의 선악공유의 세계관 차이가 크다고 설명하셨습니다. 

 

‘應云何住, 云何降伏其心’ 

 

한문으로 번역된 문장으로 이해되지 않거나 명확하게 알 수 없는 내용은 산스크리트어로 이해할 수 있다는 예로서 집중, 명상, 삼매를 구분하셨습니다. 스님이 강조하시다시피 산스크리트어는 글쓴이의 의도를 가장 잘 드러날 수 있는 문법의 언어라고 합니다. 산스크리트어 문법은 전혀 변하지 않고, 복합어를 끊어 읽기를 알려줄 스승을 만나면 그 조사나 단어 간의 관계를 통해, 글쓴이의 의도를 정확하게 파악할 수 있는 언어이기 때문입니다. 산스크리트어는 어원을 알면 그 뜻을 잘 구분할 수 있다고 합니다. 

 

번역에 관하여 

 

저는 수업을 들으며 조금 다른 내용들이 떠올랐는데요. 구마라즙 스님과 현장스님에 대한 비교를 들을 때 나온 번역에 관련해 생각난 내용입니다. 저는 산스크리트와 구마라즙의 한문 번역을 보면서 왜 이렇게 번역했을까를 헤아리거나 혹은 숨겨진 부분이 무엇인지 알아내는 과정이 또 하나의 수행이라고 생각합니다. 다른 언어를 번역하는 과정 자체에서 일어나는 화학작용은 어쩔 수 없는 일이기도 하고 아쉬운 일이기도 하지만, 또 한 편으로는 멋진 일이기도 하다는 생각을 합니다. 

 

예전에 [내 귀에 바벨피쉬]라는 서양 번역가의 책을 읽는 적이 있는데, 번역을 하게 되면 일어나는 일들에 관한 책입니다. 그 책에서 번역을 할 때 어떤 문화를 더 우월하게 여기는지에 따라 번역의 자세함 정도가 달라진다고 하는 내용을 본 적이 있습니다. 그처럼 번역하던 당시의 사회와 문화 그리고 번역하는 이의 개성까지 반영한다는 이야기일텐데요. 사람들이 끊임없이 원문을 찾고, 새로운 번역을 계속하는 과정은 이제껏 번역한 이들을 넘어서 글쓴이와 자기만 이해하는 고유한 것을 찾으려고 하는 것 같지만, 그러면서 동시에 그 이전에 번역을 했던 사람이 속한 문화, 말하고자 하는 바, 개성 또한 이해하게 한다고 짐작합니다.

댓글목록

이강님의 댓글

이강

안녕하세요? 이번에 산스크리트 금강경 수업을 듣는 이강입니다.
지난주에 바쁜 일이 있어서 늦게 올렸습니다. 죄송합니다.

저는 절에 다닌 기간이 헛되진 않았는지 언어에 대해 지식이 없어도 조금 재미있는 점을 찾아 즐겁게 수업을 듣고 있습니다.

불교를 종교로 갖게 되면 보통 처음에  반야심경이나 천수경은 배우긴 하는데, 와닿지 않아서 금강경을 한글로 읽기 시작했습니다.
현실에서 마음이 괴로운 일이 있을 때, 부처님이 맨발로 밥을 빌러 가서 단정하게 밥을 먹고 발을 씻고 앉는다는 모습을 묘사한 첫 부분을 읽으면 마음에 와닿는 부분이 있습니다. 부처님의 모습을 묘사만 해도 부처님의 마음이 얼마나 고요하고 정갈한지 어렴풋하게 느낄 수 있습니다. 평소 금강경을 읽으면 수보리와 부처님의 문답에서 왜 복덕이나 보시 이야기를 반복하는지, 수보리가 어떤 점에서 겉모습을 중요하게 여기는 마음에서 벗어났는지, 부처님은 어떤 지점에서 수보리가 깨우친 것을 알게 되는지 명확하게 알지 못해 궁금함이 있었습니다.


인도철학 VS. 불교철학/  불교적 세계관 VS. 중국·한국 세계관
 
2장은 수보리가 부처님의 일상 모습을 보고 감동을 느끼고, 어떻게 중생들이 깨달음에 접근하고 수행할 수 있는지 묻는 부분이 지난 시간에 우리가 배운 부분입니다.

스님은 인도의 문화 자체를 이해해야, 불교의 무아론이 인도문화에서 어떤 역할을 했는지 알 수 있다고 강의 하셨습니다. 인도문화도 불교와 같이 취한 상태에서 혼란을 벗어난 깨달음으로 이르는 것을 목표로 하는 공통점이 있지만, 인도의 아뜨만이라는 변하지 않는 실체 개념을 부정한다는 점에서 불교의 무아론은 인도의 전통적 세계관과 차이가 납니다. 그러나 한국문화와 중국문화는 인도적 세계관을 비교하면 아뜨만이라는 실체 개념에서 오는 차이보다는 중국 및 한국의 권선징악 문화와 인도의 선악공유의 세계관 차이가 크다고 설명하셨습니다.

‘應云何住, 云何降伏其心’

한문으로 번역된 문장으로 이해되지 않거나 명확하게 알 수 없는 내용은 산스크리트어로 이해할 수 있다는 예로서 집중, 명상, 삼매를 구분하셨습니다. 스님이 강조하시다시피 산스크리트어는 글쓴이의 의도를 가장 잘 드러날 수 있는 문법의 언어라고 합니다. 산스크리트어 문법은 전혀 변하지 않고, 복합어를 끊어 읽기를 알려줄 스승을 만나면 그 조사나 단어 간의 관계를 통해, 글쓴이의 의도를 정확하게 파악할 수 있는 언어이기 때문입니다. 산스크리트어는 어원을 알면 그 뜻을 잘 구분할 수 있다고 합니다.

번역에 관하여

저는 수업을 들으며 조금 다른 내용들이 떠올랐는데요.
구마라즙 스님과 현장스님에 대한 비교를 들을 때 나온 번역에 관련해 생각난 내용입니다. 저는 산스크리트와 구마라즙의 한문 번역을 보면서 왜 이렇게 번역했을까를 헤아리거나 혹은 숨겨진 부분이 무엇인지 알아내는 과정이 또 하나의 수행이라고 생각합니다.
다른 언어를 번역하는 과정 자체에서 일어나는 화학작용은 어쩔 수 없는 일이기도 하고 아쉬운 일이기도 하지만, 또 한 편으로는 멋진 일이기도 하다는 생각을 합니다.

예전에 [내 귀에 바벨피쉬]라는 서양 번역가의 책을 읽는 적이 있는데, 번역을 하게 되면 일어나는 일들에 관한 책입니다. 그 책에서 번역을 할 때 어떤 문화를 더 우월하게 여기는지에 따라 번역의 자세함 정도가 달라진다고 하는 내용을 본 적이 있습니다. 그처럼 번역하던 당시의 사회와 문화 그리고 번역하는 이의 개성까지 반영한다는 이야기일텐데요. 사람들이 끊임없이 원문을 찾고, 새로운 번역을 계속하는 과정은 이제껏 번역한 이들을 넘어서 글쓴이와 자기만 이해하는 고유한 것을 찾으려고 하는 것 같지만, 그러면서 동시에 그 이전에 번역을 했던 사람이 속한 문화, 말하고자 하는 바, 개성 또한 이해하게 한다고 짐작합니다.

(위에 후기를 올렸는데, 문단 구분이 어려워서 댓글로 다시 올렸습니다.)

나마스떼님의 댓글

나마스떼

강의 내용을 깔끔하게 정리해주셨네요! ^^ 감사합니다.
저도 이강 님처럼 한글 금강경을 훑어보다가 무슨 말인지 뜻을 알지 못해서 답답했었는데요,
그나마 수업 들으면서 대강의 뜻이나마 해독하고 있습니다. :)

저는 3강 수업 내용 중에서 '보살'과 '집중/명상/삼매' 각각의 의미 분석이 인상 깊었습니다.
일상에서 흔하게 쓰이는 용어지만 의미를 대충 뭉뚱그려서 이해하고 있었거든요.
의미 차이를 구분하니 무심하게 지나쳤던 문구들이 새롭게 읽히는 것 같습니다.
이래서 품이 들어도 산스끄리뜨를 배우나 봅니다 ㅎ

오라클님의 댓글

오라클

이강님의 댓글을 보고, 댓글에 따라 본문의 문단을 구분편집해 보았습니다.
좋은 공부를 많은 수강생들과 함께 나누고자 하는 생각에서 입니다. ^_^

이강님의 댓글

이강 댓글의 댓글

앗, 감사합니다. :-)

현진님의 댓글

현진

강의내용을 깔끔히 정리해주셨네요.
강의내용 정리보다 앞뒤로 적어놓으신 '혼잣말(?)'이 강사 입장에서 앞으로 강의에 더욱 큰 도움이 될 것 같습니다.
강의일정이 긴 것이었다면 제법 긴 시간을 할애하여 여러분들의 의견을 들어보고 싶었었는데
그 역할의 일정부분을 이강님께서 이번 후기로 해주신 것 같습니다.
글을 더보태시는 분들도 강의에 대한 이런저런 느낌을 들려주시면
여러분의 느낌이 선명해지는만큼 제 강의준비도 조금 더 알차지게 될 겁니다.
강의내용이 엉망이면 지금의 누구처럼 당장에 강석에서 하야시켜야 합니다. -_-
촛불집회까지는 필요 없을테고... 단지 강좌에 안 나오시는(결석...) 방법으로.
글피에 뵙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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