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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담론의 질서] 3강 후기 (0721) +4
선우 / 2018-07-23 / 조회 1,360 

본문

 푸코는 플라톤이 진실한 담론과 거짓된 담론을 나누는 어떤 특정한 분할을 확립했다고 말한다. 플라톤 이전, 기원전 6세기까지도 진실한 담론이란 우리(유럽인들)가 존중심을 갖거나 공포심을 갖는 것이었다. 진실한 담론은 우리를 지배하는 것이기에 우리는 복종해야 했다. 그것은 정당한 권리를 가진 사람에 의해 말해진 것이어야 했고, 정의를 말하고, 미래를 예언하는 역할을 했다. 사람들은 그 진실한 담론에 따라 각자 자기가 무엇을 해야 하는지 결정할 수 있었다. 그렇게 사람들은 진실한 담론에 귀속되어 자신들의 운명을 실현했다.


  기원전 5세기 플라톤에게 와서 담론은 더 이상 예전에 담론이 그랬던 것, 또는 행했던 것이 아니게 된다. “이제 담론은 자신이 말하는 것 안에 거주한다” 무슨 말일까? 예전에는 진실이 ‘언표행위’에 있었다. 그러나 이제 진실은 ‘언표 그 자체’로 이동한다. 진실은 언표의 의미, 형식, 대상, 자신의 지시체와 맺는 관계로 이동한다. 진실이 정당한 권리를 갖는 사람에 의해 선포되고, 그것이 듣는 사람으로 하여금 복종하게 한다면, 그 진실은 당연히 욕망의 대상이 되며, 권력의 수행과 연결된다. 나도 진실담론을 말하는 (정당한)사람이고 싶다. 사람들이 내 말에 복종하도록 하고 싶다. 그런데 진실이 언표 자체로 이동하자 더 이상 담론은 욕망이나 권력의 수행과 연결되지 않는다.(적어도 그렇게 보인다.) 언표 그 자체에 순수하게 객관적으로 진실이 있다고 한다. 그 언표를 추구하고 좇아가고 사랑하며 말하는 행위자, 진실의 의지를 갖고 있는 자가 숨어버렸다. 그래서 우리는 언표의 형식적 필연성이 가리고 있는 진실의 의지를 간과한다.

 

  니체를 따라 푸코 역시 드러내고자 하는 것은 그 숨어버린, 가려진 진실의 의지이다. “진실을 말하려는 이 의지 안에 존재하는, 진실 담론에서 작동하고 있는 것이 욕망과 권력이 아니면 도대체 무엇이란 말인가?”

 

  플라톤은 왜 자기 담론의 욕망과 권력을 부정했을까? 그것의 정치성을 왜 부정했을까? ‘진실’을 ‘보편’으로 제시하면서 왜 자신의 사적 욕망을 은폐했을까? 소피스트들을 추방하는 명백한 ‘정치 행위’를 왜 그렇지 않다고 말하는 것일까? 플라톤이 소피스트들을 추방한 이유, 그 과정을 좀 더 알고 싶다.

 

 

댓글목록

아라차님의 댓글

아라차

오 선우님 후기 감사합니다^^
지난 강의의 여운이 아직 남아있을 때 후기가 딱 올라오면 어찌나 반가운지 몰라요.
마지막 물음표들을 보며 쌤이 강의 때 말해준 여러 명언들이 떠오르네요.

대상화 안한다고 하는 소리는 인식론적 무지에 불과하다,
인생은 b(birth)와 d(death)사이의 c(choice)다,
선택하지 않는 것도 선택이다,
푸코의 세계는 모든 게 고유명사다,
현상이 이데아이고 이데아가 현상이다,
모든 위대한 한걸음은 진정성이 없는 것으로 보인다,
상대를 교정하려고 토론하는 게 아니다, 얼마나 다른지 알기 위해 하는 것,
자기하고 다르면 진실이 아닌가?
한 사람의 깊이는 자신이 이해하지 못하는 것을 대하는 태도에 달려 있다,
나는 체계성을 신뢰하는 정신을 신뢰하지 않는다,
도덕적 차이는 스타일의 차이일 뿐,
인생의 그 엄청난 일은 어떤 엄청난 일의 결과일 뿐,
자기가 외부로 설정한 정체성들이 자신의 정체성이다,
보편성은 절대 보편적이지 않고 오직 정치적이다,
....
이 외에도 많았던 것 같은데... 여기까지 ㅎㅎ

‘자기’가 말하는 것이 정의라고, 진실이라고 ‘자기’ 주장만 하는 사람들이
‘자기’ 세계에서 타인들을 꾸준히 추방하다가
결국 ‘자기만의 방’에 빠지게 되는 경우가 많죠.
문제는 거기가 ‘자기만의 방’인 줄을 끝까지 모른다는 것.
저는 매번 추방되는 자가 되겠어요! (뭐래;;;)

어쨌든 후기 감사합니다!
덕분에 강의 내용 다시 한번 상기하게 되네요.

연두님의 댓글

연두

으아, 지난 번 강의파일 아주 재밌어서 여러 번 듣고 있어요.
적어보고픈 명언들을 좀 더 보태보자면,

- '그건 누가 정했지?'라는 질문을 계속하면 된다. 그것이 철학이다.

- 푸코의 세계는 보통명사가 없는 세계, 오직 고유명사만 존재한다.
- 진리는 고유명사지 보통명사가 아니다. 플라톤이 발명한 개념. 영원-불변-진리의 계열.
- (순수하고 보편적인 진리를 이야기하는, 유체이탈 화법에 너무도 익숙한) 우리 모두는 박근혜다.
- 모든 담론은 사이좋게 멀쩡히 잘 살고 있는 사람들을 분할시킨다. 철학은 '당연'을 의심하고 새로운 분할을 설정한다.
- 피억압자들은 자신이 정의롭기 때문이 아니라 권력을 잡고 싶어서 권력을 잡고자 한다 - 니체의 '힘의의지'의 푸코 버전
- no one is innocent including god.
- 모든 보편성은 정치적이다.
- 언어는 동일자를 가정하고 세계에는, 존재는 차이밖에 없다.
- 플라톤주의는 악이 아니라 우리 사회의 조건, 그것을 포용해서 파괴한 것이 니체가 한 일.

타인을 감시하고 처벌을 행하는 자는 자기 자신도 똑같이 감시하고 처벌하기 때문에
푸코의 관심이 권력문제에서 자기형성, 곧 윤리로 옮겨가게 된다는 그의 연구의 맥락을 잡아주신 것도 좋았고요,

내부적으로는 필연적으로 보이는 질서체계들의 자의성에 대한 이야기를 하시면서,
야구에 베이스는 왜 4개지? 스트라이크는 3번이면 아웃인데, 볼은 왜 4개면 아웃이지? 3번이면 안 되나?
축구에 오프사이트는 왜 필요하지? 없에면 안 되나?
프랑스어 쓰기 때문에 영어의 관사 위치가 틀렸다고 말할 수 있는가?
한국어를 쓰는 자들이 중국어엔 시제가 없으므로 중국어가 한국어보다 열등하다 할 수 있는가?

singularity를 단독성, 특이성 대신 일회성으로 해석하고 싶다고 하신 것도 인상적이었네요.

삼월님의 댓글

삼월

플라톤이 소피스트들을 추방한 이유, 과정.
그 내용들이 최근 번역된 푸코의 강연록 <지식의 의지에 관한 강의>의 내용인 듯합니다.
제가 최근에 세미나에세 읽긴 했으나, 한 줄 요약을 할 수 없는 것을 보니 언제고 또 읽어야 할 듯합니다. ㅠㅠ
진리와 정의가 맺는 관계가 아주 길고, 복잡하고, 상세하게 정리되어 있으니 시간 되심 한 번 읽어보시지요.
저도 선우님이 던져준 문제의식을 따라 다시 한 번 책을 들춰봐야겠습니다.

올리비아님의 댓글

올리비아

푸코가 두강을 걸처 왜 소피스트들이 추방 댔는 잘 설명해 줬는데~
그래서 답변을 하려 했는데!! 아니 답변을 하고 싶었는데!

덕분에 책을 다시 들쳐보고 복습 했습니닷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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