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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7-06월강좌] 후기 - 노자와 장자, 삶을 가꾸는 두 가지 길 :: 0622(목) +4
주호 / 2017-06-26 / 조회 86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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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열강 중인 기픈옹달 님! 오른쪽부터 시계방향으로 오라클 님, 선정 님, 저, 유택 님, 홍기 님... 앗! 삼월 님이 빠졌다!)

 

7월에 시작하는 강좌 《장자莊子​》 광인의 우화​의 프리퀄 격인 오픈 강좌 '노자와 장자, 삶을 가꾸는 두 가지 길'​이 지난 목요일 늦은 7시에 있었습니다. 우리 공간은 물론 해방촌이 처음이라는(웰컴~웰컴~) 선정 님과 지난 사기 강좌 때 인연을 맺었던 홍기 님을 비롯해 여섯 명의 사람들이 모여 조촐하지만 알찬 시간을 보냈습니다. 

기픈옹달 님이 준비해오신 강의안 가득 한자가... (덜덜덜) 강사 님이 친절히 한음한음 읽고 해석해주셔서 다행이었습니다. 

"한자도 문자라고!"를 외치던 기픈옹달 님의 귀여운 투정(...)! 한자가 지구에서 가장 많은 사람들이 읽고 쓰는 문자라는 사실을 모르는 건 아니지만, 그래도 한자 앞에서만 서면 왜 이렇게 작아지는 걸까요 ☞☜

 

오픈 강좌의 주된 키워드는 #양생술 이었습니다. 

양생술... 저에게는 문학을 통해 조금은 익숙한 단어였는데 가만 강의를 듣고 있자니 제가 양생술에 대해 약간의 오해를 하고 있었더군요. 생각해보면 그게 저만의 오해는 아니지 않았나 싶습니다. 그리고 그런 오해에 일조한 것은 우리의 공교육... (이라고 말하면 안되겠죠?) 

제가 가지고 있었던 양생술은 영원히 사는 것? 또는 신선이 되는 것? 보통 노자나 장자를 떠올리면 우리가 머릿속에 떠올리는 장면이 있지 않나요? 아주 폭~삭~ 늙은 사람들이 구름 타고 자연 속에서 신선놀음하는 모습. 그리고 그것을 가능하게 하는 방법으로써의 양생술. 그런데 기픈옹달 님의 말에 따르면, 양생술은 그런게 아니라는 거죠. 

장자의 시대는 '전국', 즉 나라 여기저기서 전쟁이 끊이지 않았던 때였고 우리가 흔히 문학적인 수사정도로만 쓰이는 줄 알았던 "시체가 산을 이루가 피가 내를 이루었다"라는 말이 진짜 현실이었던 시기였습니다. 그렇기에 이때 장자가 말했던 양생이란, 전쟁이 난무하던 시대에 내 몸을 지키는 것, 그리하여 내게 주어진 수명을 다하는 것을 의미한다는 겁니다. 삶을 무한히 영원히 사는 방법이 아니라, 주어진 유한한 삶을 온전히 살다 가는 것이라는 의미의 양생술에 대한 해석이 저에게는 크게 와닿았습니다. 누군가 저의 귀에 "그러니까 양생술 좀 익히라규~"라고 속삭이는 듯한 느낌이랄까? 하핫.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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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푸코 영접 후 경청의 기술을 획득한 유택 님, 낮에는 회사 밤에는 공부-진정한 주경야독er 홍기 님, 카메라를 의식하고 포즈 연구중인 기픈옹달 님)

 

소를 잡는 백정인 포정의 우화 또한 재밌더군요. 포정이라는 백정이 소 잡는 것을 문혜군(왕? 귀족?)에게 보여주면서 양생의 방법을 알려준다는 건데 애초에 백정이 군주와 말을 섞는다는 것 자체도 말이 안되고, 소를 잡으면서 양생(生)​을 가르쳐준다는 것 자체가 아이러니 했습니다. 그 아이러니에 양생의 방법이 있는 것일까요? 

기픈옹달 님의 말에 따르면 <장자>에는 다른 동양고전과는 다르게 재밌는 우화들이 많이 등장한다고 합니다. 우리가 흔히 알고 있는 조삼모사도 <장자>에 등장한다고... (저는 몰랐어요ㅜ 저만 몰랐나요?) 

 

제가 유독 한자에 약하기도 하고(한자는 영어보다 더 무서워요ㅜ) 그래서인지 동양고전에 대한 문턱을 넘기가 참 어렵고 힘들었는데... 기픈옹달 님의 오픈 강좌를 듣고 다소나마 맘이 누그러졌습니다. 기픈옹달 님의 능력이기도 하겠지만, <장자>라는 텍스트 자체가 굉장히 매력이 있더라구요. 동양고전에서 이런 매력을 느끼게 될 줄이야... 7월에 시작하는 장자 강좌가 기다려지더군요. 주변에 열심히 홍보중(ㅋㅋㅋ)! 

 

평일 저녁이라 다소 부담스러울 수도 있는 시간이었을텐데, 자리해주신 분들 모두 감사하고... 무엇보다 좋은 강의 해주신 기픈옹달 님께 무한 감사 드립니다! 

 

 《장자》 광인의 우화 :: ​강좌신청  ​ http://www.experimentor.net/bbs/board.php?bo_table=b0201&wr_id=247

 

댓글목록

삼월님의 댓글

삼월

동양고전에 관심이 있었어도 살다보면 자연스레 한문이나 동양고전과는 멀어지게 되던데,
기픈옹달 덕에 장자나 동양고전에 대한 이야기를 종종 주워듣게 됩니다.
저는 기픈옹달이 해석하는 장자가 굉장히 매력있는 것 같아요.
제 안의 마이너함을 자극하는 무언가가 있달까요.
동양고전에서 기대하지 않은 '파격'적인 모습을 보게 되는 것 같아요.
주호님이 매력을 느낀 부분도 그런 지점일까요?
알차고, 열띤 시간이었습니다. 그만큼 알차고, 열띤 후기 남겨주어 감사합니다!

주호님의 댓글

주호 댓글의 댓글

기픈옹달 님이 가진 마이너함과 삼월 님과 저의 마이너 함이 교차하는 지점이 있는 건 아닐까요?
장자를 강의할 때 칼날같이 번뜩이던 기픈옹달 님의 눈빛(두둥)!!
'장자'가 매력있는 건지, '기픈옹달 님이 해석해주는 장자'가 매력있는 건지는 아직 잘 모르겠지만
한시간 반이라는 시간이 아깝지 않은 알찬 오픈 강좌였던 것 같아요.
파레지아 끝나고 다시 장자 반장이 되신 삼월 님의 앞날을 축복(?!)하며... 7월에 만나요~!

오라클님의 댓글

오라클

유쾌한 후기가 더운 날씨를 가볍게 하네요^^
오픈강좌를 들으니, 장자와 함께하는 자유로운 7월을 기대해도 좋을 듯 합니다!!

주호님의 댓글

주호 댓글의 댓글

유쾌하게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 오라클 님과 함께 하는 장자 강좌라면 더욱 즐겁지 않을까요? (좋지 아니한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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