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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마이너] 나경원의원님, 장애인특별전형은 그런 게 아닙니다 +1
/ 2016-03-29 / 조회 1,76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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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경원 의원님, '특수교육대상자 특별전형'은 그런 게 아닙니다
김형수 장애인학생지원네트워크 사무국장 인터뷰

"현명한 사람은 어디에 나뭇잎을 숨길까? 바로 숲 속이다. 하지만 숲이 없을 때는 어떻게 할까? 나뭇잎을 감추기 위해 숲을 가꾸는 거다. 끔찍한 범죄가 일어나서, 만약 어떤 사람이 시체를 숨겨야 한다면 그는 그것을 감추기 위해 시체들의 벌판을 만들 것이다."


채스터튼의 소설『브라운 신부의 결백』에 나오는 문장이다. 나뭇잎을 숨기기 위해 숲을 가꾸는 현명한 사람은 드물고, 잘못을 덮기 위해 더 큰 잘못을 저지르는 사람은 흔하다. 나경원 의원도 그 흔한 이야기를 쓰려는 걸까? 뉴스타파 보도 이후 나경원 의원은 지적장애인 딸의 ‘특혜’ 입학 의혹을 덮기 위해 장애인 특별전형 전체를 ‘특혜’ 전형으로 왜곡하고, 학점 ‘특혜’ 의혹을 덮기 위해 장애인 대학생들이 실력으로 딴 학점 모두를 ‘특혜’로 왜곡하고 있는 건 아닐까?


“‘제발, 그 입 다물라’고 말하고 싶네요.” 장애인 특별전형 시행 첫해 연세대학교에 입학했으며 졸업 후에도 ‘장애인학생지원네트워크’를 이끌고 있는 김형수 사무국장의 입에서 튀어나온 말이다. 이번 사건의 와중에 정작 나경원 의원의 딸 김모씨, 그리고 장애인 특별전형으로 대학에 들어갔거나, 졸업했거나, 준비 중인 장애인 청년들의 목소리는 들리지 않는다. ‘장애인 특별전형 자체를 없앤다고 하지는 않을까? 장애인 대학생들의 학점이 모두 절대평가로 의심받지는 않을까?’ 조마조마하며 숨죽이고 있는 걸까? 장애인 특별전형의 취지와 역사, 장애인 대학생들의 절망과 희망에 대해 누구보다 많이 생각한 김형수 씨를 만났다.


나경원 의원 딸의 성신여대 입학 부정 의혹을 다룬 뉴스파타 방송 화면 갈무리.

장애인 특별전형은 차별 해소를 위한 입시제도


- 나경원 의원은 자기 딸이 장애인 특별전형이라는 “정상적인 입시 절차를 거쳐 합격했다”고 주장했다. 이 특별전형의 취지와 역사에 대해 간략히 말해 달라.    


‘특수교육대상자 특별전형’이라는 이름으로 1995년부터 시행됐다. 물론, 교육받을 권리를 위한 장애인들의 피나는 노력과 투쟁의 산물이다. 그 전까지 장애인들은 대학의 권위를 추락시킨다는 이유로, 혹은 입학거부, 열악한 교육환경, 정당한 편의제공 미비 등의 문제로 대학교육에서 철저히 배제되었다. 그래서 그걸 보전해주는 실질적 평등조치의 일환으로 시행된 제도다. 장기적으로는 미국처럼 정원 내 ‘할당제’로 가는 것도 필요하지만, 지금은 대학이 이 제도를 적극 시행하고 혹시 모를 비장애인의 불이익을 막기 위해 ‘정원 외 모집’을 시행하고 있다.


- 나경원 의원도 이 제도를 소개하면서 ‘정원 외’ 모집임을 강조했다.   


비장애인과 경쟁하지 않고, “사회적 배려”일 뿐이라는 뉘앙스다. 장애인들이 차별받지 않고 대학교육을 받을 수 있는 환경이 조성되기까지 한시적으로, 특히 중증장애인들을 위해 ‘정원 외’ 모집이 필요하긴 하지만, 장기적으로는 정원 내 할당제로 가야한다. 정원 외로 무한정 모집할 수 있어서 대학 재정에 도움이 되므로 지방대와 전문대에 집중되는 현상이 발생했다. 이 특별전형으로 입학한 학생이 2015년에만 해도 807명이지만, 그중 절반 이상이 대구대, 나사렛대를 비롯한 사립대학에 몰려 있다. 또한, 장애학생이 많은 대학이 국립한국복지대다. 특성화 자체가 나쁜 건 아니지만, 장애학생들도 4년제 수도권 대학 가고 싶은 건 마찬가지고, 대학교육에서 장애인 차별을 해소한다는 취지에 부합하지 못하는 면이 있다.


- 수도권에 있는 4년제 대학에서의 장애인 특별전형 양상은 어떤가?
 

특별전형이 대학 평가 항목에서 배점이 크고, 교육 예산을 더 많이 지원받을 수 있어서  초기 실시한 서울대, 연세대 서강대, 이화여대 외에도, 2000년 이후에는 숙명여대, 고려대, 경희대 등 서울에 있는 4년제 대학들도 이 전형에 참여하고 있다. 그러나 최저학력기준, 수능점수 반영 등 엄격한 선발기준이 있기 때문에 이번과 같은 특혜 시비에서 자유로울 수 있었다.


- 해마다 800여 명의 장애학생이 대학에 들어가면 대학이 많이 변해야 할 것 같다. 이 제도가 특히 중증장애인들을 위한 것이라면 장애인 편의 시설이나 학습보조, 생활보조 등 갖춰야 할 게 많을 텐데. 


그래서 이 특별전형이 장애인 차별 해소에 큰 의미가 있는 것이다. 하지만 장애인 특별전형이 시행되고 난 이후에도 대학에서의 입학거부는 끊임없이 일어났고, 많은 장애인, 특히 중증장애인들이 교육 환경 미비로 학교 안에서 부상을 당하기도 하고, 자퇴를 하거나 휴학, 심지어 자살하는 사례까지 발생했다. 2001년에는 숭실대의 장애대학생 박지주씨가 학교를 상대로 학습권 침해에 관한 손해배상청구 소송까지 냈다. 그 이후 장애학생복지 평가 제도가 만들어지고, 편의증진법과 장애인차별금지법도 제정되었지만 아직까지 장애 차별 없는 대학을 위한 지원과 투자가 미비한 상황이다.  


- 이런 배경 속에서 성신여대의 장애인 특별전형을 보면, 2012학년도부터 시행했고, 모집학과는 사회복지학과와 현대실용음악학과(2013년부터 생활문화소비자학과 추가), 모집인원은 3명 이내(2015학년부터 5명 이내), 전형요소는 학생부 40% 면접 60%이다.


2012학년부터면, 매우 늦게 도입한 거다. 모집학과도 겨우 2개 학과에 모집인원도 3명 이내로 너무 적다. 급조했거나 생색만 낸 거다. 비슷한 규모의 숙명여대만 해도 거의 전체 학과에 걸쳐 총 10명을 모집한다. 대부분의 서울 4년제 중상위권 대학은 최저학력기준이 있거나 수능점수를 보는데 학생부 40%에 면접 60%란 것도 이상하다. 연세대는 장애인 특별전형에서 아예 면접을 없앴다.  법제처에서 장애인 차별이 될 수 있다는 유권해석을 내렸고, ‘저런 중증장애인이 수업 들을 수 있겠나?’ 하는 편견이 개입할 수도 있고, ‘자의적인 배려’가 개입될 여지도 많기 때문이다. 음대 같으면, 그냥 연주 녹음 카드 내고 자기소개서 보고 뽑는다.


발달장애인에게 맞는 ‘대학’교육을 논의해야


김형수 장애학생지원네트워크 사무국장- 나경원 의원의 딸 김모씨는 발달장애 3급이다. 발달장애, 학생들도 장애인 특별전형으로 많이 들어가나? 나경원 의원은 “올해에도 발달장애인 학생 두 명이 서울대학교 음악대학에 입학했다”고 말했다.


그건 비장애인과 경쟁 가능한 수능 점수나 실력을 보이는 장애 학생의 경우다. 아스퍼스 증후군이라고 자폐성 장애인 중 특정 영역에 특출한 재능을 보이는 친구들이 꽤 있다. 서울대에 입학한 발달장애학생들은 대학 입학 전에 이미 콩쿠르에서 입상한 경력이 있거나 실기시험에서 실력을 입증받은 경우다. 그런 소수의 엘리트 교육을 발달장애인 대학교육의 일반 모델로 삼을 수는 없다. 물론, 나경원 의원의 딸도 그럴 수 있다. 만약, 그런 케이스였다면 입학 당시 우리는 그 사실을 언론을 통해 대대적으로 접했을 거다. “나경원 의원 딸, 발달장애인 김모씨 음악에 특출한 재능! 성신여대 실용음악과 입학!” 정치인 나경원으로서든, 성신여대로서든 발달장애인의 음대 입학은 대단한 홍보거리일 테니까. 또한 성신여대가 입학 전형에 발달장애를 우선 고려하겠다고 합리적인 절차의 정당성을 확보했더라면, 나경원 의원 딸 사건은 본받아야 할 모범으로 남았을지도 모른다.


- 두 번째 반박 글에서 나경원 의원은 발달장애 3급인 “우리 아이에게 대학교육이 필요할까? 대학교육은 장애인만 선발하는 소위 특수학과가 있는 대학이 좋을까? 아니면 통합교육을 받을 수 있는 대학이 좋을까?” 라고 했다.


자기 모순적인 얘기다. 서울대 자폐성 장애 학생처럼 사회성 장애가 있어도 음악 실력이 출중하다면 당연히 대학교육이 필요하다. 한국예술종합대학 실용음악과에도 발달장애 학생이 여럿 있다. 그런데 교양수업은 문제가 생긴다. 연세대에도 작년에 자폐 학생 한 명이 형광등에 민감하게 반응해서 수업시간에 자꾸 불을 꺼달라며 도전행동을 한 적이 있다. 그래서 장애학생지원센터에 애기해서 이 친구를 자극하지 않는 LED로 다 바꿨다. 음악은 잘하는데 MR카드 못 챙길 수 있다. 음악은 잘하는데 면접에서 엄마 얘기 할 수 있다. 인지가 잘 안 돼서. 그런 건 정당한 편의제공이고 합리적 배려다. 음악 실력으로 경쟁하면 되니까.


그런데 나경원 의원은 “장애인만 선발하는 특수학과”에 보낼까 고민했다고 한다. 발달장애인 고등교육에 대한 세미나까지 한 국회의원이 “특수학과”라는 단어를 썼다는 것 자체가 어폐다. 대학에는 “통합교육”과 대립된 “특수학과” 자체가 없다. 아마 발달장애학생만 따로 교육하는 나사렛대학의 재활자립학과나 대구대의 K-PACE센터를 염두에 둔 말 같다. 그 대학들도 처음에는 다른 학생들과 발달장애 학생들을 통합해서 받았다. 그런데 감당이 안 됐다. 수업 시간에 막 돌아다니고, 수업을 못 따라가니까 우울증에 걸리고, 자살하는 친구도 나왔다. 안 되겠다 싶어 올 스톱 시켰다가 ‘학습장애’가 있는 학생을 위한 별도의 교육과정을 운영하게 된 거다. 그렇더라도 교양수업은 듣는다. 그것도 통합교육이다. 


- 특출한 재능은 없어도, 인지능력은 떨어져도, 나경원 의원 말마따나 또래 대학생들과 “점심이라도 같이 먹고”, “몇몇 착한 친구들과 연례행사처럼 영화라도 보러가고” 비장애친구들에게 “성실함”으로 감동도 주는 그런 대학생활을 경험하게 하려는 마음으로. 


그건 비장애학생들도 마찬가지 아닌가? 대학교육의 목적이 학문탐구, 전문인력 양성이기만 한가? 대학생활의 ‘낭만’, ‘사회성 향상’도 대학교육의 요소 중 하나다. 특히 발달장애 학생들에게 대학은 일종의 방어책으로, 자존감을 키워준다. 그래서 발달장애인의 ‘고등’ 교육이 아니라 ‘대학’ 교육에 대해 고민해야 한다. 대학교육에는 여러 가지 의미가 있으니까. 그런 경험적 필요로 대학을 보내는 발달장애인 부모들이 꽤 있었다. 한창 유행했다가 최근에는 다시 평생교육 개념으로 바뀌고 있다. 비장애인 학생들과 경쟁하는 건 의미가 없고, 공부보다는 사회적 경험이 중요하다면, 발달장애학생에 맞는 커리큘럼을 만들어야 한다. 왜 입학할 때는 특별히 ‘배려’해 줘 놓고 들어와서는 비장애학생들과 경쟁시키나?


우리가 원하는 건 지원과 투자, 동정어린 학점이 아니다


- 그래서 배려해주려고 학점을 변경해 줬다고 한다. 뉴스타파에서 제기한 두 번째 의혹이 바로 그 점이다. 장애대학생들 학점은 절대평가인가?


어처구니없는 얘기다. 그럼 비장애인과 동등하게 경쟁하고 싶어 하는 (발달)장애인은 어떻게 할 건가? 실력으로 학점 받고 싶어 하는 지체장애, 뇌병변, 시청각 장애 대학생들은 어떻게 할 건가? 비장애 학생들과 실력으로 경쟁해서 좋은 학점 받아 취직한 장애인들은 뭐가 되나? 모든 발달장애대학생이, 모든 장애대학생이 나경원 의원의 딸이 아니다. 그들은 지난 20년간 비장애인과 경쟁시켜 달라고, 정당한 편의시설 갖추고, 합당한 지원 체계 마련해서 비장애인들과 경쟁하게 해달라고 요구해 왔는데, 성신여대는 합리적 절차도, 사회적 합의 과정도 없이 학과장이 자의적으로 판단해서 장애학생에게 불쌍하다고 절대평가로 학점을 줬다. 그게 당연하다고 하면, 어쩌자는 건가?


- 이병우 교수가 “이런 예우는 김양뿐이 아닌 모든 특별전형으로 들어온 학생들에게 동일하게 적용되고 있다.”고 해명했다. 2012년 이후 성신여대에 들어온 장애학생 중 발달장애인은 나경원 의원의 딸 김모씨가 유일무이하다. 그럼 지체장애인이나 시청각 장애인에게도 절대평가로 성적을 줬다는 얘긴데 이게 말이 되나?


말이 안 된다. 대학에서 절대평가 자체가 이미 어렵다. 수작업으로 변경했다고 하는데 결국 (상대평가로 점수를 받은) 다른 학생이 피해를 본 것이다. 장애학생들에게 어떤 근거와 기준으로 학점을 줬다는 건지, 비장애대학생들은 그걸 알고나 있는지, 그걸 납득시킨 과정이 있었는지 당최 알 수가 없다. 물론, 이 특별전형이 처음 시행됐을 때만 해도 많은 대학이 편의시설도 안 만들고 지원체계도 없이 그냥 학점이랑 장학금으로 때우려 했다. 경사로 만들어 달라고 요구하면 “응, 우리가 업어줄게” 하고, 강의실 문이 좁아 휠체어 못 들어간다고 하면 “응, 수업 안 들어와도 학점 줄게” 하면서. 그런 학점이 무슨 의미가 있나? 요즘 비장애 대학생들이 학점에 얼마나 민감한데 그걸 용납하겠나?


설사 봐준다 해도 나중에 그런 장애학생과 공부한 비장애인들이 장애인 대졸자의 학점을 인정해 주겠나? ‘저 친구들이 휠체어를 타고 다녀도, 혹은 사회성은 떨어져도, 인지능력은 좀 떨어져도 실력은 있어. 같이 일할 만해’ 라는 생각을 갖게 하는 게 장애인 특별전형의 목적인데, 나경원이 20년의 시간을 거꾸로 돌려놨다.

1996년 장애인대학생 교육권 확보를 위한 서명운동 모습.

- 지적, 자폐성 장애 학생들은 수업과정에서 어떻게 지원해야 하나?


장애학생의 특성을 합리적으로 배려할 수 있는 행정지원, 인적지원을 해야 한다. 장애학생의 경우 졸업연한이나 재수강 제한 규정을 없어서 수업을 반복해서 듣고 온전한 학점을 딸 수 있다. 한예종처럼 발달장애인의 특성을 잘 아는 전문가를 따로 고용해서 붙여줄 수도 있다. 김모씨의 경우 ‘화성법’과 ‘콘서트 프로덕션’ 과목이 문제가 됐는데, 이런 경우 대체과목을 만들어 줄 수 있다. 시험지에 답 대신 “교수님, 강의가 너무 어려워서 뭐라고 써야 할지 몰라서 죄송합니다” 라고 쓰게 하지 말고. 대체과목이나 대체과제를 부여해서 그걸 수행하면 어떤 학점을 주겠다는 평가계획을 세우고, 그런 근거를 가지고 비장애학생들을 설득해야 했다.
 

- 그런 지원을 전담하는 학내 기구가 있지 않나?


‘장애인 등에 관한 특수교육법’ 시행령에 따라 장애학생을 지원하는 전담기구로 장애학생지원센터를 두게 되어 있다. 소수를 위한 과잉투자라는 반발 여론에 휘둘리지 않을 권력이 필요하기 때문에 총장 직속으로 두는 곳도 있다. 물론, 전담 인원도 두지 않고, 유명무실한 곳도 있지만. 이번 사안만 해도 사실 장애학생지원센터가 나서서 해명해야 한다. 정상적으로 돌아간다면, 장애학생들 모아 간담회를 열어서 절대평가가 필요한지 어떤지 의견을 모으고 총장 승인 하에 근거를 갖고 입학처나 수업과에 요구했어야 한다. 왜 실용음악학과 학과장이 나서나?


- 나경원 의원은 “우리 아이가 좋은 성적을 받으면 그 성적을 가지고 대기업에 취직이라도 할 수 있을까? 대학 졸업장이 우리 아이에게 어떤 의미가 있을까?”, “솔직히 내 심정으로는 F학점을 맞아서라도 학교를 오래 다니게 하고 싶은 거다”라고 했다.


그럼 애초에 비장애인과 경쟁시키지 말아야 한다. 발달장애인의 특성에 맞는 교육커리큘럼이 있는 대학에 보내거나, 중상위권 대학에서 그렇게 좋아하는 ‘통합교육’을 받게 하고 싶다면 성신여대로 하여금 발달장애인을 위한 커리큘럼과 지원체계를 만들라고 요구했어야 한다.


철없는 딸아이가 아무리 “엄마, 장애인 학생은 학점을 따로 주는데 교수님이 그걸 모르시는 게 아닐까?”라고 해도 “얘야, 나사렛대학이나 대구대학이면 몰라도, 너는 비장애인과 함께 경쟁하는 거라서 억울하겠지만 안 돼. 대신 너는 이 학교에서 비장애 친구들과 함께 어울리잖니. 대신 학습 도우미를 붙여 달라고, 대체 과제를 내달라고 엄마가 부탁해 볼게” 라고 했어야 한다. 그런 거 하나도 안 하고, 비장애대학생들 사이에 덩그마니 던져 놓고는 중간 기말 백지 내고서 장애인이니까 학점 올려 달라는 게 도대체 뭐냐.


성신여대도 문제다. “미안하다. 아직 우리가 잘 몰라서 그랬다”고 하면 될 걸, 모든 장애대학생들을 그렇게 “예우”한다고 하면, 당당히 실력으로 경쟁해서 좋은 대학 들어가 좋은 학점 받아 좋은 직장 얻고 싶은 다른 (발달)장애인들은 뭐가 되나? 불쌍한 사람 안 되려고 20년 동안 학점 대신 지원과 투자를 요구해온 우리는 뭐가 되나? 대학이 특수학급을 운영하는 초중고 학교의 수준도 되지 않는다. 제발 그 입 좀 다물라고 하고 싶다.

 

댓글목록

선우님의 댓글

선우

아, 그렇군요. 잘 읽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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