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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방온지곤지 :: 《공자전》
기픈옹달 / 2016-04-06 / 조회 1,0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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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방지기 일을 하디 보니 어떤 책이 나왔는지 눈여겨보게 됩니다. 물론 그 많은 신간을 다 훑어보지 못하고, 책방에 들여놓을 수는 더욱 없지만요. 그래서 직접 서점의 신간코너에 가기 보다는 새책을 소개하는 사람들의 글을 살피곤 합니다. 그러다 오늘 아침 누군가 신간을 소개하는 글에서 어떤 제목에 눈이 멈추었습니다. 사진으로만 남을 뿐 정작 그 사람은 언급조차 안 했지만...

 

책의 제목은 <공자전>입니다. 제목에 눈이 멈춘 건, 공자라는 인물을 이야기하는 책이라는 점에서 저의 흥미를 끌었던 까닭이 큽니다. 나아가 공자'전'이라는 제목을 쉽게 볼 수 있지 않기 때문이기도 하죠. 공자 정도의 크기가 되는 인물의 전기를 쓰기엔 적지 않은 내공이 필요합니다. 결코 쉽게 붙일 수 있는 제목이 아니지요. 아마 책을 찾아본 것은 '감히(?!)' 저 제목을 붙인 사람이 누구인지 알고 싶어서였을 겁니다.

 

찾아보니 부제가 이렇습니다. '반체제 인사의 리더에서 성인이 되기까지 우리가 몰랐던 공자 이야기' 흥미가 사라지는 제목입니다. 아무래도 '리더'라는 말에 무언가 걸렸던 탓입니다. 그러나 저자를 보고는 무릎을 칠 수밖에 없었습니다. '시라카와 시즈카', 일본의 유명한 학자의 책이었습니다. 혹시나 하는 마음에 책 소개를 보았더니 그의 '공자전孔子傳'이 번역되어 나온 것이었습니다. 이 책이 더욱 반가웠던 것은 한참 전에 다른 제목으로 번역되었다 절판되었던 까닭입니다.

 

 

본디 한길사에서 《사람의 마음을 움직여 세상을 바꾸리라》는 제목으로 출간되었습니다. 그러다 어떤 이유에서인지 더는 책이 나오지 않더군요. 좋은 책이니 계속 찍어낼 만도 한데 그만 책을 구하기 힘들어져 버렸습니다. 물론 저는 한 권 가지고 있었습니다만, 이사하는 통에 한쪽 구석에 내버려두었던 책 위로 그만 고양이가 오줌을 싸놓았지 않았겠습니까!! 중고라도 새로 깨끗한 책을 구해야겠다고 마음만 먹고 오랜 시간이 지난 차였습니다. 새로 책이 나왔다니 반가울 수밖에요.

개인적으로 <논어>와 공자를 공부하면서 크게 영향을 받은 책을 꼽으라면 H.G. 크릴의 <공자-인간과 신화>와 이 책을 꼽겠습니다. 새로운 시각을 선물해주었던 아주 고마운 책입니다. 시라카와 시즈카는 공자가 무녀의 자식이었을 것이라는 도발적인 주장을 펼칩니다. 그런가 하면 그가 세상을 떠돌았던 것은 바로 노나라의 정권을 잡고 있던 귀족 가문에 대항하다 실패했기 때문이라고 주장하지요. 기존의 입장에서 보기에는 받아들이기 힘든 내용이었습니다. 성인 공자를 무당의 자식이라니요. 게다가 큰 뜻을 품고 천하를 주유했던 공자를 내쫓긴 사람으로 설명하다니요. 그의 주장에 따르는 여부와 상관없이 그는 새로운 공자의 모습을 매우 성실하게 추적하고 있다는 점에서 참고해야 할 사람임은 틀림없습니다.

다행히 역자가 바뀌지는 않았습니다. 다만 다른 분이 역자로 함께 참여했네요. 새로 나온 번역이니 이전보다야 좋을 것입니다. 책의 만듦새가 어떤지는 직접 받아보아야 알겠지만 꽤 훌륭한 책이 틀림없으니 관심 있으신 분은 한번 구해보시기를 권합니다. 물론 이웃한 책방 온지곤지를 통해 주문해주시는 것도 환영합니다. ^__^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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