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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리in소리] 인권 위의 도덕 +6
소리 / 2016-07-26 / 조회 2,165 

본문

인권 위의 도덕  -넥슨 사태에 관하여

 

 

최근 넥슨 사태가 일어났다. 이 사건으로 얼마나 많은 일이 동시다발적으로 일어났는지 모른다. 게임계와 웹툰계에까지 영향을 미쳤다.

 

 먼저 이 글의 중심 화제가 될 넥슨사태에 대해 설명해야 할 것 같다. 이 일은 18일에 김자연 성우가 작년 메갈리아에서 페이스북 페이지와 관련된 소송을 위한 펀딩으로 팔았던 티셔츠를 트위터에 올렸기 때문에 촉발된 사건이다. 그리고 이 티셔츠에는 “Girls do not need a prince”라는 문구가 적혀있었다.

 

 먼저 이 티셔츠를 펀딩한 이유는 페이스북의 편파적 반응 때문이었다. 페이스북에는 수 년간 존속해온 김치녀 페이지가 있다. 이 페이지는 미소지니 페이지로서, “김치년을 이렇게 때려 죽이고 싶다”라는 글과 함께 여성을 때리고 피가 흐르는 그림을 함께 게재해왔다. 이런 류의 글과 그림, 영상들을 게재해오는 페이지였다. 이에 반대하며 여초 사이트와 메갈리아에서 김치녀 페이지 신고 운동을 벌였으나 몇 주가 지나도 “김치녀 페이지”는 삭제되지 않았다. 메갈리아 외에도 여성혐오적 단체들의 발언에는 제재를 가하지 않지만, 페미니즘적 목소리에는 제재와 검열이 들어오고 있다. 신기한 것은 “김치녀~”란 글은 제재되지 않지만, “김치남~”이란 글은 제재가 들어온다.
 이에 반발하여 메갈리아는 페이스북에 메갈리아2라는 페이지를 만들었다. 그러나 그 페이지는 일주일 만에 삭제되었다. 신고와 혐오발언 때문이라고 한다. 그래서 메갈리아3이 다시 만들어졌다. 그리고 똑같이 일주일이 되기도 전에 삭제되었다. 메갈리아4가 만들어지고 이들이 법적 대응 의사를 밝히자 더 이상 페이지가 삭제되지 않았다. 그리고 법적 대응을 위한 소송기금 마련운동으로 티셔츠 펀딩이 시작되었다. 그리고 만약 돈이 남으면 여성폭력 피해자를 위해 쓰기로 했다고 한다.

 

 이러한 사연을 가진 티셔츠를 입은 김자연 성우를 향해, 이 ‘부도덕한’ 사이트의 티셔츠에 대한 해명을 요구했다. 김자연 성우는 이에 대한 말들이 오가는 와중에 “메갈리아에 대해서는 전에 트윗타래로도 한 번 썼습니다. 회원으로 활동한 적은 없어도 간간히 리트윗으로 넘어오는 글들을 보았고, 미소지니에 대응하는 웹사이트라고 생각하고 있습니다. 그곳에 대해 딱히 나쁜 인상을 갖고 있진 않아요.”라는 트윗을 남겼다. 그리고 그것이 문제가 되어 비난받게 되었다. 감히 “절대 악인 메갈리아”(댓글에 심심치 않게 보이는 실제 있는 말이다.)에서 파는 티를 입고도, 그들을 옹호하는 듯한 발언을 남겼다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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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문제의 티셔츠 사진 트윗) 

 

 여기서부터 논란이 붉어졌고, 넥슨 측은 김자연 성우가 녹음 작업한 ‘클로져스’라는 게임의 신규 캐릭터 “티나”의 목소리를 지우고 성우를 교체했다. 논란이 일어 난지 하루만인 19일에 이뤄진 일이다.  

 

 이 불공정한 처사에 많은 수의 웹툰 작가들과 트위터 유저들이 김자연 성우 지지 발언을 남겼다. 그러자 많은 남성 커뮤니티에서는 “살생부”라고 부르는 보이콧 목록을 정리하면서 지지 성명을 남긴 웹툰 작가들을 모았다. 그리고 해당 웹툰에 가서 만화와 상관없는 내용의 비난의 악플들을 올려 선점하고 별점 테러를 했고, 웹툰 작가들이 소속된 거대 만화 사이트인 레진코믹스의 탈퇴운동을 했으며, 작가의 트윗으로 끊임없는 해명을 요구했다. 그리고 좌익을 주장하는 오늘의 유머(오유) 사이트에서부터 “예스컷 운동”이 시작되어 퍼졌다. 이것은 정방통위의 규제에 반대한 “노우컷 운동”에서 착안한 것으로, 창작의 자유는 규제되어야 한다는 것이 이들의 기조 논리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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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런 와중에 네이버 월요 웝툰의 부동의 1위의 인기를 차지하고 있는 <신의 탑>이라는 만화의 어시스트가 23일에 sns에 글을 올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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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 글은 곧바로 논란이 됐고, 사과를 요구하는 비난이 빗발쳤다. 그리고 이 어시스트는 24일에 사과글을 <신의 탑>만화 팬카페에 올렸다. 그녀는 메갈리아를 한 적이 없다고 밝혔음에도 “메갈”이라고 딱지 붙여졌다. 그리고 해당 어시스트 일을 그만두었다. 

 

 그리고 워마드에서 판교 넥슨 본사 앞에서 넥슨을 규탄하는 시위를 22일, 25일 이틀에 걸쳐 열었다. 김자연 성우 일뿐만 아니라, 넥슨에서 만든 게임이 문제가 크기 때문이다. 먼저서든어택 2의 문제가 된 것은 성 상품화 된 캐릭터이다. 서든어택2에는 신규추가 된 2명의 여성 캐릭터가 문제가 되었다. 다음의 사진은 일명 “갈고리 가슴”이라 불리는 캐릭터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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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 외에도 주로 총으로 싸우는(칼과 수류탄도 사용한다.) 서든어택이란 게임에서 나오는 신규 여성 캐릭터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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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게임은 성인을 대상으로 하는 게임이 아니다. 만 14세 이상이면 누구나 즐길 수 있는 게임이다. 현재 이 캐릭터들은 여혐 논란으로 인해, 넥슨 측에서 삭제하겠다고 밝혔다.

 

 그리고 또 논란이 되는 넥슨의 게임은 클로져스이다. 김자연 성우가 녹음한 “티나”가 등장하는 그 게임이다. 여기서 논란이 되는 캐릭터는 13세로 나오는 “레비아”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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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클로져스란 게임에서 13살로 설정된 “레비아”는 과도한 노출된 옷을 입고 길들여지는 존재로 그려진다. 손목과 목에 수갑을 차고서는 당신을 위한 도구가 되겠다고 한다. 맨 아래의 내용은 의문이 더욱 커진다. 대체 누군가를 위해 과자를 먹는 사람도 있는가? 무슨 과자이길래 해냈다며 다 먹은걸 자랑스러워하는지도 의문이다. 마치 여성에 대한 남성의 성적 판타지가 가득 투영된 야동 혹은 일본의 마이너한 야한 망가에서 오럴섹스 후 사정한 정액을 먹는 인물에게서나 나올 법한 대사들이다. 성인 여성이 이런 차림에 이런 대사를 해도 문제가 될텐데 이것을 13살의 미성년 여아가 하고 있다는 것이다!

 

 이런 내용을 문제로 시위에서는 김자연 성우의 목소리를 다시 도입할 것과, 13세 여아의 성 상품화에 대해 비판하는 목소리를 냈다. 그러나 건물 안에서 끊임없이 몰카를 찍어대는 남성들이 시위 여성들의 사진을 찍어 사이트에 올려놓고 외모품평을 시작했다. 이에 시위에 참성한 시위자들은 33도가 넘는 더위에 마스크와 선캡, 썬글라스와 수건 등으로 얼굴을 가리고 시위를 했다. 몰래 사진을 찍는 남성들을 같이 찍는 대포 카메라를 든 시위자들이 있었지만 시위 내내 몰카를 찍는 사람들은 사진을 찍어 사이트에 올렸다.
 그러나 이들을 지지하는 지지자들은 시위대를 위해 원두 커피와 오렌지주스를 마실 수 있는 커피트럭을 보내고, 드라이아이스와 물을 포함한 음료수, 아이스크림과 과자, 치킨과 피자, 벌레약과 돗자리, 양산과 부채, 쿨팩과 쿨토시, 종량제 봉투와 썬크림 등등의 후원품을 보냈다. 그리고 종량제 봉투에 담아 쓰레기를 모아두고 물청소까지 했다.
 그렇지만 최근 이들의 시위가 문제로 지적되고 있다. 시위에서 음식을 먹고 하는 것이 일베와 다르지 않다는 것이다. 또한 이들의 시위에서 사용한 “1층에서 애 재우고, 윗층에서 애 벗기냐”라는 구호 등이 이번 시위와 상관없는 아이들까지 언급하기에 옳지 못하다는 것이다. 또한 “도토리유치원: 아빠 나도 13살 되면 벗길거야?”라는 피켓도 문제가 되고 있다. 넥슨 분당 사옥 1층에 있는 사내 유치원 ‘도토리소풍넥슨어린이집’을 두고 말 한 것들이다. “레비아” 같은 캐릭터를 만드는 넥슨의 행위가 정말 아이들과 아무런 상관이 없는지 의문이다. 이런 식으로 넥슨 시위와 관련된 기사는 몇몇 빼고는 거의 다 이런 도덕적으로 깎아 내리는 내용이다.

 

 여기서 내가 주목하고 싶은 점은 이 남성들이 요구하는 사상검증과 도덕에 대한 것이다.

 김자연 성우나 <신의 탑>어시스트의 경우처럼 페미니즘적 티를 입거나 발언을 하면, 그러니까 페미니스트임을 티내면 실제 메갈을 하지 않았다고 밝혔음에도 불구하고 “메갈”로 낙인 찍힌다. 그리고 직장에서 짤리거나 제 발로 나가야만 한다. 각 커뮤니티에서 욕을 먹고, 직장을 잃어야 할만큼 “메갈”은 나쁜 것인가?

 

 그렇다면 메갈은 왜 나쁜가? 남성 측의 발언은 굉장하다고 느껴질 만큼 일관된다. ‘미러링처럼 혐오에 혐오로 똑같이 대응하는 것은 나쁘다.’, ‘메갈이나 일베나 똑같은 애들’이며, “진정한 페미니즘이 아니라 가짜 페미니즘”이라는 것이다. (사실상 메갈리아는 사이트는 존속하나 예전에 그 기능을 상실해, 지금은 존재하지 않는 것과 다름없다. 지금은 레디즘, 워마드 등으로 분화해 활동한다고 한다. 그러나 미러링을 사용하는 이들을 여전히 메갈이라고 부르기에 편의상 메갈이라고 칭해보자.)

 

 즉, 메갈은 도덕적이지 않다는 것이다. 이들은 일베의 말투를 사용하고, 한국의 남성들을 “한남충”이라고 부르며, 남성 성기 비하 용어인 “6.9 실잦”이란 말을 사용한다. 각종 욕설은 물론, “내 애비는 한남충이다”라는 말을 하며, 심지어는 “나는 창녀다”라는 말을 하기도 한다. 그렇다. 이들은 표현을 보면 전혀 도덕적이지 않다. 그렇지만 그들이 단순히 도덕적인 표현을 쓰지 않는다고 해서 단순히 미친것들로 치부하기엔 너무 많은 것을 담고 있다. 간단한 예를 들어보자. 한 여자가 한 남자에게 지속적으로 돌로 맞고 있었다. 그래서 그 여자가 참다참다 못해 그 돌이랑 비슷한 돌로 때렸다. 그러자 이 남자는 이 여자가 자신을 때렸기 때문에 비도덕적이라고 그만 때리라고 말한다. 이 여자는 “너가 때렸으니 똑같이 때리는거다, 너가 그만 때리면 나도 그만 때리겠다.”라고 말했다. 이 상황을 어떻게 생각하는가?
 예시의 이 여자가 남성들이 말하는 “메갈”이다. 사실 이들은 그 남성이 휘두르는 짱돌보다 훨씬 더 작은 돌맹이를 사용하고 있긴 하다. 어쨌든 이들은 김치녀, 보슬아치, 원정녀 등등의 낙인적 언어들을 변형시켜 새로운 낙인의 범주인 김치남’과 같은 단어를 생산했다. ‘한남충, 김치남’이란 단어의 일반화의 폭력을 보여줌으로써 ‘김치녀’라는 말의 폭력성을 드러내는 것이다. 용어뿐만 아니라, 여동생 강간 인증 글, 여성 몰카와 같은 컨텍스트(이야기) 범주에서도 동일한 방식으로 작용한다. 남성들이 타인에게 낙인적 이름을 붙여 분류하고 범주화한 방식에 문제의식이 없던 상태에서, 그 화살이 자신에게 돌아올 때의 경험을 통해 그것의 폭력성을 깨닫게 해주는 방식이기 때문이다. 이것은 남성혐오가 아닌 거울효과, 즉 미러링이다.
 
 또한 나는 이렇게도 질문 하고 싶다. 메갈은 왜 도덕적이어야 하는가? 이들은 왜 ‘진짜’ 페미니즘이 아닌가? 그리고 그 ‘진짜’ 페미니즘은 어떤 모습인가?
 여성혐오는 여성이라는 틀에 여성이 벗어나려고 할 때 가해지는 다양한 시선과 폭력들을 말한다. 가부장제를 존속시키기 위해 구분되어 사용되는 여성의 종류는 성녀와 창녀/ 어머니와 창녀/ 개념녀와 김치녀 프레임으로 나눠진다. 이 프레임들은 여성에게는 자신의 행동을 구체적으로 규격화하는 일종의 가이드라인이며, 남성에게는 여성을 판단하는 기준이 된다. 이 모든 것을 여성혐오라 부른다. 더 자세히 윤김지영의 정의에 의하면, 여성의 신체성에 대한 비하나 멸시부터 특정 여성을 숭앙하는 승인범주-‘개념녀와 여신’-와 특정 여성을 폄하하는 낙인범주-‘김치녀와 된장녀’-를 양산하는 것, 지나치게 적극적이고 능력 있는 여성 앞에서 압도당하는 듯한 불안감, 여성의 발언권을 무시하는 것, 여성의 열등성을 강화하는 논리 등을 아우르는 매우 스펙트럼이 넓은 감정이자 실질적 억압기제를 뜻한다.

 

 가부장제 하의 헤테로 남성성은 이 여성혐오의 틀에서 벗어나고 싶다고 소리치는 페미니즘에게 말한다. ‘너희는 도덕적이어야 한다’고. 다수의 권력자가 소수자들에게 도덕적이라고 요구하는 것이다. 나는 묻고 싶다. 남성 중심주의 사회는, 가부장제가 팽배해 있는 지금의 이 사회는 도덕적인가? 왜 도덕이 소수자의 몫이 되어야 하는가? 한국의 페미니즘의 역사를 살펴보면 참 온화했다고 생각한다. 부디 여성혐오를 멈춰달라고 도덕적으로 말해왔다. 그러나 현재의 한국에는 여전히 여성혐오가 만연하며 그것은 점점 더 심해지는 추세이다. 강간과 살해는 날이 갈수록 높아져간다. 이들은 지속적으로 요구했다. 영국의 참정권 운동인 서프러제트처럼 돌을 던지며 공공기관을 부수지도 않았고, 남성을 때리지도 않았다. 서프러제트도 처음부터 폭력시위를 한 것은 아니다. 부디 여성에게도 참정권을 달라고 요구했다. 그러나 이들의 목소리에 폭력 말고는 사회는 답하지 않았다. 이들에게 남은 최후의 수단은 폭력이었다. 서프러제트 운동도 폭력과 테러를 했으니 비도덕적이라고 말 할 수 있겠다. 그러나 이들이 비도덕적인 방법을 사용하지 않았다면 여성 참정권을 얻을 수 있었을까? 이들이 온화한 방식으로 계속 요구했어도 참정권을 얻을 수 있었을까? 아니라고 생각한다. 그들은 제도적으로 할 수 있는 모든 방법을 다했지만, 당대 사회로부터 ‘남자로부터 사랑받지 못해서 발광하는 미친 추녀들’이라고 신문에 보도되었고, 감금당하거나 직장에서 해고되었으며 사회적으로 매장당했다.


 나는 동일한 시선을 소위 “메갈”로 불리는 이들의 활동에 던진다. 이들은 도덕적이지 않다. 자신들에게 조금도 도덕적이지 않았던 사회 속에서 도덕적인 방식으로는 도저히 남성과 동일한 여성인권을 획득 할 수 없다고 판단했다고 생각한다. 이들의 언어는 비도덕적이다. 그러나 이들의 행위는 제도적으로 소외된 소수자로서 마지막으로 할 수 있는 유일한 수단으로써의 폭력을 선택했다. 이들은 도덕적이지 않다. 스스로도 그렇게 말하고 있는 것으로 안다. 이들이 행하는 미러링도 상대에게 상처주기 때문에 도덕적이지 않다. 그러나 그 미러링의 원본인 여성혐오적 사회는 도덕적인가? “메갈”이 도덕적이지 않기 때문에 그들의 행위 안에 포함된 의미까지 악한 것으로 취급해도 되는 것은 아니다. 이들은 도덕적이지 않은 사회를 그대로 비춰주기 때문에 비도덕적일 수밖에 없다.


 게다가 이들에게 가해지는 행동의 제재는 “메갈이나 일베나”라는 말이 성립될 수 없게 만든다. 일베를 하기 때문에 여자친구와 헤어졌다는 얘기는 들어봤다. 그러나 일베를 한다고 직장에서 해고되거나 직접 일을 그만둬야만 했다는 말을 들어본 적이 없다. 일베로 의심받던 많은 기자는 지금도 기사를 잘 쓰고 있다. 그러나 메갈을 하지 않는 다고 말했지만, 거기에서 파는 티셔츠를 입었기 때문에 자신의 작업이 지워진 경험을 한 사람은 있다. 메갈을 하지 않는다고 말했지만, 메갈을 옹호하는 듯한 발언을 했기 때문에 어시스트 일을 그만둬야 했다는 사람도 있다.


 사회는 정말 “메갈이나 일베나” 똑같이 취급하는 것이 맞는가? 심지어 메갈을 하지 않았으며, 메갈을 옹호하는 발언을 한 사람에게 “메갈”이라는 낙인을 찍고 매장하는 것이 과연 동일한 잣대로 이들을 판단하고 취급하는 것이 맞는가? 심지어 이들은 동일하지 않다. 
 일베와 소위 “메갈”로 지칭되는 넥슨 시위에서의 여성들은 둘 다 시위를 하며 햄버거를 먹고 음료수를 먹고 피자를 먹었다고 해서 이들이 같은가? 일베가 세월호 시위를 하는 소수자들을 향한 조롱과 멸시를 폭식 시위를 통해 표현한 혐오의 표현이었다면, 넥슨 시위에서의 여성들은 조롱과 멸시의 의도도 없었을 뿐만 아니라, 넥슨이라는 대기업에 요구하는 소수자들로서 9시간에 걸친 지속적인 시위를 위한 행동이다.
 
 “메갈”과 여성들에 대한 도덕적 요구는 부당하다. 도덕적이지 않기 때문에 소수자들인 이들의 요구자체가 비난 받는 것도 부당하다. 페미니즘이 도덕적일 이유도 없다. 페미니즘적 언행에 “메갈”이라는 낙인을 찍고 이들의 입을 막으려는 행동은 “김치녀”를 부르짖던 행동과 다르지 않다. 그들이 도덕적이지 않기 때문에 비난하고 싶다면, 이 미러링을 통해 비춰지는 원본의 세상이 먼저 비난받아야 마땅하다. 도덕은 인권보다 더 높은 곳에 존재 할 수 없다. 인간이 먼저이다.

 

 

 

 

P.S. 봊
​ 자지의 줄임말인 "조ㅈ"은 등록이 안되는데 보지의 줄임말인 "봊"은 등록이 되네요. ^^ 왜 일까요?

남성성기 비하 단어라서? 그럼 봊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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댓글목록

소리님의 댓글

소리

우리 실험자 사이트에 "ㅈㅗㅈ"이란 단어는 금지 단어라 등록이 안됐네요.ㅋㅋㅋ여기에도 검열이 있었을 줄이야...
ㅋㅋㅋ사진 캡쳐 했는데 댓글에도 사진첨부가 가능하면 좋으련만.
그래서 "잦"으로 수정했습니다^^

삼월님의 댓글

삼월

검열은 불법 성인사이트 광고 때문일 것 같아요. ㅠㅠ
그런데 애매한 부분이 있군요. 흐음.

그리고 잘 읽었습니다.
오랜만에 속시원한 소리님표 글! ㅎㅎ
지난번 푸코-파레지아 때 소리님 에세이 읽고, 다수가 소수자에게 요구하는 도덕성의 문제를 고민하게 됐지요.
드라마 속 가난한 여주인공은 예쁘면서 착해야 하고, 소년소녀가장이나 장애인, 성소수자도 착해야 합니다.
사회의 다수에게 인정받고, 동정도 받고, 도움도 받으려면요.
편견과 역경 속에서 살아가고, 비난받는 건 일상이고, 심지어 생명도 위협받는데,
도덕성까지 요구하는 일이 어떻게 당연한 일이 되는지 깨닫고 나니 이렇게 섬뜩할 수 없는데 말이지요.
다시 한번 떠올리고, 고민할 거리를 던져주어 고맙습니다.
지속적으로 계속 활동해주세요.
앞으로 올라올 글도 기다릴게요~~

유택님의 댓글

유택

핸드폰으로 눈 부릅뜨고 소리님 글 읽으면서 다시금 예전 소리님의 파레지아-푸코 에세이가 생각나네요. 요즘 이런 일이 있었는지 모르고 있었는데 너무 잘 읽었습니다. 어쩜 이리 똑소리 나게 글을 잘 쓰는지요! 여전히 성을 둘러싼 이 모든것들. 요즘 프로이트/푸코 세미나도 성이지요. 나 또한 생의 주제가 성이고. 이 사건을 정리하고 마음 쓰느라 소리님 심신이 그토록 지쳤던거군요.. 어여 힘내서 프로이트 발제 준비하셔요 양이 너무 많아요 ㅎㅎㅎ 그리고 힘들겠지만 지속적인 소리님의 강렬하게 온몸으로 쓴 글! 항상 기다릴게요 ~~ ^__^

쿠카라차님의 댓글

쿠카라차

소중한 '정보' 소중한 '사유' 감사한다.

유택님의 댓글

유택

http://www.hani.co.kr/arti/society/women/754513.html
정희진샘이 지난주 토요일판 한겨레에서  메갈리아와 여성혐오에 대해 멋지고 통쾌하게 글 한 편 쓰셨네요. 읽을분들은 다  읽으셨겠지만 혹시나 싶어서... 종이 신문으로 보면 훨씬 잘 읽히는데 모니터로 읽기엔 좀..  이러나 저러나 정희진샘 파레지아 강의 섭외 진행 해보겠다고 큰소리 치던 삼월과 라라는 왜 어찌 아무말이 없을까.. 그냥 말뿐이었던가... ㅠㅠ

소리님의 댓글

소리 댓글의 댓글

좋은 글 감사합니다! 정희진샘의 파레지아 열리면 좋겠다!!! 근데 걱정이긴 하네요, 파레지아 형식의 강의로 섭외가 가능할런지.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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