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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벌 회장 성매매와 슈나미티즘 +9
케테르 / 2016-08-05 / 조회 6,935 

본문

 

모 재벌회장의 스토리가 표면적으로는 성매매와 섹슈얼 스토리로 보이지만 자세히 들여다보면 슈나미티즘적 요소가 내포되었다고 볼 수 있다. 슈나미티즘(shunammitism)은 나이든 노인이 젊은 여자를 품음으로 건강과 원기회복과 장수를 꾀하는 양생법이다. 슈나미티즘은 성경에서 유래한 용어이다. 이스라엘의 왕 다윗이 노쇠해지자 나이 어린 수넴(shunam) 여자 아비삭을 침상에서 품고 몸을 따스하게 한 데서 파생되었다(열왕기상 1:1-4). 아비삭은 절세미녀였다. 다윗이 그녀를 품고 잠을 잤지만 성교는 하지 않았다고 기록함으로써 다윗의 도덕성을 보호하고 의료적 행위임을 말한다.

 

슈나미티즘의 뿌리는 고대이며, 동서양을 막론하고 행하여졌다. 고대 로마, 근대의 프랑스 등에서도 그러한 습속이 전해져 온다고 한다. 특히 중국의 전통 의술과 방중술에는 그러한 전통이 진하게 남아 있고 중국의 황제들은 나이 들면 동녀를 취하였다. 우리나라 본초강목에서도 동남동녀와 ...동침하여 그 기운을 흡취하는 양생법을 기록하고 있고 실제로 일제시대까지 노부모에게 효도하는 방법으로 동남동녀를 물색하여 동침시키는 풍속이 있었다고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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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럼 슈나미티즘은 단순히 건강과 장수를 위한 양생술에 불과할까? 아니다.

먼저 동녀동남을 품을 수 있는 자는 황제나 군주나 엄청난 갑부였다는 점에서 슈나미티즘은 정치경제적 차원을 내포한다. 이는 군주의 행위이다. 역사적으로 전제군주 시대의 습속인 것이다. 절대권력을 가지거나 거금을 제공하지 않고는 꽃다운 처녀와 동녀를 침상에 안정적으로 들일 수 없는 것이다. 나이가 들어 육체적 거세를 당한 자가 정치적 경제적 팔루스를 동원하여 신체적 팔루스를 되찾으려 하는 것이다. 즉 슈나미티즘는 이를 향유하는 팔루스(Phallus)를 전제로 한다. 슈나미티스트가 될 수 있다는 것은 군주가 되었다는 증거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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또한 슈나미티즘은 욕망의 행위이다. 이 욕망은 성적 욕망보다 더 근원적이다. 그것은 삶에의 욕망이다. 죽음을 지연시키려는 회춘 의식으로서의 슈나미티즘에는 사랑도 순수한 정서도 없다, 인격적 교류나 상대방과의 만남과 대화도 없다. 오로지 내가 살기 위해서 더 건강해지기 위해 어리고 예쁘고 기가 가득한 여체를 도구로 사용하는 것이다. 발기는 아직 나는 살아있다, , 더 살 수 있다는 증거이자 보증이 된다. 즉 슈나미티즘은 욕망기계로서의 인간의 근원적 충동으로서 살고자 하는 욕망의 행위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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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리고 슈나미티즘은 다분히 성적인 행위이다. 동녀는 단지 나이 어린 여자가 아니라 미녀를 선택함으로써 군주의 욕망을 자극하였다. 특히 그 방법은 옷을 벗고 동녀를 안고 동침을 하며, 대개 성적인 행위들을 수반한다. 즉 몸을 어루만지고 몸을 자극함으로써 원기의 발기를 추구하기 때문이다. 특히 슈나미티즘의 핵심은 성교를 하더라도 사정을 하지 않는다는 점이다. 동양의술의 믿음은 발기는 곧 생명력의 충만이요 방사는 곧 생명력의 단축을 의미한다. 즉 기를 충전하되 장수를 위해 방사하지 않아야 한다는 것이 핵심이다. 지나치게 약하여지면 그냥 누워서 잠만 자지만 대개 성적 충동이 자극되면 강력한 의지와 통제력이 없이는 방사로 나아간다. 궁극적으로 방사 여부를 떠나 이는 성적 행위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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근본적으로 슈나미티즘은 흡혈적 속성을 지니고 있다. 자신의 건강과 장수를 위해 젊은 동녀들의 삶을 송두리째 앗아가는 것이다. 아주 드물게 후궁이나 첩으로서의 지위가 주어지기도 하였지만 근본적으로 한 여인의 인격과 삶을 송두리째 앗아간다. 약간의 흡기를 위해 타자의 몸과 인격과 삶을 수탈하는 것이다. 군주의 경우에는 권력으로, 귀족이나 양반의 경우에는 여종을, 갑부의 경우에는 돈으로 여자를 포획하였다. 이는 고상한 형식을 지닌 거래이자 노예계약이자 성매매인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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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날 전형적인 슈나미티즘의 사례를 찾기란 그리 쉽지 않을 것이다. 그러나 변형된 슈나미티즘이 수많은 남성들과 노인네들과 현대판 황제와 군주들에 의해 공공연히 또는 은밀히 행하여지고 있다. 사랑해!가 아니라 너 오늘 수고했다!를 말하는 그 관계는 실로 비극이며, 맘몬의 힘으로 육체적 팔루스를 일으키고 확인하고 기뻐하는 장면은 참으로 희극이다. 참으로 웃기는, 역설적이고 풍자적인 희극 말이다. 



댓글목록

오라클님의 댓글

오라클

슈나미티즘(shunammitism)이라는 개념을 중심으로 동서양을 보는 점이 흥미롭네요^^*
특히 마지막 문장은 이글이 시사비평으로서뿐만 아니라, 텍스트를 읽는 즐거움을 줍니다.

"사랑해!가 아니라 너 오늘 수고했다!를 말하는 그 관계는 실로 비극이며,
맘몬의 힘으로 육체적 팔루스를 일으키고 확인하고 기뻐하는 장면은 참으로 희극이다"

케테르님의 댓글

케테르

ㅇㅎㅎㅎ 오라클님, 시사비평이라니 급 당황입니다. 제가 오래전 도가에 대해 공부할 때 방중술에 대해 공부한 적이 있어서요 ~~ ^^ 여튼 늘 행복하시길 빕니다요 ^^**

아침님의 댓글

아침

뉴스타파에서 나오는 영상을 보고
비극적 희극이라고 생각했는데
이유를 이제야 알게됬네요.
글 재미있게 읽었어요.^^

케테르님의 댓글

케테르 댓글의 댓글

아 넵 비극적 희극 ~~ 멋지네요
시공백 세미나 한번만 얼굴 보이시고 안 보이셔서 ㅠㅠ
감사합니다. 좋은 하루 되세요 ^^

희음님의 댓글

희음

흡혈로서의 성적 행위가 있고, 그 뒤에는 군주의 권력과 자본이 있는 셈이네요.
네 피에 대한 적합한 값을 치렀으니 나는 자유로울 수 있어, 라고 말할 수 있게 하는 것이
그들의 지위와 돈이라는 점이, 참 씁쓸하네요.
그 피로 할 수 있는 것이 고작 발기 정도라니, 또 한 번 씁쓸하고요.

뜬금 없이, 그리고 하나마나 한 질문이지만, 동녀만 있고 왜 동남은 없었는가, 묻고 싶어요.ㅎㅎ

케테르님의 댓글

케테르 댓글의 댓글

아 ~~ 여황제나 남편없는 귀부인이 동남 혹은 젊은 남자를 취하기도 했지요. ^^ 음양의 원리에 따라 ..여성이므로 제한이 많았겠지요. 그래서 주로 잠만 잔 듯.. 남근성이 있는 젊은 넘과 즐기려는 경우를 제외하고는.

좀 다른 경우지만 손주를 안고 잠자는 것은 심리적으로 같은 맥락이지요.

소리님의 댓글

소리 댓글의 댓글

그 피로 할 수 있는 것이 고작 발기 정도라니에서 뿜었습니다.ㅋㅋㅋㅋ 그러게요..후..피가 아깝...

중국의 최초이자 유일한 여황제 측천무후의 경우에는 자신의 권력을 과시하기 위해, 60,70이 넘어서도 젊고 잘생긴 남자들을 동남으로 썼다는 얘기가 있습니다. 굉장한 정력가였다고..!
그 외에 케테르님 말씀처럼 귀부인들도 드물지만 그런 경우가 있었고요. 청나라의 황녀들의 경우에는 환관들을 암암리에 침실로 불렀다는 얘기가 있습니다. ㅎㅎ
그래도 역사적으로 남성들처럼 적극적으로 행할 수 없었죠..

케테르님의 댓글

케테르 댓글의 댓글

중국 역사와 사료에 대해 해박하신듯 하네요 ^^ 감사합니다. 측천의 잠자리까지 아시고 ~~~.
그런데 동남 경우에는 보통 동양은 11세 이전, 서양은 13세 이전이었다는 자료를 본 적 있구요,
측천의 젊은 남자들은 동남이라기보다 젊고 힘센 도구였던거로 보이네요 ~~
존 정보 감사합니다. ^^

소리님의 댓글

소리

조선의 동녀-처녀막 먹기, 여아와 잠자리하기 등-얘기는 알고 있었는데,
슈나미타즘이란 용어와 외국에서도 같은 목적을 지닌 비슷한 사례가 있다는 것은 처음 알았습니다.
흡혈귀, 드라큘라가 괜히 나온 것이 아니네요. 글 잘 읽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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