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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리in소리] 페도공화국 (1) +2
소리 / 2016-08-23 / 조회 9,4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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페도공화국 (1)

 

 페도필리아(pedophilia), 즉 소아성애증은 문학적 용어로는 롤리타 콤플렉스라고도 불린다. 성인이 아닌 연령의 사람에 대한 성적 도착을 소아성애라고 부르며, 그 대상은 0세부터 청소년 시기의 아이들까지 해당된다. 대상은 여아 남아의 구분이 없지만, 주로 여아에 많이 나타난다.

 

 소아성애자들은 자신들의 행동을 “취향, 성지향”이라는 단어로 손쉽게 포장한다. 단순히 페티쉬(도착), 혹은 동성애와 같은 문제로 취급해야한다는 것이다. 그러나 이것은 명백히 틀린 말이다. 이 말에는 ‘취향과 성지향’으로써의 소아성애를 인정하고, 성관계까지도 인정해 달라는 메시지를 내포하고 있기 때문이다.

 

 소아의 몸이 섹슈얼리티적일 수는 있다. 아니, 이미 현대사회에서 소아의 몸은 영역에 속해 있다. 그러나 소아에 대한 성적 대상화와 그에 대한 판타지가 재생산 되는 것, 그리고 나아가 소아와의 성관계를 허용하는 것은 다른 문제이다. 왜냐하면 소아는 성관계의 의미와 욕망의 구조를 인지하고 있지 못하기 때문이다. 설령 소아가 성관계에 동의했다고 해도, 소아-성인 간의 비대칭적인 권력관계에서 소아는 책임의 주체가 될 수 없기 때문에 그것은 성폭력이다. 즉, 소아에게는 성적 자기결정권이 없다. 성적 자기결정권을 지니지 못한 소아가 타인의 관음증적이고도, 욕망적인 시선에 내던져지는 것은 폭력 그 이상도 이하도 아니다. 
 현재도 많이 보이고 있는 소아성애를 옹호하는 사람들의 주장처럼, <롤리타>의 험버트는 그토록 ‘롤리타가 자신을 유혹’했다고 항변하는 것이다. ‘저 아이가 나를 유혹했으니, 나는 책임이 없다’는 말을 하고 싶은 것이다. “유혹하는 자는 험버트가 아니라, 롤리타!”라는 치졸한 항변은 후에 소개할 많은 롤리타 찬양에서도 계속된다.
 
 소아를 대상으로 한 성범죄는 날이 갈수록 증가하고 있다. 실제로 아동들이 성범죄의 표적이 되고 있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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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그러나 사람들은 흔히 소아성애의 경향이 극히 일부의 사람들에게서만 나타나는 현상이라고 생각한다. 그러나 우리는 프로이트가 열어놓은 섹슈얼리티의 무한한 가능성에 대해서 다시금 환기해야 한다. 우리 모두는 (어린시절)한때, 어머니와 아버지를 욕망하는 근친상간자이며, 동성애자이며, 성도착증자이란 말을 말이다. 즉, 소위 “정상적인 섹슈얼리티” 안에도 근친상간적 욕망, 동성애적 욕망과 도착적 욕망(페티쉬), 그리고 수간과 시간에 대한 욕망까지도 들어있을 수 있다는 것이다. 그리고 그 안에 소아성애적 요소가 없다고 장담할 수 있을까?


 우리는 섹슈얼리티 담론의 지형이 바뀐 세상에서 살고 있다. 그렇기 때문에 우리는 소아성애적인에 더욱 민감해야만 한다. 악은 평범한 얼굴을 하고 있기 때문이다. 소아성애가 소수의 일부 미치광이 변태들의 욕망이 아니며, 그것은 의외로 평범한 우리들 사이에서 촉발될 수 있는 무엇이라는 것을 늘 염두해야만 하는 이유이다. 소아성애적 코드에 무뎌지지 않아야 한다. 단순히 취향과 성적 지향으로 치부하는 순간, 어린 아이들이 피해자가 되기 때문이다.
 당연한 말을 한 번 더 하자면, 동성애와 성도착과 달리 소아성애는 소아와 성인 간에 형성되는 비대칭적 권력관계에서 오는 폭력성을 내포한다. 따라서 평등한 두 주체 간의 성애로 볼 수 없는 폭력성이 내재된 관계이다. 그렇기에 범죄가 될 수밖에 없다.

 
 그러나 2016년의 한국은 페도공화국이라고 불러도 무방할 정도로 소아성애적 요소들이 대중매체에 차고 넘친다. 여자 아이돌의 컨셉, 화장, 패션, 화보, 게임, 만화, 성인용품, 일상생활 등등 사실 어디서부터 손대야 할지 난감해질 정도로 소아성애적 요소들이 장려되고 판매된다. 이번 화에서는 전형적인 소아성애적 클리셰를 중점적으로 다룰 것이다.

 

주의! 미리 경고하지만, 자극적이고 혐오스러운 사진이 일부 첨부 되어 있다. 최대한 수위가 낮은 것을 첨부했지만 그럼에도 마음의 준비를 하고 사진을 보길 바란다.

 

 본격적으로 전형적인 소아성애적 요소들(클리셰들)을 알아보자. 소설 <롤리타>와 영화 <롤리타>에서 사용하는 전형적인 요소부터, 일본을 거쳐 한국화된 요소까지 다양하다. 일단 가장 전형적인 소품부터 살펴보자. 니삭스, 교복, 부르마(일본 체육복) 등등의 전형적인 소품들, 멍한 표정, W모양의 다리, 팔 다리가 절단된 듯한 포즈, 과도하게 복숭아색 혹은 핑크색이 화장 등이 대표적이다. 그저 교복이고, 체육복인데 뭐가 문제냐는 항변이 항상 나온다. 다음 사진들은 위의 소품들로 자칭 “소녀 컨셉”으로 찍은 인스타그램 작가(?)의 화보와 야동의 표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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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앞의 사진들이 단순히 예쁜 교복을 입은 소녀 사진이 될 수 없음을 뒤의 사진이 증명하고 있다. 실제 일본의 야동에서 쓰이고 있는 “컨셉”이기 때문이다. 단순히 교복과 체육복(부르마)을 입은 소녀가 아닌, 성적 대상화와 미성년자 학생에 대한 성적 판타지를 조장하는 장치가 되는 것이다. 심지어 일본의 부르마와 세라복 문화에 그것에 향수가 있는 세대도 아닌 한국의 2~40대가 집요하고도 집착적으로 이것들에 대해 이루어내는 성적 대상화는 의문스럽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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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 사진은 걸그룹 Fx의 설리 화보사진이다. 인터넷에서 최근 논란이 많이 된 사진이다. 멍한 표정, 순진한 듯한 눈빛, 복숭아 빛 화장, 마치 팔과 다리가 없는 듯 한 혹은 시체스러운 포즈들은 전형적으로 소비되는 소아성애의 클리셰이다.
 이러한 시체스러운 사진은 아이유도 많다. 그 중 유명한 사진 하나를 소개하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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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의도적으로 젖고 흐트러진 머리칼, 순진해보이는 눈과 멍한 표정, 벌어진 입, 화면 프레임에서 잘린 다리와 팔, 상상의 여지를 남기는 왼손의 위치, 흰 옷, 누운 자세 등등. 성관계를 암시하는 듯한 여러 장치들과 어린 아이같은 모습 등, 너무도 전형적으로 소비되는 소아성애의 클리셰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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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 그림은 “아사나기”라고 불리는 유명한 동인지 작가가 그린 살아있는 오나홀(남성용 자위기구)이다. 이들을 ‘육변기’라고도 부른다. 보통 여자(혹은 소아)의 팔 다리를 절단하고, 실명과 실청시키고 혀를 자른다. 그리고 오럴섹스에 용이하게 하기 위해 치아를 뽑고 잇몸을 부드럽게 만드는 시술을 한다. 용변을 만들지 않기 위해 수액만 먹이며 성노예로 만든 존재이다. 아사나기는 여성에게 “배빵”을 놓거나, 강간당하며 눈에 하트를 그리는 것의 시초로 알려져 있다. 사지가 절단된 여성을 성적 욕구의 대상으로 하는 사육 만화를 ‘료나물’로 분류한다. '료나'는 남이 괴로워하는거 보며 성적쾌락을 느끼는걸 뜻한다. 한국 남성들은 아사나기에 God를 합성해, "갓사나기"로도 부른다. 여성의 신체를 ‘살아있는 오나홀’이라는 극단적인 성적 대상화는 일부 남성들의 행태라고 하기엔 너무 널리 퍼져있다. 그리고 이러한 만화들에 접근하기도 너무도 쉽다. ‘살아있는 오나홀’의 주제는 성적대상화와 결합된 아동성애에서도 계속적으로 변주되는 주제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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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체애호와 소아성애 그리고 극단적인 성적대상화가 합쳐진 료나물은 소아성애의 한 종류이다. 성인에 대한 사지절단과 강간, 사육도 이루어지기도 한다. ‘쿠지락스’라는 필명으로 성인 남성이 어린 여자아이를 무참하게 다루는 소아성애만을 따로 다룬 장르도 있다. 피해자 소녀와 그 가족이 겪는 정신붕괴와 트라우마까지 상세히 다루는 만화이다. 


 이러첨 소아성애가 하나의 문화로 끊임없이 재생되는 환경 속에서, 소화전을 보고 아사나기의 만화를 떠올리는 것은 너무도 당연하다. 그리고 이 연상은 교복을 입고, 부르마를 입고 혹은 요술공주 드레스를 입고 설리와 아이유 같은 포즈를 취하는 이미지들이 넘치는 현실과 맞닿는다. 

 

 롤리타를 흉내 내는 설리와 아이유, 그리고 아사나기의 만화의 “살아있는 오나홀(육변기)”까지의 연관성은 너무도 명백하다. 그리고 그 연상의 고리들은 너무도 자연스럽기까지 하다. 육변기는 극단적인 하나의 예일지도 모른다. 그러나 이 극단적인 “육변기”를 통해 롤리타를 바라보는 시선들의 욕망이 폭로된다.
 첫 째, 자신에게 종속 될 만큼, 반항할 수 없을 만큼 육체적/정신적으로 수동적일 것. 둘째, 순수한 처녀일 것. 셋 째, 남성에 의해서만 성적으로 쾌감을 느낄 것, 즉 성적으로 정복당할 것. 그리고 마지막으로 자신을 먼저 유혹할 것이다. 이것이 롤리타를 소비하는 험버트들의 심리이다. 이 심리는 소아에게만 해당하는 것이 아니라 성인 여성에게까지 연장되어 요구된다. 이 부분은 2편에서 더 다양한 소아성애의 예들과 함께 다루도록 하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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댓글목록

소리님의 댓글

소리

다음 2편은 지금의 1편보다는 시각적 충격이 덜 할 겁니다. (아마도)
괴기한 현실을 담다보니, 괴기한 사진들을 담은 괴기한 글이 되었습니다.
현실에서 이 만화들이 일본에서보다 한국에서 유명하다는 것이 자료조사를 하며 느낀 제일 큰 충격이었습니다.
외면하고 싶지만 외면할 수 없는, 이미 있는 현실이라는 사실을 인지하는 것이 먼저라고 생각했습니다.
착찹한 마음으로 글을 올립니다.

유택님의 댓글

유택

글과 사진에 아침부터 깜짝 놀랬습니다. 소아성애...  소아성애는 아니었지만, 성인 여자를 납치해 팔다리를 자르고 <머리와 몸통>만 남겨두고 같이 살아가는 어느 남자의 이야기가 있었는데 영화 제목이 기억이 안 나네요. 음.. 정말 끔찍한 영화였거든요. 페도공화국 2탄 기다리고 있을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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