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방촌 '철든책방'엔 노홍철씨의 '철'이 진짜 담겨 있을까요?

: 노홍철씨의 책방이 진짜로 '동네책방'일까요? 그리고 또 그가 명명한대로 이른바 '철든 책방'일까요??

[2016-0906 용산신문] 정리=김정기 기자  http://www.yongsannews.kr/news/view?no=451​

장석관 (용산녹색당원)

동네책방은 서적유통의 대규모 자본화에 따라 과거에 흔하던 지역 소규모 서점이 사라지고 나자 이에 대한 반작용으로 최근에서야 나타난 하나의 현상이자 흐름이라고 볼 수 있습니다. 동네책방은 위치한 소재지의 특성과 각 책방이 추구하고자 하는 지향이 결합해서 돈벌이 보다는 지역융화적 문화적 개성이 강합니다. 한마디로 돈벌이와는 전혀 상관이 없다고 할 수는 없겠지만 돈을 벌자고 벌이는 일은 분명 아니라고 할 수 있습니다. 

그렇다면 노홍철씨의 책방은 과연 이런 흐름이나 경향성에 부합하고 있는 걸까요? 그의 책방이 들어선 해방촌은 '젠트리피케이션(gentrification)'으로 몸살을 앓고 있는 서울의 부동산 상황에서 비교적 요즘에서야 각광(?)을 받게 된 이른바 '뜨는 곳' 중 하나 입니다. 동네주민들이 전하는 바에 따르면 노홍철씨가 6억대에 매입한 책방 건물은 벌써 십몇억대로 호가되어서 시세차익을 두 배 정도나 볼 수 있다고 합니다. 거기에 스타마케팅이 더해져 책방을 연 날이면 사람들의 관심과 발길이 북적대고 있습니다. 돈이 되는 걸 넘어서 대박(?!)이라고도 볼 수 있겠습니다. 

그러면 그의 책방을 먼저 들어와서 가난하지만 열정적으로 또 특색있는 지향으로 소박하고 예쁜 서점들을 만들어가고 있는 주변의 동업자들은 어떻게 보고 있을까요? 거두절미하고 주변 서점들 한테 그의 책방 출현은 가히 공포의 대상이라고 해도 과언이 아닐듯 합니다. 자본과 인지도가 결합한, 동네책방이 아닌 마케팅 상품으로써의 그의 책방은 대중의 관심과 발길을 블랙홀처럼 빨아들이게 될 것이고, 사실 더 큰 문제는 지가와 임대료의 상승을 빠르게 부추겨 동네책방들의 존립마저 위태롭게 만들어 가고 있는 것입니다. 

현실이 이런 상황이라면 그의 책방은 동네책방이 또 철든책방이 맞는 걸까요? 노홍철씨가 정말 대박 돈벌이가 아닌 동네책방이고 철든책방을 진정으로 원한다면, 주변의 '진짜' 동네책방들과 진심 소통하면서 공생의 길을 즉시 모색해야 합니다. 그때서야 비로소 그의 책방은 철든 동네책방이기를 시작하게 되지 않을까 생각합니다.

PS. '그런데요. 해방촌 시장통에 위치한 그의 철든책방엘 들어가 보기란 해방촌에 살고 있는 저도 정말 쉽지가 않습니다.  방송스케줄이 없는 날에만 문을 연다고 알려진 그의 책방 철문에는 요며칠새 수도계량기검침원의 헛걸음이 미검침안내문이 되어서 쓸쓸히 붙어있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