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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잡담] 설문결과 +3
정아은 / 2017-04-27 / 조회 455 

본문

<사랑의 기원>3표,

<사랑의 기원과 편견의 시작> 3표,

<루이와 재희 그리고 나>3표,

<사랑의 얼굴과 그 적들>5표,

<맨얼굴의 사랑>6표가 나왔습니다.

 

제가 여기저기 설문을 했는데, 다른 그룹에서는 압도적으로 <맨얼굴의 사랑>이 많네요. 다른 그룹에서는 다 카톡으로 해서, 아마 먼저 나온 의견에 따라가는 경향도 있지 않았을까 싶습니다. 우리 실험자들에서는 종이설문으로 해서 더 다양한 의견을 받을 수 있었던 듯요. 사회학이나 철학 전공하신 분들은 <사랑의 얼굴과 그 적들>이 칼 포퍼의 저서를 떠올리게 한다고 해서 몹시 좋아하거나, 그런 이유로 싫어하시거나, 둘 중 하나더라고요.

 

실은 제가 예전에 썼던 소설 하나도 진행 예정이었는데, 그게 출판하지 않는 쪽으로 결론이 난 직후라 우울한 상태였습니다. 혼자 엉덩이 붙이고 앉아 외롭게 외롭게 썼는데, ...그게 무로 돌아가게 되어...우울하고 힘이 빠져서 '그래도 한 권이라도 출판해주는 게 어딘가! 감사하게 생각하자!'라고 억지로 되뇌며 일부러 설문을 하고 다녔는데, 그 과정이 어찌나 재미있었던지, 나중에는 제가 왜 설문을 하는지도 까먹게 되더라고요. ㅎㅎ...효진님이 내주신 <삼엽충의 사랑>은 넘 기발하고 산뜻하여 편집자분께 건의를 드려볼까 생각중입니다. ㅎㅎ...

 

저는 6년에 걸쳐 장편 5개를 써서 문학상에 수십 번 넣었다 떨어지는 지난한 기간을 통과해서 겨우겨우 등단 한 케이스인데요. 그때는 등단만 하면  완전 잘 나가고, 명작을 뿅뿅 써내고, 썼다 하면 여기저기서 다 출판해주겠다 덤비고...막 그렇게 될 줄 알았는데, 실제로 저를 기다리는 건 1)외롭게 외롭게 혼자 쓰기(고샘 스피노자도 못 듣고ㅠㅠ), 2)잘 쓰고 있는 건지 알 수 없지만 그래도 쓰기, 3)완성해서 출판사에 보낸 뒤 좋다고 할지 안 할지 벌벌 떨며 기다리기, 4)출판을 거절 당하고 (너의 소설은 별로다! 너무 별로다! 어찌 이런 별로인 소설을 출판하자고!) 민망함과 아픔에 어쩔 줄 몰라하기, 5)하지만 또 이야기가 떠오르고 또 소처럼 앉아 꾸역꾸역 쓰기 6)가끔 이제 쓸모없는 한 무더기의 종이로 귀결된 내 6개월 간의 노동결과물을 반추하며  혼자 술 처마시기,  7)목이 안 돌아가서 이 병원 저 병원 돈 뿌리고 다니기...그러다 운 좋으면 한 권 출판하기...돈은 절대 못 벌기...머 이런 것이더군요. 그런 와중에도 이렇게 혜안을 나누어주시고 그런 순간을 맞으면 또 용기를 내어 다시 쓰게 되고...천형처럼 일케 살아가게 되는 것 같습니다.

 

 좋은 생각을 아낌없이 나누어주셔서 감사합니다! 제목 정해지면 알려드리겠습니다. 그리고 이 글은 전 잡담이니 하루만 걸어놨다 내리겠습니다. 감사합니다.

 

정아은 올림^^ 

댓글목록

삼월님의 댓글

삼월

쓰기, 또 쓰기, 계속해서 쓰기, 포기하지 않고 쓰기, 살아있는 한 쓰기의 연속이로군요.
어떤 한 작업이 삶을 이렇게까지 사로잡고 끌어당길 수 있다는 것이 몹시 신기합니다.
그리고 저도, '삼엽충의 사랑'에 한표 던집니다. 매우 끌립니다!

아침님의 댓글

아침

화가들은 그리고 또 그리는데
소설가들은 쓰고 또 쓰는군요.

전 '사랑의 신석기'에 한표 던집니다. :)

유택님의 댓글

유택

아은님 진심 화이팅입니디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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