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물고기 함부로 기르지 마라! +9
오라클 / 2016-05-02 / 조회 6,2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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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실험실] 2층 입구의 신발장 위에는 3마리 물고기가 있었습니다.

언제부터 거기에 있었는지 알 수 없지만, 지난 해 니체강좌 때부터 쭈욱 우리와 함께 있었지요.

우리가 3마리 물고기들을 더이상 보살피기 힘들다는 판단이 있었지만, 

살아있는 생명체를 어찌 할 수 없는 채로 미안하고 안쓰러운 마음만 쌓여갔지요.

 

오늘 드디어 녹색당 당원인 장석관님과 함께, 3마리 물고기를 중량천으로 풀어주었습니다.

그러나 중량천까지 가는 길은 쉽지 않은 여정이었어요. 러시아워에 걸린데다가,

중량천 진입로를 찾지 못해 비속에서 오래 헤매던 끝에, 

실험실에서 6시쯤 출발했는데 9시가 다되어서야 도착했지 뭐예요ㅠㅠ. 

 

장시간 운전에다 비오는 중량천을 헤매던 석관님의 고생은 이루 말로 할 수 없었지요.

우리가 물고기들을 풀어준 중량천의 지류는 비교적 물살이 조용하고, 더구나

오늘은 비가 와서 물고기들이 새로운 곳에 정착하기 좋은 날이었던 것 같습니다^^*

 

돌아오는 길에 석관님이 한마디 했지요. "오늘의 교훈! 물고기 함부로 기르지 마라!"

이 물고기들은 자연에 있던 것일텐데, 인간이 가까이 두려고 기르게 되었겠지요.

혹시 물고기가 어찌될까봐 노심초사했던 석관님을 떠올리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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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발장 위 어항에는 더이상 물고기가 없습니다. 중량천에서 헤엄치고 있을 테니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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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러시아워를 뚫고, 중량천 진입로를 찾아헤매면서 3시간을 운전해서 중량천으로 가고 있는 석관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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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드디어 중량천! 물고기들을 풀어주고 있는 석관님! 아직도 활력있는 물고기들이 보이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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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마리 물고기들이 살고 있는 중량천 어느 지류. 이제 중량천을 볼 때마다 물고기가 생각나겠지요^^*

 

댓글목록

삼월님의 댓글

삼월

녹색물 안에서도 무럭무럭 자라던 이 녀석들! 잘 가라!
두 분 다 고생하셨어요.
빗길 드라이브 끝나면 맥주 한 잔 해 줘야 하는데...
역사적 현장에 함께 있지 못해 아쉽네요~

gkpaul님의 댓글

gkpaul

메트로폴리스인 서울의 도시계획과 실제의 배치는 그 생태와 환경에 대한 인간의 도보접근권을 배제하고 금지하는 방향으로 설정된 듯합니다. '중랑천'(가운데 중, 물결 '랑', 내 천) 근처에 차를 대고나면 걸어서 어렵잖게 물가에 가서 '송사리급' 민물고기 '세녀석'을 놓아주는 일은 별일이 아닌 줄 알았습니다. 그런 '가벼운' 실행의 마음과 훨씬 '무거운' 책임감으로 실험실 물고기'해방'의 현행화에 나섰던 '신탁'과 '바오로'는 그만 중랑천을 목전에 두고 동부간선도로라는 '실제의 장벽'에 부딪혔습니다..... 아아...빗속의 '서울오디세이아'가 시작된 것이었습니다. 옆자리에 앉아있던 신탁에겐 계시가 내리지 않았고, 운전하는 바오로에겐 주님의 은총이 쉬이 오지 않았습니다. 그렇게 헤매길 두시간여(중랑천을 코앞에 두고서 ㅜㅠ...)! 근처에 살아서 지리에 소상한 빛나라공부방 후배교사의 '조언'과 우연히 마주친 노인분의 '지도'를 '종합'~ 마침내 <물고기3마리 해방사업>을 완수하기에 이르렀습니다.ㅠㅜ
연탄재 함부로 발로 차지마라! 너는 누군가에게 그렇게 뜨거웠던 적이 있었느냐?
물고기 함부로 기르지 마라! 생명의 뒷감당은 신탁과 은총과 조언과 지도에다가 애씀의 안타까움을 더해야 할지니~!!!^^;;;

오라클님의 댓글

오라클 댓글의 댓글

명문입니다, 석관님! ㅎㅎㅎ
- 연탄재 함부로 발로 차지마라! 너는 누군가에게 그렇게 뜨거웠던 적이 있었느냐?
  물고기 함부로 기르지 마라! 생명의 뒷감당은 신탁과 은총과 조언과 지도에다가 애씀의 안타까움을 더해야 할지니~!!!^^;;; -

gkpaul님의 댓글

gkpaul 댓글의 댓글

"연탄재 함부로 발로 차지마라! 너는 누군가에게 그렇게 뜨거웠던 적이 있었느냐?" 이거는 안도현 시인 꺼라는...;; 제가 너무 유명한 문장이라 따로 출전 표시를 안달았...;;;;

오라클님의 댓글

오라클 댓글의 댓글

안도현은 대구출신 시인이고 대구 대건고등학교를 졸업했으며,
'서울로 가는 전봉준(84년 동아일보 신춘)'으로 등단했으며, 저의 선배입니다.
게다가 전국민이 다하는 그 시를 제가 모를 거라고 생각하다니...... 하, 참!

라라님의 댓글

라라

두 분이 있어 다행입니다~

박지혜님의 댓글

박지혜

아 그랬군요!! 어쩐지 오늘따라 어항 수위가 많이 낮아보여서 들여다 보니 물고기들이 없길래.. 죽은 줄 알았어요ㅠㅠ중랑천에서 잘 적응하고 있길 바랍니다^-^

오라클님의 댓글

오라클 댓글의 댓글

지혜님을 까지, 많은 사람들이 물고기에 마음을 쓰고 있었군요~! ^.^

선우님의 댓글

선우

하... 근디 왜 제겐 물고기 핑계로 신탁님과 바오로님이 빗길 드라이브 한 걸로 보일까요?? 호호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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