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세차 을미년 10월 24일.

이 집을 받치고 있는 터전 신, 남산 산자락을 타고 마을 이곳저곳을 잇고 있는 바람 신, 

삶을 밝히는 앎 지혜의 신. 그리고 여기 사람들 속에 담겨있는 신들께 고합니다. 

연구공동체 우리 실험자들이 문을 열었습니다. 여기 연구실이 출발함에 술과 음식을 준비했습니다. 

흠향하시고 우리 안에서 함께 하시며 연구실을 보우하여 주옵소서.

부디 우리의 공부가 마음 속 바다에 고요히 닿아 우리의 앎에서 건강하고 좋은 향이 나게 하시고,

우리의 생활이 작은 실천들로 흘러 던지는 말에서 힘이 살아 있도록 하소서.

우리의 글이 함께-삶 속에서 나비처럼 나타난 지혜로 

다른 이들에게 독수리처럼 가닿아 걸음걸음이 춤출 수 있도록 하소서.

세미나 회원들이 오는 길, 가는 길 무탈하게 하셔서 공부하는 동안 건강한 웃음이 새어나게 하시고,

강좌를 들으러 오는 이들에게 일깨움이 일어 또 찾게 하소서.

온지곤지 아이들의 낭송 소리를 듣고 천진난만한 웃음을 잃지 않게 하시고 아이들에게 모범이 되게 하소서.

우리실험자들에게 밥통과 의자가 온기를 잃지 않을 근기를 주시고, 사이좋게 지내게 해주소서.

피로 속에서 미움이 싹트지 않게 하시고, 싹트더라도 부디 배움으로 이어지게 하소서.

나쁜 힘에 겁먹고 굴하지 않고 보고 말하기를 끊이지 않도록 하시고

선물 목록이 끊이지 않고 선물의 노래로 이어지게 하소서.

부디 낡은 앎과 과거에 매이게 하지 마시고 내딛는 한 걸음을 바라보게 하시고,

실패를 두려워하지도 말고, 헛된 꿈에 초조해하지도 않고, 다만 하루를 실천하며 살게 돌보소서.

삶을 돌보고 사랑하게 하소서.

상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