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픈옹달 외부 강의 - 선농인문학서당
기픈옹달
/ 2017-02-22
/ 조회 1,06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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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5년부터 서울사대부고에서 '선농인문학서당'이라는 이름으로 강의를 하고 있어요. 첫 해 첫학기는 다른 분이 <맹자>를 하셨고, 둘째 학기에는 제가 <논어>를 했습니다. 작년에는 1년간 <사기본기>와 <사기열전>을 읽었어요. 학교 안에서 하는 강의는 또 다른 느낌이더라구요. 여러 생각도 들고... 아쉬운 점도 있었는데, 올해에도 강의 부탁을 받았어요. 올해에는 <장자>와 <루쉰문집>을 읽기로 했답니다.
아래 강의 소개를 붙여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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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7년 선농인문학서당
고전이란 낡은 글을 일컫는 말이 아닙니다. 수천년의 시간을 살아내온, 오늘날에도 생생한 숨결을 전해주는 그런 글을 말합니다. 오래 살아남은 글. 한편 오래 곱씹어 읽어야 하는 글이기도 합니다. 쉽게 읽히지 않는 글. 그러나 이는 거꾸로 매우 반가운 소식이기도 합니다. 평생토록 읽어도 되는 글이라는 뜻이기에.
지금까지 ‘선농인문학서당’에서는 <논어>와 <맹자>, <사기본기>와 <사기열전>을 읽었습니다. 올해에는 장자와 루쉰을 만나려 합니다. 둘은 수천년의 시간을 두고 떨어져 있지만 기묘하게 닮아있기도 합니다. 쉽게 접할 수 없는 낯선 이야기들을 전해주기 때문이지요. 몸에 찰싹 달라붙어 떨어지지 못할 정도로 강렬한 이야기들. 이 매력적인 문장 속으로, 멋진 모험으로 초대합니다.
1학기_ <장자>, 광인의 우화
여기 수수께끼 같은 책이 있습니다. 바로 <장자>라는 책입니다. 어찌나 괴상한 이야기가 많은지 말도 안 되는 이야기라며 손가락질 하는 사람이 적지 않았습니다. 그래서 책에 붙은 별명이 ‘광언狂言’, 미친소리 입니다. 이런 ‘미친 소리’를 하는 장자 본인은 ‘미친 사람’ 광인狂人이라 불러도 무방할 듯합니다. 이 기이한 이야기는 수 많은 사람의 사랑을 받았습니다. 그의 글에서 또 다른 생각의 방법, 삶의 기술을 발견할 수 있기 때문이지요. 우리는 그의 우화를 곱씹으며 여러 질문들을 던져볼 것입니다. 답을 찾지 못해도 상관없습니다. 질문만큼 깊어지고 날카로워질 수 있을테니까요.
* <장자>는 총 33편의 방대한 책입니다. 그 가운데 우리는 장자 본인의 글이라고 전해지는 <내편> 7편을 중점적으로 읽을 예정입니다. 첫 시간에는 강사의 글, <너는 네가 되어야 한다>에서 ‘참된 것은 말할 수 없다’를 읽어오면 좋습니다.
1강_ <장자> 말할 수 없는 것을 말하라
2강_ <소요유> 떠나자! 세상 밖으로
3강_ <제물론> 너도 나도 하나의 피리에 불과하다
4강_ <양생주> 삶을 가꾸는 법
5강_ <인간세> 가시밭 길을 걸어가며
6강_ <덕충부> 참으로 잊어야 할 것
7강_ <대종사> 이것이 바로 운명이니 어찌하랴
8강_ <응제왕> 꿈에서 깨어나니 다시 혼돈이라
2학기_ 루쉰문집, 나는 크게 웃고 노래하리라
투창이 된 문장. 루쉰의 글은 투창이라 불러도 무방합니다. 어찌나 그의 글이 뼈아팠는지 혹여 자신을 두고 쓴 글이 아닌지 근심하는 이들이 적지 않았답니다. 게다가 루쉰은 그의 글 때문에 살해의 위협을 느끼기도 할 정도였습니다. 한 시대의 모순을 과감하게 드러내었기 때문이지요. 루쉰의 글을 읽으면 그가 폭로하는 것이 단지 약 100여년 전 혼란스런 중국의 현실에 머물러 있는 게 아니라는 사실을 깨닫습니다. 그의 외침이 오늘 우리에게도 투창이 되어 날아 옵니다. 그러나 그는 그저 날선 비판만 하는 사람은 아니었습니다. 낡은 들풀도 사랑하는 사람이었기에.
* 루쉰의 여러 글 가운데 소설집 <외침>과 시집 <들풀>을 읽습니다. 유명한 ‘아Q정전’과 ‘광인일기’는 물론, 짧지만 강렬한 글들이 우리를 기다리고 있습니다. 첫 시간에는 <외침>의 서문을 읽어오면 됩니다. 아래 순서는 그린비 ‘루쉰문고’를 기준으로 했습니다.
1강_ <외침> 서문 : 철의 방에서 외치다.
2강_ <외침> ‘광인일기’ : 누가 사람을 잡아 먹는가
3강_ <외침> ‘쿵이지’ ~ ‘작은사건’ : 몹시도 부끄러운 날
4강_ <외침> ‘두발이야기’ ~ ‘고향’ : 길을 내며 걸어가자
5강_ <외침> ‘아Q정전’ : 그래 난 버러지야!
6강_ <외침> 나머지 & <들풀> 제목에 부쳐 : 나는 나의 들풀을 사랑한다
7강_ <들풀> ‘가을밤’ ~ ‘길손’ : 허망한 길을 가며
8강_ <들풀> ‘죽은불’ ~ ‘일각’ : 투창을 들어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