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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온지곤지] 작은 낭독회 – 《눈먼 자들의 국가》 _ 4월 19일 저녁 7시
기픈옹달 / 2016-04-08 / 조회 1,176 

본문

어느 덧 봄이 되었습니다.

 

여전히 4월은 마음을 먹먹하게 합니다.

아무 것도 바뀌지 않은 채, 제자리에서 망각을 강요당하는 현실.

‘가만 있으라’는 말은, ‘그만 하라’, ‘이제 좀 잊으라’는 말로 바뀌었습니다.

이런 껍데기같은 말 이외에 다른 말은 없는 걸까요?

 

답답하지만 침묵하지는 않으렵니다.

작가들의 글을 빌려 조심스럽게 말해봅시다.

세월호 2주기를 맞아 책방 온지곤지에서는 작은 낭독회를 엽니다.

작가들의 글 모음집, <눈먼 자들의 국가>를 읽습니다.

 

“앞으로 ‘바다’를 볼 대 이제 우리 눈에는 바다 외에 다른 것도 담길 것이다. ‘가만히 있어라’는 말 속엔 영원히 그늘이 질 거다. 특정 단어를 쓸 때마다 그 말 아래 깔리는 어둠을 의식하게 될 거다. 어떤 이는 노트에 세월이란 단어를 쓰려다 말고 시간이나 인생이란 낱말로 바꿀 것이다. 4월 16일 이후 어떤 이에게는 ‘바다’와 ‘여행’이 ‘나라’와 ‘의무’가 전혀 다른 뜻으로 변할 것이다. 당분간 ‘침몰’과 ‘익사’는 은유나 상징이 될 수 없을 것이다. 우리는 우리가 본 것으로부터 벗어나지 못할 것이다. 우리가 본 것이 이제 우리의 시각을 대신할 거다. 세월호 참사는 상像으로 맺혔다 사라지는 게 아니라 콘택트렌즈마냥 그대로 두 눈에 들러붙어 세상을 보는 시각, 눈 자체로 변할 것이다. 그러니 ‘바다’가 그냥 바다가 되고 ‘선장’이 그냥 선장이 될 때까지, ‘믿으라’는 말이 ‘믿을 만한 말’로, ‘옳은 말’이 ‘맞는 말’로 바로 설 때까지 도대체 얼마나 많은 시간이 필요한 걸까. 지금으로서는 감도 오지 않는다.

– 14~15쪽. 김애란 <기우는 봄, 우리가 본 것>

 

* 시간: 2016년 4월 19일 화요일 저녁 7시

* 낭독: 《눈먼 자들의 국가》 가운데 일부를 뽑아 읽고 이야기를 나누어요. 책을 미리 읽어오시면 좋습니다.

* 회비: 5,000원 (간단한 다과가 준비되어 있습니다)

* 문의: 책방지기 기픈옹달 O1O-51O1-57O7

* 신청: 참여하실 분은 연락처와 함께 댓글을 남겨주세요.

* 4월 26일에는 작은 강독회 형태로 <논어: 학이편>을 읽습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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