칼럼/에세이

시시콜콜한 이야기

[ 미미 ] :: 루쉰 잡감 // 말 위에서 쓰다 루쉰이 일기를 썼다. 보통 일기는 하루를 기억하고 기록하기 위해서지만 이번에는 잡지에 투고할 요량으로 썼다. 남에게 보이기 위한 일기를? 원래 일기는 혼자 보려고 쓰는 거 아니었나? 그러고 보니 제목도 이상하다. 원제가 「마상 일기(馬上日記)」라 되어있다. 말 위에서 쓰는 일기라니. 내용은 더 이상하다. 불과 몇 달 전, 『화개집』에서 북경여사대 사건으로 천시잉 교수와 싸울 때와는 딴판이다. 음식이야기, 위장병 때문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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선동술과 사기술의 영성

[ 기픈옹달 ] :: 경치는 소리 // 옛사람의 말에 혼백魂魄이나 정신精神이니 하는 말은 있어도, 영혼靈魂이라는 말을 찾기는 힘들다. 대관절 이 말은 어디서 나온 것일까? 호기심 끝에 <문시진경文始眞經>이라는 책을 찾았다. 여기서 문시진인文始眞人이란 관윤자關尹子라니 필시 빼어난 통찰이 있을 테다. 전하는 기록에 따르면 노자가 서쪽으로 가면서 관문을 넘어갈 때에, 그를 붙잡고 만류하는 자가 있었단다. ‘한 말씀만 하소서’라는 간절한 청이었던 듯싶다. 조용히 사라지려 했던 이 늙은이는 그 간청에 못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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게임과 현실의 경계에 대하여

[ 삼월 ] :: 밑도 끝도 없이 // 1. 게임도 스포츠다 2011년 게임회사 NC Soft가 야구단을 창단하려 했을 때 롯데를 비롯한 기존 구단주들은 반발했다. 게임회사와 스포츠는 어울리지 않는다는 이유를 들면서. NC Soft측은 그 이유에 수긍했다. 수긍과 더불어 이런 주장을 펼쳤다. ‘우리는 많은 청소년과 젊은이들을 스포츠에서 멀어지게 했습니다. 그러니 다시 그들을 스포츠와 친해지게 만들어야 할 책임이 있습니다.’ 반박하기 어려운 주장이었다. 지금은 게임과 스포츠를 구분하는 설정 자체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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라이프 스타일은 어떻게 바꿀 수 있는가?

[ 라라 ] :: 에브리데이 테라피 // 약국에 젊은 남자가 며칠 째 같은 처방전을 가지고 찾아왔습니다. 처방 받은 약은 소염진통제와 근육이완제 그리고 위장약이었습니다. 복약상담 말미에 근육이완제는 근육을 풀어주는 약이라 졸릴 수 있으니 운전할 때 조심하라고 일러주었습니다. 그랬더니 남자는 요즘 밤에 잠을 통 못 자고 무기력한데 어떻게 하면 좋을지 물어옵니다. 저는 무슨 일을 하느냐고 되물었습니다. 아이돌 연습생이라는 답이 돌아옵니다. 이 친구가 잠을 잘 자는 게 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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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도 팔랑입니다

[ 아라차 ] :: 철학감수성 – 아라차의 글쓰기 실험 // 비판 무능력자가 되어간다. 이 사람 말을 들으면 이 말이 옳고, 저 사람 말을 들으면 또 그 말도 맞다. 비판을 할래야 할 수가 없다. 모두 이해가 되는데, 어느 지점에 대고 비판의 칼날을 세워야 한단 말인가. 황희 정승같은 깨달음의 경지에서 나오는 행동이 아니라 바람에 따라 이리 펄럭 저리 펄럭대는 깃발이다. 스스로 “팔랑귀로 특허를 내야할 지경”이라고 말하고 다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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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² 되기

[ 미미 ] :: 루쉰 잡감 // 이번 생은 글렀어요 이 이야기는 쓸쓸하고 적막한 이야기가 될 것이다. 벌써 제목에서부터 체념과 회환의 기운이 서려있지 않은가 왜. 내가 다소 과장된 ‘글렀다’는 표현을 쓴 것에는 두 가지 이유가 있다. 무료와 환멸. 요 근래 내 상태다. 무료는 아내와 엄마 역할이 사라진 자리에 찾아왔다. 일종의 적적함이 울적함이 된 경우다. 환멸은 이런 저런 일로 인해 인간에 더 이상의 기대 없음을 입증하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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적정수명에 관한 제안

[ 라라 ] :: 에브리데이 테라피 // 당신은 몇 살에 생을 마감할지 생각해 본 적이 있으신지요? 0, 7, 13, 42, 68. 이 숫자는 간접적으로 혹은 직접적으로 제가 아는 사람들이 죽음을 맞이한 나이입니다. 죽음의 원인은 출생 시 의료사고, 가습기 피해사고, 교통사고, 자살, 암입니다. 죽음의 원인을 단순화하기 어렵지만 그들은 수명이 다해 죽었습니다. 에피쿠로스는 죽음을 걱정할 것이 아니라 삶에 집중하라고 했습니다. 이유는 간단합니다. 죽지 않았으면 아직 살아있는 것이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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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나가 가나안

[ 기픈옹달 ] :: 경치는 소리 // <출애굽기>, 이 책의 이름이 대관절 어쩌다 이렇게 되었는지 의문이다. 이를 한자로 쓰면 ‘出埃及記’이며 출애급기가 되어야 하는데, 어쩌다 보니 ‘애급’이 ‘애굽’이 되었다. 하느님이 하나님이 된 것처럼 부르다 보니 그렇게 되었겠지 뭐. 여튼 여기서 ‘애급埃及’이란 중국어로 ‘아이지Āijí‘, 이집트를 일컫는다. 이집트가 ‘아이지’가 되고 이를 한자음 애급으로 읽어, ‘애굽’이라는 기묘한 말이 탄생했다. 지금도 중국에서는 이집트를 ‘아이지’라고 한다. 헌데 우리는 애급이건 애굽이건 당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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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미나, 적극적인 자기 파괴의 자리

[ 지니 ] :: 인문학, 아줌마가 제일 잘한다! // 인문학 강좌에 대해서는 ‘치고 빠지기’가 좋겠다는 게 개인적인 경험의 결론입니다. 남 얘기는 개론으로 듣고, 바로 텍스트로 직접 들어갔으면 하는 것이지요. 강좌는 ‘스승-제자’의 구도 속에서 이루어집니다. 강의는 강사 개인의 해석이지만, 이 구도 속에서는 배우는 자가 가르치는 자의 해석에 의존하기 쉽습니다. 스승에 대한 전적인 신뢰라는 관습적 관념과, 듣기 행위가 갖는 근본적인 수동성이 강사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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땅콩이 문제다

[ 삼월 ] :: 밑도 끝도 없이 // 땅콩이 문제다. 대한항공이 땅콩 때문에 괴로워지기 시작한 건 2014년부터다. 대한항공 회장의 장녀인 조현아가 술에 취한 채 기내에서 승무원을 괴롭히다가, 강제로 비행기를 회항시킨 사건이 있었다. 당시 조현아는 대한항공의 부사장이었다. 시비의 발단은 땅콩 서비스였으며, 이 사건은 이후에 ‘땅콩회항’이라고 불렸다. 덤으로 이 사건 이후 우리나라 최대 항공사였던 대한항공은 ‘땅콩항공’이라는 우스꽝스러운 별명으로 불리게 되었다. 재벌가의 흉측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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꿈에서도 헛짓거리

[ 기픈옹달 ] :: 경치는 소리 // 꿈 이야기. 본디 꿈을 꾸어도 금방 잊어버린다. 보통 얼토당토않은 꿈을 꾸는 것 같은데, 아침에 주변 사람에게 이야기를 해주면 다들 피식 웃고 만다. 며칠 전 꿈은 생생한 데다 뒤숭숭하여 혼자 찝찝함을 곱씹어 보았다. 꿈에는 또렷이 아는 얼굴 둘이 나왔다. 둘이 승용차를 타고 어디로 가는데, 그만 주변 차에 흠집을 내고 지나갔다. 그걸 지켜본 나는 어쩌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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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제 와서 현대인 코스프레

[ 아라차 ] :: 철학감수성 – 아라차의 글쓰기 실험 // 이미 올드미디어에서 뉴미디어로 세상의 판도가 옮겨진지 오래다. ‘핫하다’는 말도 저물고 ‘힙하다’라는 말이 대세다. 많아진 채널만큼 프로그램도 많아져서 아무리 ‘힙하다’ 해도 처음 들어보는 것들이 부지지수다. 신체는 날이 갈수록 낡아가는데 세상의 속도는 날이 갈수록 빨라진다. 최근 우연히 팟캐스트 녹음에 참여하면서 뉴미디어를 맛본 일이 있다. 팟캐스트를 위해 읽어야했던 책이 무라타 사야카의 [편의점 인간]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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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시콜콜한 이야기

[ 미미 ] :: 루쉰 잡감 // 말 위에서 쓰다 루쉰이 일기를 썼다. 보통 일기는 하루를 기억하고 기록하기 위해서지만 이번에는 잡지에 투고할 요량으로 썼다. 남에게 보이기 위한 일기를? 원래 일기는 혼자 보려고 쓰는 거 아니었나? 그러고 보니 제목도 이상하다. 원제가 「마상 일기(馬上日記)」라 되어있다. 말 위에서 쓰는 일기라니. 내용은 더 이상하다. 불과 몇 달 전, 『화개집』에서 북경여사대 사건으로 천시잉 교수와 싸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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선동술과 사기술의 영성

[ 기픈옹달 ] :: 경치는 소리 // 옛사람의 말에 혼백魂魄이나 정신精神이니 하는 말은 있어도, 영혼靈魂이라는 말을 찾기는 힘들다. 대관절 이 말은 어디서 나온 것일까? 호기심 끝에 <문시진경文始眞經>이라는 책을 찾았다. 여기서 문시진인文始眞人이란 관윤자關尹子라니 필시 빼어난 통찰이 있을 테다. 전하는 기록에 따르면 노자가 서쪽으로 가면서 관문을 넘어갈 때에, 그를 붙잡고 만류하는 자가 있었단다. ‘한 말씀만 하소서’라는 간절한 청이었던 듯싶다. 조용히 사라지려 했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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