후기

제목[리딩R&D] 0209 발제_일반상대성이론으로 읽는 세상2022-02-08 21:03: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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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딩R&D [블랙홀과 시간여행] 0209 발제 – 아라차




일반상대성이론으로 읽는 세상




"자기 충족적이고 정합적이고 교육적인 방식으로 어떤 주제를 정리하는 것은 

그 주제를 새로운 방식으로 생각하게 만든다는 것." 130p




아인슈타인은 뉴턴 물리학의 오류를 간파하고 시간과 공간에 관한 새로운 이론을 도출했다. 실험 결과에 의한 것이 아니었다. 아인슈타인은 사물이 어떻게 움직여야 하는가에 대해 오로지 직관을 통해 생각했다. 그의 결론은 빛의 속도는 전 우주에서 일정해야 하며, 모든 방향과 운동에 독립적이어야 한다는 것, ‘광속 불변의 원리(절대 광속)’였다. 


시간과 공간이 절대적이라고 가정한 뉴턴 물리학은 빛의 속도가 상대적이라는 결론을 내리고 에테르라는 물질을 상정했다. 빛의 속도가 절대적이라고 가정한 아인슈타인은 시간과 공간이 상대적이라는 결론에 이르렀고, 그 시간과 공간은 운동 상태에 의존한다. 아인슈타인은 실험실에서 만든 기준좌표계가 아닌 운동성을 포함한 관성기준좌표계라는 개념을 이용해 이를 설명했다.


‘동시성의 상대성’, 동시에 일어난 일도 다른 장소에 있는 두 사람에게는 다르게 나타난다. 운전하고 있는 내 차 속에서 깜박이는 두 개의 빛은 내 차를 바라보고 있는 친구의 눈에는 다르게 보인다. 특수상대성이론을 설명할 때 많이 드는 예이다. 이런 불일치는 시간의 흐름에 대한 불일치, 공간의 수축에 대한 불일치와 연결되어 있다. 우리는 일상생활에서 이런 불일치를 알아차리지 못한다. 인간은 항상 빛의 속도보다 엄청나게 느린 속도로 살아가기 때문이다. 


상대성 원리는 그것 자체가 물리학 법칙은 아니다. 물리학의 모든 법칙이, 그 법칙이 무엇이든간에, 모든 법칙이 따라야 하는 어떤 패턴 혹은 규칙이다. 이런 의미에서 상대성 원리는 실제로 메타원리이다. 모든 물리법칙은 모든 관성기준좌표계에서 옳아야 한다. 1905년 아인슈타인은 상대성원리라는 새로운 토대를 공식화하고 질량은 에너지로 전환될 수 있음(E=mc²)을 공표했다. 


논문을 발표했지만 반응은 시원찮았다. 막스 플랑크만이 아인슈타인의 논문에 관심을 보였다. 막스 플랑크는 그 당시 가장 유명한 물리학자였다. 상대성 원리에 대한 논쟁은 20년 이상 계속되었다. 1930년대 ‘뮤온’이라고 불리는 입자를 발견할 때까지도 완벽하게 받아들여지지 않았다. 그 사이 아인슈타인은 ‘광전효과’로 노벨물리학상을 수상했다. 


아인슈타인은 상대성 원리에 중력을 포함하는 것으로 확장하여 우여곡절 끝에 일반상대성이론을 발표했다. 시간과 공간은 따로 존재하지 않고 하나의 시공간으로 존재하며, 그조차 뒤틀려 있음을 이론으로 밝혀낸 것이다. 처음에는 시간은 뒤틀리지만 공간은 그렇지 않다는 것을 가정해서 ‘조석중력’을 설명하려고 했다. 1년여 간의 고민 끝에 이 생각을 포기하고 시간과 공간이 모두 뒤틀렸다는 결론에 이르렀다. 조석중력과 시공간곡률은 하나였다. 이때가 1912년이다. 


시공간이 휘었다는 것은 어떤 의미일까? 인간의 정신은 2차원보다 더 큰 차원을 가진 휘어진 표면을 시각화하는 데 어려움이 있다. 4차원 시공간의 휘어짐을 시각화하는 것은 거의 불가능하다. 아인슈타인은 시공간의 뒤틀림법칙을 설명하기 위해 수학적 실수를 거듭해가며 시행착오를 겪었다. 그 사이 힐베르트라는 수학자가 더 깔끔한 방법으로 결과를 먼저 도출해냈다. 그럼에도 뒤틀림에 대한 법칙은 아인슈타인의 장방정식이라는 이름이 붙었다. 아인슈타인의 방식에는 수학과 물리적 통찰이 결합되어 있다. 지금은 물리법칙들이 물리적 통찰보다는 수학에 더 가까워져 있다고 한다. “질량과 압력은 시공간을 뒤틀어버린다.” 지금은 상식처럼 들리는 아인슈타인의 이 통찰은 어떤 물리적 발견으로 이어지고 있을까.


완벽한 줄 알았던 뉴턴의 물리법칙은 20세기에 들어 아인슈타인의 특수상대성이론으로, 특수상대성이론은 중력을 포함한 일반상대성 이론으로 대체되었다. 여기서 끝이 아니다. 일반상대성이론은 블랙홀 안쪽의 특이점을 설명할 수 없다. 양자중력이라는 불리는 새로운 물리법칙이 필요해진다. 물리법칙들은 이런 식으로 우주를 설명할 수 있는 궁극의 법칙들로 수렴되는 것일까? 법칙 각각은 그것보다 앞서 나온 법칙들보다 더 큰 타당성을 가진다는 것은 분명하다.


킵손 박사는 이 책에서 물리법칙의 궁극적인 집합이 존재하며, 또 그 법칙들은 우리를 둘러싼 모든 우주를 지배할 것이라는 관점을 채택하고 있다. 그러면서도 이렇게 강조한다. “그 법칙은 우주가 어떻게 작동해야 하는지 강요한다.”고 말이다. “나는 우리가 지금 가지고 있는 법칙들은 진정한 법칙들의 ‘근사치’이거나 ‘대략적인 서술’이라고 말할 것이다.” 킵손은 진정한 법칙들과 대략적인 법칙들을 구분할 필요가 없음을 말하고 있다. 


한 세기를 풍미했던 아인슈타인의 이론도 궁극의 법칙이 아닌 인간의 한계를 무마해주는 근사치의 도구라는 주장은 우리에게 많은 과제를 안겨주고 있다. 인간에게 분명 유용했던 물리법칙들의 흥망성쇠 그리고 이제부터 마주쳐야 하는 특이점의 존재. 여행은 아직 끝나지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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