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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리딩R&D] 열역학의 역사와 효용2021-05-12 20:12: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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첨부파일열역학 3, 4장.hwp (99.5KB)

열역학3장 고전적인 열역학은 어떻게 생겨났는가? 4장 열역학을 어떻게 사용하는가, 혹은 사용할 수 있는가?

 

열역학은 조명이나 가전제품 등에 활용되면서 우리 삶을 편리하게 한다. 과학의 다른 개념들이 기초개념에서 응용으로 이어지는 경우가 많았다면, 열역학은 시작부터 응용을 염두에 두고 생겨난 개념이다. ‘광산을 운영하기에 충분할 정도로 물을 빼내기 위한 최소한의 석탄 양처럼 효용이 열역학이라는 기초개념의 성립을 자극했다. 물론 애초에 이 문제를 고민한 이들은 자신들의 연구 결과가 미칠 파급효과와 적용 양상에 대해 전혀 알지 못했다. 그저 말이나 소 대신 불 때서 움직이는 펌프를 만들어 돈 좀 벌어보겠다는 노력이 그렇게 큰일이 되었다.

 

16세기에도 열을 물리적 성질로 이해한 이들이 여럿 있었다. 열과 일의 관계는 더 나중에 밝혀졌고, 여기서 증기기관이 나왔다. 증기기관을 더 효율적으로 개선하려는 노력은 본의 아니게 열의 성질을 규명하려는 연구로 이어졌다. 열용량과 숨은열 개념이 소개되고, 각 물질은 열을 저장하는 용량이 다르다는 사실도 밝혀졌다. ‘숨은열이 물질의 상을 변화시킨다는 발견은 증기기관의 혁신을 불러왔다. 두 번째 실린더의 등장이다. 열을 통한 부피의 변화를 예측하면서 두 번째 실린더로 증기를 팽창시켰다가 냉각시키는 과정이 추가되었다.

 

더 효율적인 증기기관에 대한 갈망은 열이 무엇인가?’에 대한 질문으로 나타났다. 당시에는 관찰을 통해 열이 보존된다는 개념이 통용되었지만, 이후에는 열이 아니라 에너지가 보존된다는 개념으로 바뀌었다. 열의 본질적 특성이 열역학 제1법칙으로 표현된 것이다. 열을 입자의 운동으로 이해하는 관점이 먼저 등장했고, 유체나 칼로릭개념으로 이해하는 관점은 이후에 등장했다. 어떤 물질에 포함된 열의 함량을 물질의 열용량과 관련해서 보면, 입자의 운동이나 유체 개념 둘 다 적용해서 해석하는 데 무리가 없었다.

 

이 책의 저자는 과학으로서 열역학의 기원을 공학자 사디 카르노에게서 찾는다. 1824년 논문 <열의 동력에 대한 고찰>에서 카르노는 이상적인, 가역적인 엔진개념을 설명했다. 무한히 느리게 작동하는 엔진에 대한 사고실험은 주어진 특정 열량에서 얻을 수 있는 최대의 유용한 일에 적용되는 한계를 결정해주었다. 이 개념으로 인해 카르노는 영구기관을 만드는 일이 불가능함을 깨닫고, 이상적인 기계가 동일한 한계 효율을 가져야 함을 보여주었다. 여기가 정밀한 과학으로서 열역학이 시작되는 지점이다.

 

열을 입자의 운동으로 보거나 유체로 이해하는 개념이 양립하기 어렵다고 보는 견해도 많았으나, 두 개념은 에너지라는 개념 안에 그럭저럭 수용되었다. 일과 열이 공통적인 무엇의 다른 형태임을 이해하는 이들이 늘어났다. 1843년 줄은 전류가 열을 발생시키는 과정을 보여주면서, 기계적인 일과 열이 정량적으로 동등함을 입증했다. 열의 변화가 확인되면서 보존되는 것이 열이 아니라 에너지임을 많은 이들이 깨달았다. 톰슨은 1849년의 논문에서 열역학이라는 용어를 처음으로 도입했다. 이후에 에너지는 헬름홀츠의 연구를 통해 더 포괄적인 개념이 되었다.

 

1852년 논문에서 톰슨이 에너지라는 용어를 사용하면서 에너지가 보존됨을 선언했고, 동시대의 랭킨은 에너지 보존의 법칙이라는 명시적 표현을 처음 사용했다. 많은 이들에게 이 개념과 법칙이 널리 수용되기 시작했다. 랭킨은 1857년과 1859년에 출간한 책에서 열역학의 원리라는 용어를 처음 사용하고, ‘열역학 제1법칙과 제2법칙을 언급했다. 엔트로피 개념을 정교화하면서 열역학 제2법칙을 처음 명시한 이는 독일의 클라우지우스이다. 열이 스스로 차가운 곳에서 뜨거운 곳으로 흐르지 못한다는 사실은, 우주의 엔트로피가 증가한다는 사실로 이어졌다.

 

열역학 제2법칙은 모든 기계적 과정이 가역적일 수 있다는 뉴턴의 운동법칙과 충돌한다. 물질에 대한 두 법칙은 명백하게 유효하면서도 양립할 수 없게 된다. 이는 개별 물체의 운동법칙을 보는 미시적 관점과 물질을 통계적으로 바라보는 거시적 관점의 충돌이기도 하다. 열역학의 거시적 접근은 개별 원자와 분자의 움직임보다 전체적 통계를 유의미하게 본다. 열역학 제2법칙은 엔트로피의 통계적 개념과 연결된다. 시스템은 자발적으로 항상 낮은 엔트로피 상태에서 높은 엔트로피 상태로 이동한다. 열역학을 양자역학의 미시적 접근과 연결해주는 매개도 이 통계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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