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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리딩R&D] <코스믹홀로그램> 우주의 심층에는 정보가 있다?2022-01-05 13:30: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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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딩 R&D <코스믹홀로그램> 1부 3장까지 발제_아라차

 


우주의 심층에는 정보가 있다?



우리는 양자역학과 상대성이론을 통해 우주에 대해 많은 것을 알게 되었다. 그러나 우리가 알게 된 것은 이 우주의 5%밖에 되지 않는다. 나머지 95%는 여전히 암흑물질과 암흑에너지라는 미지의 두 요소에 의해 가려져 있다. 저자는 암흑물질과 암흑에너지에 대한 단서는 물론 여전히 평행선을 달리는 양자역학과 상대성이론의 통합에 대한 단서를 새로운 정보물리학에서 찾고자 한다. 


과학법칙을 정보로 기술하는 방식은 19세기 말 루드비히 볼츠만의 열역학 법칙에서부터 시작해야 한다. 볼츠만은 기체의 행태를 연구하여 원자와 분자를 존재를 예언했고, S=klogW으로 표현했다. S는 엔트로피를 나타내고 k는 볼츠만 상수이다. logW는 에너지 상태를 의미한다. 이후 20세기 중반 벨연구소(AT&T)의 과학자 클로드 섀넌은 통신량을 계측하기 위해 정보량을 기술하는 수학공식을 만들게 된다. 이 공식이 볼츠만의 법칙과 정확히 일치한다. 일부 과학자들은 이를 엔트로피가 에너지와 정보 영역 모두에서 유효하다는 의미로 해석했다. 저자 또한 이 법칙이 에너지와 물질을 연결해준 아인슈타인의 E=mc²만큼 널리 받아들여져야 한다고 주장한다. 


1991년 정보이론 학자 롤프 랜다우어는 최초로 정보의 근본적인 물리적 성질에 대해 랜다우어의 원리로 표현했다. 양자의 행태를 어떻게 정보의 언어로 설명할 수 있는지, 엔트로피의 물리적인 근본 개념과 정보가 어떻게 연결되는지, 모든 물리법칙과 자연현상을 정보의 관점에서 어떻게 다시 표현할 수 있는지에 대해 연구한 것이다. 2012년 앙투안느 베루트와 에릭 루츠는 한 비트의 정보를 지우면 열이 얼마나 소실되는지를 실제로 측정하여 랜다우어의 원리를 실험적으로 증명했다. 에너지와 정보 사이의 관계 속에서 열과 온도가 관련되어있음을 증명함으로써 정보의 물리적 성질을 밝혀낸 것이다.


저자는 물질과 에너지의 양자화와 파동-입자의 상보적 속성에 대해서도 정보의 관점에서 재해석한다. 고전물리학은 빛을 하나의 연속체로 보았다. 그러나 아인슈타인을 포함, 초기의 양자역학자들은 빛이 불연속적인 다발, 즉 양자의 단위로 여행하며 그 에너지는 주파수에 의해 증가한다고 설명했다. 저자는 불연속적인 특징을 지닌 양자화야말로 무한을 유한한 현실로 실현되게 하는 메커니즘이라고 설명한다. 어떤 메커니즘인지는 저자의 설명을 더 따라가봐야 할 것 같다. “평면에 정보가 (양자비트로) 코딩되어 있다”는 단서는 여기저기 던져 놓았다. 베켄슈타인 경계면도 그 중 하나이다. 


이스라엘의 물리학자 야코브 베켄슈타인은 공간의 한 영역 속에 담을 수 있는 정보와 엔트로피의 최대량을 계산하다가 놀라운 발견을 하게 된다. 하나의 구체 블랙홀이 담을 수 있는 정보의 최대량은 그것이 차지하는 3차원 공간의 부피에 비례하는 것이 아니라 그 2차원 표면적의 크기에 비례한다는 사실이다. 공간을 차지하고 있는 것이 아니라 표면에 새겨져 있다는 의미이다. 베켄슈타인 경계는 빅뱅의 순간부터 공간 자체가 왜 팽창했는지에 대한 통찰을 제공해준다. 쌓여가는 온갖 경험과 진화라는 형태로 끊임없니 늘어나는 정보가 우리의 우주에서 표현되려면 그 경계면이, 곧 공간 자체가 팽창할 수밖에 없다는 것이다. 


우주의 시작이라 일컫는 빅뱅은 극초단파 우주배경복사를 우연히 발견함으로써 사실로 받아들여졌다. 빅뱅은 우리 우주가 분명한 시작점이 있으며 유한하다는 증거이다. 양자 규모 이상의 모든 관측에서 보여지듯이 우주는 전체가 하나의 고립된 계여야만 한다. 고립된 계에서는 단지 형태만 변할 뿐 그 에너지 총합은 변하지 않는다. 열역학 제 1법칙, 에너지보존의 법칙이다. 현재의 추산으로는 5%에 지나지 않는 가시적 에너지/물질 뿐만 아니라 27%의 암흑물질과 68%의 암흑에너지까지 포함하여 에너지는 보존되고 있다.(현재까지 암흑물질은 끌어당기는 중력에 존재하고, 암흑에너지는 우주 가장자리에서 더 빠르게 팽창하는 힘에 존재함. 우주는 안쪽에서는 핵력이 존재하고 가장자리로 갈수록 불연속적으로 흩어지는 거대한 원자와 같음-아라차 뇌피셜.) 


열역학 제2법칙은 고립된 계에서 엔트로피가 계속 증가함을 나타낸다. 빅뱅의 순간에 우주의 엔트로피는 가장 낮았다. 이는 엔트로피가 최저였던 빅뱅의 순간은 시공간 속에 담긴 정보의 양이 최소였다는 것을 의미한다. 정보는 힘과 입자의 상호작용을 통해 그 형태를 바꿔왔지만 총합은 우주의 전 생애에 걸쳐 보존된다.(정보의 제1법칙) 하지만 엔트로피와 관련된 정보는 계속 증가한다.(정보의 제2법칙) 저자는 이처럼 열역학법칙과 동일한 구조로 자신의 주장을 펼치고 있다. 


책을 읽다보니 반복되는 단어가 보인다. “존재의 모든 규모에서”라는 단어다. 소립자이든 인간이든 행성이든 은하단이든 존재의 모든 규모에서 발견할 수 있는 단서, 저자는 이 단서를 ‘정보’로 보고 있다. “이 정보란 그저 기초적인 수준의 데이터가 아니라 모든 것에 속속들이 스며들어 있는 패턴과 관계들”(37p)이며, “물질세계에 나타나는 모든 것은 비물질적인, 즉 정보가 창조해낸 현실의 질서정연한 심층으로부터 출현한다.”(38p) 홀로그래피에는 한 부분을 조금만 떼어내어도 전체를 담은 모든 정보가 담겨 있다. 아주 작은 부분에도 우주 전체에 대한 모든 정보가 담겨져 있다는 점을 강조하는 것 같다. 완벽한 우주 창조를 위한 설명서와 조건들을 하나 둘 꺼내놓으며 저자는 하나의 우주를 만들어가고 있다. 우주가 과연 어떤 홀로그램으로 눈 앞에 펼쳐질지 조금 더 진도를 나가봐야 할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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