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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니체] 차라투스트라는 이렇게 말했다: 0215 후기2019-02-18 16:32:3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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늙은 성자의 신에 대한 사랑 -



서른 살이 되던 해, 10년 간의 정신적 기쁨과 고독을 즐긴 후, Zarathustra의 인간 세계로의 '내려가기'가 시작되었다. 그는 하산을 하며 10년 전에 산을 오르며 만났던 노인과 다시 한번 만나게 되는데, “인간을 사랑한다"는 Zarathustra의 말에 대해 그는 이렇게 답한다.


"나는 하나님을 사랑하지. 이제 인간은 사랑하지 않아.

인간은 내가 사랑하기에는 너무나 불완전한 존재야.

인간을 사랑했다가는 내가 부서져 나갈 걸세."


이렇게 인간을 '너무나 불완전한 존재'로 바라보는 성자의 시선은 어디서 비롯된 것일까? 그는 왜 인간을 도대체 불완전한 존재로 바라보는 것일까? 그는 그가 사랑하는 하나님을 '경험'한 것일까? 그리고 그가 파멸의 공포를 느끼게 된 원인은 무엇이었을까? 그의 말대로 인간에 대한 사랑이 그를 불안하게 만들었던 것일까?


아니면 아마도, 어쩌면 그는 인간적인 사랑에 너무나 실망한 나머지 신의 사랑을 갈구하게 된 것은 아닐까? 


"예수의 생애에 과한 성스러운 우화나 미화 아래에는 사랑에 관한 지식의 순교라는 가장 고통스런 사례 중 하나가 숨겨져 있다는 것은 있을 수 있는 일이다: 즉 그것은 가장 순수하고 가장 열정적인 마음의 순교로, 이 마음은 일찍이 어떤 인간의 사랑에도 만족한 일이 없고, 가혹함으로 광기로 그의 사랑을 거부하는 사람들에 대한 무서운 감정의 폭발로 사랑과 사랑받기를 원하며, 그 밖에는 아무것도 요구하지 않았다. 이것은 사랑에 싫증 내지 않고 만족할 줄 몰랐던 가련한 한 인간의 이야기다. 그는 자신을 사랑하지 않으려고 했던 사람들을 보내기 위해 지옥을 고안했어야만 했다.ㅡ 그리고 그가 마침내 인간의 사랑을 알게 되자, 완전한 사랑이자 완전한 사랑의 능력인 신을 고안할 수 밖에 없었다." <선악의 저편; 269.>


그러나 사실은 그가 사랑하는 그러한 신의 이미지를 만든 것은 그 자신이었으며, 그가 만들어 낸 그러한 신의 형상이, 그를 불완전한 존재로, 항상 불안한 존재로 만들어버린 것은 아니었을까?

그리고 사실 그가 경험한 하나님은 자기 자신의 '이상'에 불과했던 것은 아니었을까?


따라서 - 아마도, 어쩌면 그는 그 자신의 마음속에 존재했던 이상을 '신의 본질'로, 그리고 그러한 자신의 이상을 자신을 비추는 거울로 만들어버렸던 것은 아니었을까? 그리고 그는 자신이 만든 바로 그 거울 속에서, 더욱 강하고 아름답고 사랑스러운 모습의 인간을, 그리고 자신을 발견한 게 아니라, 더욱 약하고 추하고 사랑할 수 없는 인간의, 그리고 자신의 모습을 발견할 뿐이었다. 그리고 그때부터 그는 자신에 대해 생각할 때마다 불안감에 휩싸이게 되었다. 그는 신을 사랑하게 되었다.


"인간은 통상적인 행위들의 위계에서 비교적 낮은 위치에 있는 특정한 행위를 의식하고 있다. 그리고 그는 자신의 내부에서 이와 같은 행위를 지향하는 성향을 발견하고, 그것이 그에게는 그의 본질 전체처럼 거의 변경할 수 없는 것으로 보인다. 그는 보편적인 평가에서 최상과 최고로 인정받는 다른 종류의 행위들을 얼마나 시도해보고 싶었으며, 사심이 없는 사고방식에 뒤따라오는 선한 의식으로 가득 차 있음을 얼마나 느끼고 싶었을까! [..] 만약 인간이 자신을 다른 사람과 비교하게 된다면, 이 상태는 그렇게 가혹하게 느껴지지 않을 수도 있다: 다시 말해 그는 특별히 자신에게 불만을 느낄 이유가 없을 것이다. [..] 그러나 그는 비이기적이라고 불리는 그 행위만을 할 수 있는 존재, 그리고 사심 없는 사유 양식을 지속적으로 의식하면서 사는 존재, 즉 신과 자신을 비교한다; 이 밝은 거울을 들여다봄으로써 그에게는 자신의 본질이 지극히 흐리고, 이상하게 일그러져 보이는 것이다. 그리고 이것이 징벌의 공정함으로 그의 환상에 떠다니는 한, 자신의 본질을 생각한다는 것은 그를 불안하게 만든다." <인간적인 너무나 인간적인; 132>


그러나 그는 이러한 사실을 듣지 못한 숲 속의 늙은 성자였으며, Zarathustra의 말을 이해할 수 없었던 첫 번째 인물이었다. ㅡ

그런데 늙은 성자를 더욱 강하고 아름다운 존재로, 더욱 사랑스울 뿐만아니라 더욱 사랑하는 존재로 비춰 줄 거울은 없었던 것일까?


 "그에겐 사랑이 부족했던 거야. 그 사랑이 충분했더라면 자신이 사랑 받지 못하고 있다는 사실에 대해 그렇게 분노하지 않았을 텐데. 사랑이 커지면 사랑을 요구하지 않아. 사랑이 커지면 더 사랑하고 싶을 뿐. ("He himself did not love sufficiently: otherwise he would not have been so angry that he was not loved. Great love does not desire love ㅡ it desires more." <Zarathustra는 이렇게 말했다; 4부 훌륭한 사람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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