후기

제목[리딩R&D] “바람이 부는 방향에서 의도를 찾을 수 없듯이” 2022-04-06 18:58: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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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딩R&D <뇌의 진화 신의 출현> 0406 발제



“바람이 부는 방향에서 의도를 찾을 수 없듯이

유기체의 다양성과 자연선택의 작용에서도 의도를 찾을 수 없다” 

- 찰스 다윈



사람의 뇌는 우주에서 가장 복잡하다고 알려진 물체이다. 뇌를 거치지 않고 자신과 세상을 인지하는 일은 불가능하다. 스스로를 가장 발달된 생명체라 여기고 있는 인간이 다른 생물체들과의 차이를 인지하게 하는 곳도 바로 이 뇌라는 공간이다. 현재 인간의 뇌는 꾸준한 진화의 산물이다. 인지 능력의 지닌 뇌로 구조적으로 진화하는 데는 약 200만년이 걸렸을 것이라 추정하고 있다. 저자는 인간이 가지고 있는 신 개념 또한 뇌 진화의 산물임을 주장한다. 이를 위해 뇌의 인지적 진화를 다섯 단계로 설명하고 있다. 그 첫 번째 단계가 호모하빌리스에게서 나타난다. 


포유류의 뇌는 2억 년에 걸쳐 서서히 진화했다. 약 6,500만 년 전에 소행성 충돌로 지구에 살던 공룡을 비롯한 많은 생물이 죽어나갔다. 몸집이 큰 생물이 가장 큰 피해를 입었다. 쥐라기의 대형 포식자가 제거된 상태에서 포유류는 번영을 누리게 된다. 이 때 포유류의 앞 뇌는 다른 뇌 부위에 비해 불균형하게 커졌고 결국 두개골 속의 대부분의 공간을 차지하게 된다. 앞뇌는 커지면서 네 엽(이마, 관자, 마루, 뒤통수)과 기저핵, 해마, 편도, 시상, 시상하부로 분화했다. 


여기서 뇌는 신피질이라는 얇은 층을 발달시켰다. 신피질은 포유류 뇌의 핵심적 혁신이었다. 그 이전 동물들은 세 층이었는데 비해 신피질은 신경세포가 여섯 층으로 되어 있다. 세 층이 추가되면서 신경세포 연결은 기하급수적으로 증가했고 훨씬 더 복잡한 정보와 사고 처리가 가능해졌다. 일반적으로 뇌는 클수록 좋지만 크기가 전부는 아니다. 뇌의 크기가 꾸준히 커진다면 그에 상당한 몸이 필요하지만 몸을 키우는 것은 생존에 유리하지 않기 때문에 신체 효율을 위해 뇌의 분화로 진화의 방향이 바뀌었을 것으로 보인다. 


호모하빌리스는 그 영장류 조상으로부터 멀찍이 갈라져 나온 최초의 호미닌이다. 호모하빌리스는 뇌가 커진 덕분에 오스트랄로피테쿠스보다 더 영리해졌다. 석기를 통해 그 지능을 짐작해볼 수 있다. 석기는 약 330만년 전 것도 발견되지만 호모하빌리스가 만든 석기는 좀 더 정교했다. 거칠긴 해도 이런 석기는 죽은 동물의 가죽과 힘줄을 자르는 데 효율적이었을 것이고 고기를 발라낼 수 있었을 것이다. 동물의 긴뼈를 부수어 풍부한 단백질 공급원인 골수를 빼먹는 데도 활용할 수 있었다. 호모하빌리스가 그 이전의 호모종들과 달리 고기를 먹었다는 사실을 유추해볼 수 있다. 육류 섭취는 뇌의 급격한 진화를 이루는 데 큰 역할을 했을 것이다.


호모하빌리스의 지능을 보여주는 다른 증거로 그들이 도구를 쓰기에 더 좋은 특정한 유형의 돌을 구하기 위해 몇 킬로미터를 이동했다는 사실도 있다. 그들은 석기를 가지고 새로운 장소로 이동하기도 했고 장래에 사용할 것을 계획하고 예측했다. 미래에 쓰기 위해 계획하고 도구를 보관하는 행동은 침팬지에게서도 이따금 관찰된다. 호모하빌리스는 앞선 신체 기능과 어느 정도의 계획 능력을 보유했고 그들의 호미닌 조상보다 확실히 더 영리했다. 그러나 호모하빌리스는 동시대에 살던 다른 호미닌들보다 더 영리해졌지만 자신이 더 영리하다는 걸 인식하지는 못했다. 이러한 인식은 다음 단계에서 이루어진다. 


호모하빌리스의 뇌가 왜 그때부터 커졌느냐에는 의문에 대해서는 널리 받아들여지는 답은 없다. 기후와 기타 환경 조건의 변화, 고기 섭취의 증가와 같은 식단의 변화, 사회적 변화 등이 제시되었다. 그 중 널리 인용되는 이론은 ‘사회적 뇌 가설’이다. 이 가설은 뇌가 큰 영장류일수록 더 큰 사회 집단을 이룬다는 관찰에 기반하고 있다. 영장류는 그들의 유별나게 복잡한 사회 체계를 관리하기 위해 뇌를 더 크게 진화시켰다는 것이다. 논란의 여지는 있다. 어쩌면 호미닌의 뇌는 다른 무관한 이유 때문에 커졌고 이렇게 커진 뇌 덕분에 사회적 복잡성을 관리할 수 있게 되면서 더 큰 집단을 이룬 건지도 모른다. 


큰 뇌는 인간을 다른 영장류와 구분해주는 두드러진 특징이지만 인간의 고유성을 만드는 것은아니라는 점. 오히려 사람 뇌의 고유성은 커진 뇌의 특정 영역들과 이 영역들의 잇는 연결의 밀도에 있다. 최신 뇌 영상 연구에 따르면 지능은 이마엽과 마루엽 부위의 영역들을 포함한 네트워크와 이 부위들 사이의 연결과 관련되어 있다. 모든 인지 기능은 여러 뇌 영역을 잇는 네트워크의 산물이다. 전통적으로 뇌의 두 영역(브로니카 영역과 베르니케 영역)에 있다고 여겨진 언어 능력조차도 최소 다섯 영역에 걸친 네트워크의 산물임이 알려졌다. “네트는 무한하니까(공각기동대)” 신의 출현을 위해 어디로 연결시켰는지 더 추적이 필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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