실험실 생활

제목1st. 게릴라 세미나2019-04-06 15:18: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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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게릴라 세미나

 

라라님의 제안이 있었고, 실험자들 정회원이 모두 함께 할 수 있는 세미나가 있으면 좋겠다는 의견도 있었고, 그래서 뭔가 색다른 주제를 가지고 하는 월 1회 게릴라 세미나를 기획하게 되었습니다.

 

색다름에 대한 기대는 저마다 다를 테지만 추측해보면 아마 기존의 공부를 벗어나고 싶다, 소위 인문고전 말고, 더 나아가서는 책이 아니면 더 좋고, 좀 더 나가보면 모여서 수다하되 주제가 있는 수다 정도의 마음들이었을까요? 어떤 걸 원하셨든, 뭐든지 가능하게 하자가 게릴라 세미나의 방향이 되면 좋겠습니다.

 

게릴라 세미나는 13(?)의 회원이 한 번씩, 각자가 정한 달에 각자가 원하는 주제와 매체를 선정합니다. 개인적으로는 자신에게 가장 폭력적일 어떤 것, 예컨대 프란시스 베이컨의 시뻘건 고깃덩어리 같은 그림을 보고 도무지 예술이라고 느껴지지 않는 이 상태, 좋다고도 싫다고도 말할 수 없고, 망치로 한 대 맞은 듯 생각이 정지되는 그 느낌을 주는 주제와 매체를 선정해보면 어떨까 싶습니다. 모든 고정관념을 정지시키는 무엇 앞에서 어떻게 사유를 시작할 수 있을 지를 실험하는 기회를 갖고 싶은 것이지요.

 

제 생각은 그렇고, 각자가 맡은 달은 전적으로 각자가 알아서 합니다. 이번 달 세미나가 끝나면 다음 달 주자가 다음 달 할 것을 발표합니다. 왜 그것을 하려고 하는지, 기획 의도를 쓴 간단한 문건과 함께요.(아래 예시) 날짜는 그 달의 어느 주 화요일 2시 파르티잔 시간을 치고 들어가기로 하였습니다. 날짜도, 반장도, 주제도 매달 바뀌는 세미나의 정석을 게릴라 세미나로 실험합니다.




4, ♬


주제 : 영화 [캡틴 마블]

 

423() p.m. 2

4월의 반장: 지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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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가 평소 주로 찾는 영화는 사색적인 것, 한 번 봐서는 주제를 파악할 수 없는 난해한 것, 그래서 고민하고 또 고민해봐야 그 영화가 갖고 있는 다의적이고 중층적인 주제 중 하나라도 건지게 되는 그런 류의 것들이었습니다. 그런데 이번에 내가 선택한 영화는 [캡틴 마블]입니다.

어떤 관람자는 작정하고 만든영화라 말하더군요. 그 작정은 페미니즘이었습니다. 페미니즘은 나에게 가장 멀게 느껴지는 이슈중 하나입니다. 알고자하는 마음을 왜 자꾸 미루게 되는지도 스스로 의문입니다. 아마도 대중적일 이 영화가 나의 사유를 정지시킬만한 폭력이 되지는 않을 겁니다. 오히려 그 대중성과 단순 서사 속에서 나는 내 습관적 관념의 연쇄를 따르겠지요. 그러느라 다른 것은 보이지 않을지도 모릅니다.

젊은이들이 열광하고, 그에 걸맞게 최대의 자본을 쏟아 붓는 마블 시리즈는 페미니즘을 어떻게 다루고 있을까? 대자본이 페미니즘을 어떻게 소비하는지 나는 알아챌 수 있을까? 나는 그런 것을 유념하여 보려고 합니다. 꼭 같은 주제가 아니어도 좋습니다. 영화는 즐겁게 보고, 각자가 본 것을 얘기해보기로 하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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