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詩의 공백] 파울 첼란의 시 읽기_9월 9일(금) +2
희음
/ 2016-09-05
/ 조회 3,18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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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詩의 공백] 파울 첼란의 시 읽기 :: 9월 9일(금)
일 시 : 2016-0909(금) pm2:00~5:00
일 정 : 파울 첼란의 시 (당번_반디 : 詩소개-후기-간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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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詩의 공백_시즌1] 오픈세미나 준비일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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찬미가
아무도 흙으로 진흙으로 우리를 다시 빚어 주지않는다
아무도 우리의 티끌에 혼을 불어넣어주지않는다
아무도.
찬양하세, 그 누구도 아닌 이.
당신을 위하여
우리가 꽃피려 하노니,
당신을 바라보며.
우리가 하나의 무(無)
였고, 무이며, 언제까지이고
무일지니, 꽃피며,
무의―
그 누구도 아닌 이의 장미여라
그
암술대, 혼(魂)처럼 밝고
꽃실, 하늘처럼 황폐하고
그 화관(花冠) 붉어라
가시
너머, 오 너머로
우리가 노래 불렀던 그 자색(姿色)의 말로.
죽음의 푸가
새벽의 검은 우유 우리는 마신다 저녁에
우리는 마신다 점심에 또 아침에 우리는 마신다 밤에
우리는 마신다 또 마신다
우리는 공중에 무덤을 판다 거기서는 비좁지 않게 눕는다
한 남자가 집 안에 살고 있다 그는 뱀을 가지고 논다 그는 쓴다
그는 쓴다 어두워지면 독일로 너의 금빛 머리카락 마르가레테
그는 그걸 쓰고는 집 밖으로 나오고 별들이 번득인다 그가 휘파람으로 자기 사냥개들을 불러낸다
그가 휘파람으로 자기 유대인들을 불러낸다 땅에 무덤 하나를 파게 한다
그가 우리들에게 명령한다 이제 무도곡을 연주하라
새벽의 검은 우유 우리는 너를 마신다 밤에
우리는 너를 마신다 아침에 또 점심에 우리는 너를 마신다 저녁에
우리는 마신다 또 마신다
한 남자가 집안에 살고 있다 그는 뱀을 가지고 논다 그는 쓴다
그는 쓴다 어두워지면 독일로 너의 금빛 머리카락 마르가레테
너의 재가 된 머리카락 줄라미트 우리는 공중에 무덤을 판다 공중에선 비좁지 않게 눕는다
그가 외친다 더욱 깊이 땅나라로 파 들어가라 너희들 너희 다른 사람들은 노래하고 연주하라
그가 허리춤의 권총을 잡는다 그가 총을 휘두른다 그의 눈은 파랗다
더 깊이 삽을 박아라 너희들 너희 다른 사람들은 계속 무도곡을 연주하라
새벽의 검은 우유 우리는 너를 마신다 밤에
우리는 너를 마신다 낮에 또 아침에 우리는 너를 마신다 저녁에
우리는 마신다 또 마신다
한 남자가 집 안에 살고 있다 너의 금빛 머리카락 마르가레테
너의 재가 된 머리카락 줄라미트 그는 뱀을 가지고 논다
그가 외친다 더 달콤하게 죽음을 연주하라 죽음은 독일에서 온 명인
그가 외친다 더 어둡게 바이올린을 켜라 그러면 너희는 연기가 되어 공중으로 오른다
그러면 너희는 구름 속에 무덤을 가진다 거기서는 비좁지 않게 눕는다
새벽의 검은 우유 우리는 너를 마신다 밤에
우리는 마신다 너를 점심에 죽음은 독일에서 온 명인
우리는 마신다 너를 저녁에 또 아침에 우리는 마신다 또 마신다
죽음은 독일에서 온 명인 그의 눈은 파랗다
그는 너를 맞힌다 납 총알로 그는 너를 맞힌다 정확하다
한 남자가 집 안에 살고 있다 너의 금빛 머리카락 마르가레테
그는 우리를 향해 자신의 사냥개들을 몰아 댄다 그는 우리에게 공중의 무덤 하나를 선사한다
그는 뱀들을 가지고 논다 또 꿈꾼다 죽음은 독일에서 온 명인
너의 금빛 머리카락 마르가레테
너의 재가 된 머리카락 줄라미트
유골 항아리에서 나온 모래
망각의 집은 곰팡이 슨 초록빛.
나부끼는 문마다 너의 머리 없는 악사가 푸르러진다.
그는 너를 위해 이끼와 쓰라린 치모(恥毛)로 만든 북을 울려주고
곪은 발가락으로 모래에다 너의 눈썹을 그린다.
그것이 달려 있었던 것보다 더 길게 그린다, 또 네 입술의 붉음도.
너는 여기서 유골 항아리를 채우고 네 심장을 먹는다
꽃
돌,
내가 따라갔던 공중의 돌.
돌처럼 멀어 버린 너의 눈.
우리는
손이었다.
어둠을 남김없이 퍼냈다. 찾았다
여름을 타고 올라온 단어.
꽃.
꽃 ― 맹인의 단어.
너의 눈과 나의 눈이
물을 마련한다.
성장(成長).
마음의 벽이 한 꺼풀 한 꺼풀
떨어져 내린다.
이런 단어 하나 더, 그러면 종추(種錐)
트인 곳에서 흔들린다.
언어창살
창살 사이의 안구(眼球)
섬모충 눈꺼풀이
위로 노 저어 가
시선 하나를 틔워준다
유영하는 아리리스, 꿈 없이 우울하게,
심회색(心灰色) 하늘이 가깝구나.
갸름한 쇠 등잔 속, 비스듬히,
천천히 타는 희미한 관솔 등화(燈火)
빛 감각에서
너는 영혼을 알아본다.
(내가 너 같았으면. 네가 나 같았으면.
우리 한 무역품 아래
서 있지 않았던가?
지금은 낯선 이들인 우리.)
타일들. 그 위에
바싹 붙어 있다, 두 개으
심회색 물줄기
두 개의
입안 가득한 침묵.
가묘(假墓)
꽃을 뿌려라, 낯선 이여, 마음 놓고 뿌려라.
그대 저 아래 깊은 곳에
정원들에 꽃을 건넨다.
여기 누었어야 할 사람은, 그 어디에도
누워있지 않다. 그렇지만 세계가 그의 곁에 누워 있다.
세계, 그것이 갖가지 꽃들 앞에서
눈을 떴다.
그러나 그는 붙들었다, 많은 것을 보았기에,
눈먼 사람들과 함께.
그는 갔다, 그리고 너무 많이 꺾었다.
향기를 꺾었다―
그리고 그걸 본 사람들이 그를 용서하지 않았다.
이제 그는 갔다, 낯선 물 한방울을 마셨다,
바다를.
물고기들―&l
댓글목록
희음님의 댓글
희음
이번 파울 첼란의 시는 반디 님께서 골라 주시고 직접 타이핑해서 보내 주셨습니다.
정말 감사합니다. 여느 때보다 더 알찬 시간이 될 것이라 믿습니다.^^
오라클님의 댓글
오라클
[詩의 공백_시즌1] 오픈세미나 준비일정을 별도 게시물로 올릴까 생각하다가,
세미나공지 게시물에다 같이 올리면 좋을 거 같아 그렇게 합니다.^_^