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학과 예술의 사회사] 3권 1장 로꼬꼬- 2. 새로운 독자와 관객(04/06) 후기 +2
훔볼트펭귄
/ 2016-04-12
/ 조회 3,076
첨부파일
- 발제-로꼬꼬와 새로운 예술의 태동.hwp 다운 26
관련링크
본문
18세기의 정신적 주도권은 프랑스에서 경제적·사회적·정치적으로 훨씬 진보적인 영국으로 옮아간다.
17세기 초반의 스튜어트 왕(스튜어트 왕조Stuart, 1603~1714)들은 과거의 봉건귀족을 궁정귀족으로 복권시키고 이 계급을 위해 새로운 지배권의 기반을 닦았는데, 1640년까지 봉건귀족은 갖가지 굵직한 특권들을 누렸으나 결국 왕은 의회와 국민 모두에게 신임을 잃어버려 통치의 기반을 상실했다. 찰스 1세(CharlesⅠ, 재위 1625~1649) 또한 국민과 의회를 염두에 두지 않는 비타협적인 정책을 펴 1642년 청교도 혁명이라는 내란으로까지 치닫게 되었다. 이후 실권자로 등장한 크롬웰은 1649년 1월 국왕인 찰스 1세를 처형하고 크롬웰의 군사독재식 호국경 정치Protectorate로 시국은 안정되고 질서가 잡힌다. 그러나 지나치게 금욕적인 생활을 강요하는 청교도 정치를 단행해 국민을 식상하게 만들었고 불만을 키운다. 1658년 크롬웰의 사망으로 영국의 정세가 또다시 술렁이면서 찰스 1세의 장남인 찰스 2세(Charles Ⅱ, 재위 1660~85)가 국민의 열광속에서 다시 국왕에 올라 왕정복고가 시작되었다.
그 후 영국 의회는 왕의 편에 선 귀족과 지주유산계급과 영국국교도가 주류를 이루는 여당 격인 토리당, 프랑스의 가톨릭을 경계하면서 왕의 전제 정치에 반기를 든 휘그당으로 갈라져 이른바 당파정치를 경험했고, 1689년 피 한 방울 흘리지 않고 일어난 ‘명예혁명’을 거치면서 영국은 명실공히 정치적으로 성숙된 국가로 발돋움하게 된다. 영국은 명예혁명으로 왕위가 교체됐을 뿐 아니라 왕권을 제약하고 의회의 입지를 강화시킨 권리장전Bill of Rights을 선포하여 유럽에서는 최초로 의회중심의 입헌국가의 기반을 다졌다.
( 중세의 잔재에서 해방되고 있던 18세기 영국에서도 유권자가 선거로 뽑을 수 있는 의원 수는 3분의 1에 불과했고 그나마도 일부 투표는 매수로 이루어졌다. 아래 그림은 윌리엄 호가스 ‘선거’ 연작 중에서 「선거유세 :여관 주인에게 뇌물을 주는 토리당과 휘그당 브로커들」, 1754년)
영국에서 문화적 평준화 과정은 새로운 정규 독자층을 형성하게 된다. 이 독자층의 성립은 무엇보다도 부유한 시민계급의 등장과 결부된 것이다. 새로운 독자층의 성장을 가져온 문화적 수단 중에서 가장 중요한 것은 18세기 초부터 보급된 잡지(정기간행물)로서, 그것은 이 시대의 위대한 발명이다. 스틸과 애디슨이 직간접으로 휘그당의 이해관계를 대변하는 저널리스트가 된 것처럼 대니얼디포우와 조너선 스위프트 역시 정치 팸플릿의 필자로 활동하며 자기들 소설에서 정치적인 목표를 추구했다. 문학에서 정치선전의 전개와 더불어 작가들의 경제적·사회적 지위에 근본적인 변화가 일어나는데, 어느 시대 어느 나라에서도 18세기 초 영국에서만큼 그렇게 많은 작가들이 높은 관직과 영예를 누린 일은 없었다.
산업혁명으로 인해 고도자본주의가 시작되고, 노동을 하나의 윤리적 가치로 끌어올려 이를 찬양하고 숭배하는 것은 근본적으로 성공과 이익을 위한 노력의 이데올로기적 변형이자, 노동의 열매에서 가장 적은 몫을 차지하는 노동자들까지도 감격해서 협력하도록 자극한다. 근대경제는 ‘자유방임주의’ 원칙이 도입되면서 비로소 시작되며, 개인의 자유라는 관념도 이 경제적 자유주의의 이데올로기로서 처음으로 뿌리를 내렸다.
영국의 전기 낭만주의 및 루쏘의 작품과 함께 일어난 문학에서의 양식 변화, 즉 객관적·규범적 형식 대신에 주관적이고 자유로운 형식이 등장하게 된 변화는 아마 음악에서 가장 극명하게 표현되었을 텐데, 이때에 와서 처음으로 음악은 역사적으로 한 시대를 대표하고 주도하는 예술이 된다. 이제 시민계급은 음악의 주된 고객이 되었고, 또 음악은 다른 어느 장르에서보다 시민계급의 정서생활을 더 직접적으로 자유롭게 표현할 수 있는 사랑받는 예술이 되었다.
댓글목록
삼월님의 댓글
삼월
오오 발제의 마무리는 역시 후기작성이죠. ㅎㅎ
제가 소설을 좋아해선지 몰라도 지난 시간 유독 기억에 남는 부분이 많았어요.
안 그래도 정리해놓고 싶은 게 있었는데, 후기 올려주셔서 감사합니다!
프랑스보다 빠르고 무언가 다른 영국의 정치변화 과정, 부르주아 문학들,
그리고 디포와 스위프트, 루소에 대한 평가까지.
특히 '로빈슨 크루소'와 '걸리버여행기'를 당시 영국의 정치상황에 연결시켜 설명한 부분.
발제하느라 힘드셨겠지만, 읽는 보람은 있는 책이지요?
문학과 미술에 관심이 많은 훔볼트펭귄님에겐 분명히 그러리라 믿습니다.
ㅎㅎ 그럼 아쉽지만 한 주 쉬고
다음주에 만나요!
훔볼트펭귄님의 댓글
훔볼트펭귄
발제를 하면서도 아리까리하고 생소한 부분들이 많아 엄청 낯설었던 내용들이 후기를 쓰면서 해소가 되어서 참 다행이다 생각했어요..호호..
오늘은 집앞 미술관에서 현대 미술을 보고 왔는데요 역시 현대미술이 가져야 될 덕목은 관객과의 소통이라는 걸 새삼 느끼며 돌아왔네요.. 이 책을 읽으며 미술사에 급 관심이 생겼는데..후덜덜..클났다..ㅋㅋㅋㅋ