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페미니즘] <섹슈얼리티의 매춘화> '9장 인권과 전지구적인 여성주의 행동' 발제문
소리
/ 2018-05-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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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페미니즘 세미나] 9장 인권과 전지구적인 여성주의 2018.05.26 발제자: 소리
경제가 국제화되고, 이에 따른 여성 종속이 세계화 되면서 성 착취에 대항하는 전략도 전 지구적으로 행해져야 한다. 착취는 서구 여성에게만 자행되는 것이 아니라, 제 3세계에 대한 서구의 성적, 경제적 지배로 이어진다. 이 때의 지배는 남성 군인, 관광객, 사업가, 외교관, 정부 관료에 의해 수행되고 매춘을 통해 성 착취는 영속화된다. 서구와 제3세계 여성들을 반목하게 하는 가부장제에 맞서 임시적으로나마 공동투쟁의 기초를 찾아가고 있다.
망각의 침묵
페미니즘이 섹스에 대해서 말하고, 여성을 비인간화 하는 섹스의 사회정치적 구조에 대해 말하는 데에 여전히 문제가 남아 있다. 폭력으로서의 섹스는 많이 얘기되고 있다. 그러나 여성성 안에서 체화되는 동시에 성 경험에서 일어나는 여성 종속의 조건인 섹스 그 자체에 대해서는 페미니즘 안에서도 쉽게 얘기되지 않는다.
특히 서구에서 이런 경향이 짙은데, 섹스 그 자체가 착취라는 것에 대한 정치적 침묵은 결혼 내의 섹스라는 개인화된 조건에서 시작하여 매매춘의 공식적 정상화로 확대된다. 포르노그라피의 조장과 매매춘의 합법화는 여성의 성 경험 속에 있는 학대의 기억을 망각하게 만들고, 망각을 유지시키면서 성적 권력 관계를 정치적으로 강화시킨다.
여성들이 어렸을 때, 혹은 결혼이나 연애 관계 내에서 겪은 성 학대의 경험은 침묵되고, 이러한 침묵을 깨는 여성들에 대한 검열을 강화시킨다. “개인적인, 침묵되고 이야기되지 않은, 때로는 기억조차 되지 않는, 때로는 분열된 성적 경험 속에서 소녀들과 여성들은 남성의 성적 요구에 속박되는데, 이것은 여성들을 그들의 이름 없는 억압자, 확인되지 않은 폭행자에게 대항하지 못하고 다른 여성들에게 적대적이 되게 한다.
기억 속에서 섹스를 성 착취로 명명한 결과 여성주의 운동은 거대한 성장을 거둘 수 있었다. 성적 권력 관계는 여성의 인간 존엄성과 인권 침해를 영속화 시키는 억압이다. 성 착취는 우리 몸 안에서 그리고 몸 위에서 일어나고, 이것의 가혹함은 사물화를 통해 인간의 통합성을 축소시키고 인간 기억에조차 남아있지 못할 정도로 ‘몸을 벗어난’경험을 만들면서 자아를 파편화시킨다. 이름 붙일 수 없고, 기억조차 못하는 것은 비인간화되는 것이고, 섹스를 인간 경험의 일부에서 억압적 성 정치학의 초석으로 바꿔버린다.
폭력은 억압의 한 측면일 뿐이며, 폭력 하나만을 반대하는 것은 해방운동의 가능성을 축소시킨다. 폭력은 페미니즘을 재편성된 성 착취 안에 머무르게 하고, 매매춘이 불가피하다는 사고를 유지시킨다. 성 착취를 폭력을 만드는 조건으로서 힘을 강조하는 것은 성적 억압에 침묵하게 한다.
기억하기, 치료하기, 의식화
배리는 앎을 주장한다. 이 앎을 통해 개인이 온전히 독립적인 개인으로 설 수 있고, 단순한 앎을 넘어 지배를 통해 부과된 고립을 넘어서 집단적인 투쟁으로 나아갈 수 있기 때문이다. 개인 치료에 중점을 두는 개별 프로그램들이 몇몇 여성들을 성적 권력 관계에 대한 정치적 의식화로 이끌 수 있겠지만 가장 중요한 것으로 “성적 종속에 대한 비판적인 의식”이라고 말한다. 이 때의 비판적 의식이란 성적 권력 관계의 구성과 생리에 대한 앎이다. 원인에 대한 진정한 앎을 통해 그들의 상처와 자기 혐오, 그리고 다른 여성에게 적대적이고 화를 내며 또 다른 권력을 행사하려는 상태를 벗어나 자기 자신이 되는 것이다. 따라서 권력 관계에 대한 여성주의 의식은 개인적 치료와 정치적 투쟁 둘 다에서 중요하다.
이 책에서 스웨덴의 매매춘운동집단, 미국의 매춘대안협회, 필리핀의 부클로드의 세 가지 프로그램이 소개된다.우리는 현재 한국에서 일어나고 있는 다양한 여성주의 활동과 시위를 통해 개인적 치료와 집단적인 정치적 투쟁을 모두 살펴볼 수 있다. 메갈이라고 불리는, 워마드 사이트 내에서의, 다른 인터넷 커뮤니티에서의 매춘여성들의 증언들, 그리고 그들이 자신의 경험을 나누고 얘기하면서 시위에까지 참여하는 모습을 통해 이러한 비슷한 효과들을 볼 수 있다. 물론 더 체계화되고, 지속적이 프로그램이 있다면 더욱 좋겠지만 말이다.
심리치료: 개인적 접근
페미니즘은 억압과 착취로부터, 폭력과 학대로부터 여성들을 위함 탈출과 출구롸 대안을 주장하는 해방을 향한 여성들의 지속적인 운동이다. 여기서 가장 중요한 것은 의식화와 안전 공간 확보이다. 의식화를 통해 여성의 자율성과 다른 여성들과의 연대를 발달시켜야 하지만, 종종 몰정치적인 치료는 성 식민지화에 의해 야기된 여성 간의 분리를 영속화시킨다. 여성주의 의식화에는 안전함, 기억과 애도, 재연결 이라는 회복의 3단계를 거친다.
개인 내부에 대한 심리적 접근은 서구 사회의 개인주의적 가치와 경향을 반영한다. 여성주의 심리학자들은 내부에서 외부로, 개별적인 것에서 사회로, 개인적 변화에서 정치적 행동으로 접근한다. 그러나 개인적 접근인 심리치료로 시작하는 것은 정치적 의식화와 사회운동으로는 이어지지 않는다.
급진적 개혁
급진적 입장에서의 매춘에 대한 입장의 기본 토대는 매매춘은 불가피 한 것이 아니고, 성 착취는 관대히 여겨져서는 안되며 유지 되어서도 안 된다는 확신이다. 매춘
여성들은 구매자에 의한 성 착취의 피해자로서 인식되어야 한다.
구매자를 처벌하는 법이 지정되면 매춘 여성들의 수입이 감소하거나 소멸 된다. 단순히 구매자만
처벌되면 안된다. 여성들의 가혹한 빈곤, 빈곤의 여성화 속에서
매춘은 유일한 소득원이다. 곧 매춘 여성들을 대상으로 하는 경제 개발 프로그램과 지원 서비스와 지원이
반드시 필요하다.
급진적인 개혁은 단순히 국지적인 얘기에서 그치는 것이 아니다. 성 산업을 반대하는 전지구적
여성주의 운동의 첫 걸음은 여성들과 매춘부, 자아와 타자라는 가부장적 이분법을 여성들이 해체시키기 시작하는
것이다. 나아가 서구 여성들의 진정한 경제적 페미니스트 투쟁을 통해 반드시 서구에서의 여성 착취와 제3세계에서 서구에 의한 여성의 성적 식민주의 헤게모니에 대응해야 한다.
참을 수 없음
배리는 매매춘이 없는 세상을 꿈꾼다. 매매춘 없는 세상은 모든 여성에 대한 성 착취의 근절을 상상한 것과 같다. 매매춘이 없는 세상은 1820년 대의 미국에서 노예제가 없는 세상을 상상하는 것만큼이나 현재의 우리에게는 힘든 일이다. 당시에 진실로 노예제가 없어질 것이라고 믿는 사람은 극소수에 불과했지만, 1927년 노예제도 폐지에 대한 논의가 전지구적으로 논의되고 상상할 수 없는 얘기들이 나오기 시작했다.
매매춘도 마찬가지일 것이다. 이것이 아주 미친 소리라고 생각하는 사람들, 그리고 매춘 자체가 여성에 대한 성 착취라고 생각조차 하지 못하는 사람들이 많다. 그러나 이것에 대해 전지구적으로 이뤄지고 있는 페미니스트들의 투쟁을 통해 이뤄나갈 수 있을 것이다.
매매춘은 모든 여성들을 취약하게 만들고 위험에 노출시키며, 공격받기 쉽게 만든다. 이러한 취약성은 성 착취를 제도화시키는 것이다. 즉 “성 착취에 대한 여성의 취약성이 제도화된 사회 체제라는 것이다.” 이 구조화된 취약성 속에서 살아남아야 하는 여성들은 자신 스스로 거리 두기를 하고, 자신의 자아를 분열시킨다. 여성의 취약성이 개인적인 것만은 아니다. 사회 안의 포르노그라피와 여성의 성애화는 집단적인 것이기 때문이다. 여성의 취약성은 억압의 조건이다. 여성에 대한 성 착취로 촉진되는 여성 자아 파괴의 극단적 상태로 이용해 왔다.
“매일의 성적 관계 경험에서 ‘연약하다’는 것이 긍정적인 맥락이 되고 있는 것은 아이러니라는 말보다 훨씬 더 나쁘다.” 이 말은 취약성이라는 말에서의 부정적인 느낌을 없애버린다. 약한 인간에 대한 보호를 요구하는 열린 의식을 만드는 것이 아니라 그저 개방적이 되라는 주문이다.
페미니스트의 도전은 섹스가 섹시함으로 취급되는 성 착취에 대한 것이다. 이러한 방식 안에서 섹스는 비인간화되고 섹스의 사용은 인권을 침해하게 된다. “페미니스트들의 도전은 언론이 선전하는 것과는 반대로 가시적인 성 착취 이미지의 무효화를 요구하고, 익명의 창부 이미지가 아닌 인간으로서 여성의 사회적 이미지를 회복하기 위한 것이다. 페미니스트의 도전은 매매춘, 그리고 개인화된 가정, 커플, 결혼 안에 있다고 알려진 모든 제도화된 성 착취에 대항하려는 것이다.”
배리의 말처럼, “성적 관계의 평등에서부터 시작하지 않는다면 무엇이 성 평등이겠는가? 개방성이 인간 경험으로서의 섹스를 이끌고, 상호작용이 성실함을 지닌 열정으로 여겨지게 하는 성적 친밀함을 위해 가장 중요하고 첫째 되는 조건은 바로 성 평등이다.”
그렇게 다른 세상은, 지배에 대항하여 해방을 향해 나아가는 페미니스트의 투쟁을 통해, 다른 상상을 통해 올 것이다. 그리하여 여성 또는 소녀들이 매매춘과 근친강간, 강간, 결혼 안의 성 착취와는 다른 세상, 다른 종류의 삶이 가능하다는 것을 알려주고, 물질적인 것, 경제적인 것(돈), 건강 관리, 직업, 사랑을 제공하는 것 등을 제공해주는 일들을 통해 이미 다른 새로운 세상을 향해 가고 있는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