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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버틀러 후기] 2장 : 3,4,5절 180510 +4
준민 / 2018-05-15 / 조회 1,621 

본문

어려운 버틀러의 텍스트 속에서 정신을 잡고 있는 것만으로도 벅찬 세미나였지만, 

그래도 조금씩은? 가닥이 잡히는 것 같아 다행입니다.

 

이번 세미나에선 <젠더 트러블> 전체에 걸쳐 논의되고 있는 대전제가 어느정도 진행되었던 것 같습니다.

근친상간 금기가 젠더를 이분화하고 이성애적 틀을 견고하게 만든다면, 

섹슈얼리티와 법은 어떤 관계를 가져야 하는가? 버틀러는 게일 루빈을 이 질문의 예시로 듭니다. 

게일 루빈의 논의는 여성 교환의 종식과 젠더 자체의 전복을 그리며 법 이전에 형성된 유아 발달기의 유토피아 단계를 꿈꿉니다. 

그러나 버틀러는 루빈의 주장이 이상적인 가능성에 기대어 있다고 비판합니다. 그 비판의 근거는 “법 이후에서 법 이전을 말하는 게 가능한가?” 라는 질문에 기인합니다.

 

2장이 진행될수록 버틀러는 금기의 핵심으로 파고들며 레비스트로스, 라캉, 프로이트 등 저명한 철학자들을 비판합니다. 마지막 5부에서는 금기 속에서 만들어진 젠더의 한계를 (열변을 토하며) 비판합니다. 저는 처음에 프로이트의 금기를 토대로 젠더의 억압을 벗겨내는 게 가능할까? 라는 나이브한 생각을 했었지만, 이 또한 젠더의 계보학을 쓰려는 버틀러의 노력으로 읽을 수 있을 것 같습니다.

 

책을 읽어갈수록 금기로부터 젠더를 구해내려는 그의 노력에 감동하지 않을 수 없습니다. 읽다보면 그의 투쟁이 제 눈 앞에 보이는 것 같아서, 같이 고무되는 듯한 착각에 빠질 정도입니다. 책의 이름이 <젠더 트러블>인만큼 이 저서에서 온갖 문제점들을 정리한 후 버틀러의 다른 저서를 통해 그만의 해결책으로 나아가는 것도 좋을 것 같습니다. 물론 완벽한 해결책은 없겠지만요.

댓글목록

삼월님의 댓글

삼월

짧지만 강하고 핵심적인 후기네요. 읽는 내내 고개를 끄덕끄덕하게 됩니다.
저는 버틀러의 논의들을 따라가기 바빠서 해결책 같은 건 생각도 못 하고 있지만요.
아니면 푸코의 스타일에 익숙해져서인지 해결책 같은 건 기대도 하고 있지 않나 봅니다.
섹스와 젠더를 구분하면 할수록 페미니즘의 전복은 어려워지고,
법 이전이나 기원으로 돌아가 우위를 차지하려는 노력은 스스로 전복을 실패하게 만듭니다.
사변적 기원과 너머에 대한 신성화가 어떻게 상징질서를 소환하고 제도화하는지를 설명하는
버틀러의 논의는 준민님 말대로 열변이었고, 제게는 뜨거운 시원함으로 다가왔습니다.
그 시간을 함께 해서 좋았고, 발제하고 후기 쓰느라 고생하셨습니다.
복습의 시간 역시 함께 해서 기쁘네요.

준민님의 댓글

준민 댓글의 댓글

원래 세미나 시간에 필기를 해가며 후기를 쓰려고 했으나.. 세미나 2/3 지점 지나서야 아! 후기 깜빡했다! 하는 바람에 기억을 더듬으며 썼습니다.. 세미나가 열정적이라는 증거겠죠!?

현님의 댓글

지지난 시간 너무 어려워 털려버린 멘탈을 가까스로 부여잡고 겨우 따라가고 있습니다..
명확한 해답을 기대하긴 어렵지만, 지금까지, 그리고 앞으로의 소제목들을 보건대,
조금 더, 더, 더를 외치고 있는 건 아닐까 하는 생각이 듭니다.
분명, 어렵사리 읽었는데 잘 기억이 안 나는 것은 왜 일까요. ㅠㅠ
그래도 후기 보니 환기가 좀 됩니다. 그럼 세미나 시간에 만나요!

라라님의 댓글

라라

저는 아직도 헤메는 중이요. 후기를 읽어보니 정리가 되는 것처럼 느껴지는데요.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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