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철학사 후기] 5/9 발전 혹은 변신, 진한시대의 유가
라라
/ 2018-05-16
/ 조회 1,3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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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번 시간은 14장 진한 무렵의 유가를 살펴보았다.
공자가 죽은 이후 유가는 자장 유파, 자사 유파, 안씨 유파, 맹씨 유파, 칠조씨 유파, 중량씨 유파, 손씨 유파, 악정씨 유파가 생겼다고 <한비자:현학편>은 말한다. 전국시대 말기와 한때 초기의 일반 유가의 저작은 대소 대씨의 <예기>로 결집된다.
1.예에 관한 이론
예란 인간에게 중도를 얻게 하는 표준적인 외부규범이다. 인간에게는 식욕과 성욕이라는 본능적인 욕망과 사망과 빈궁이라는 본능적인 혐오사항이 있다. 욕망과 혐오란 마음의 가장 큰 동기라고 말한다. 그런데 사람마다 속마음이 감추어져 있기에 존재하지만 측량할 수 없고 겉으로 드러나지 않는다. 이런 개인의 여러 정욕(성정)을 절제하고 격식화하는 것이 예의 기능이다. 순자는 개인의 정욕들의 충돌 사이에서 조화를 예라고는 하지 않았지만 <단궁>의 내용을 보면 부모를 사모하는 정과 육체적 안락을 구하는 욕망 모두 어떤 표준규범으로 충돌하지 않도록한다고 말했다.
예란 인정을 따르는 것이고 동시에 본래적 성품이자 관리해야 할 대상이다. 즉 밭과 같아서 농작물을 가꿀 때 밭을 기초로 삼으며 관리 역시 밭을 대상으로 삼는 것과 같다. 또한 예란 일이 생기기 전에 제재하는 것이며, 법이란 일이 생긴 후에 제재하는 것이다.
2.음악에 관한 이론
음악樂은 즐거움樂에서 비롯된 인간 감정의 불가피한 표현이다. 음악의 기능은 인간의 정감을 절제하여 도道에 맞도록 중용을 얻은 것이다. 예는 인간의 욕망望을 절제하고 음악은 인간의 정감情을 절제한다. 예나 악은 모두 인간으로 하여금 절제(조절)를 통해 중용을 얻도록 하는 것이다. 평정을 인간의 타고난 본성으로 보고 외물에 빠져 감하고 동하는 것은 천성을 멸하는 것으로 보았다.
봄의 소생과 여름의 성장은 인仁으로 가을의 추수와 겨울의 저장은 의義로 해석한다. 인은 악에 가깝고 의는 예에 가깝다. 지기地氣는 상승하고 천기天氣는 하강하여 음양이 서로 접촉하고 건곤이 감응한다. 본래의 질서가 있는데 예악이 그 예증이다.
<악기>에 따르면 인심은 외물의 자극을 받으면 일정한 정감이 생기고, 일정한 정감으로부터 일정한 음과 소리가 나오는데, 반대로 일정한 음과 소리를 사용하여 사람들에게 일정한 정감을 가지게 할 수 있다. 이것이 음악의 교육적 기능이자 정치적 효용이기도 하다.-신편주석-
3.상례에 관한 이론
우리의 마음에는 정감과 이지의 측면이 있다. 이지의 관점에서 죽은 사람을 대하여 의식이 없다고 단정하면 “어질지 못하다.” 오로지 정감의 관점에서 죽은 사람을 대하여 의식이 있다고 단정하면 “지혜롭지 못하다” 이 양자를 절충하여 죽은 사람을 위해서 “기물은 갖추되 쓸 수는 없게 했다.”
상례는 정감적 측면에서 이해가 될 수 있다. 상례 자체보다는 상례를 통하여 죽은 사람을 잘 보냄으로써 살아 있는 사람도 죽을 때까지 잘 살아가게 하는 측면이 크다. 할머니보다는 왕래가 많았던 외할머니가 돌아가셨을 때 슬픔이 훨씬 컸다. 상을 치루면서 음식을 나르고 손님들과 이야기하고 동생들과 울면서 외할머니를 잘 떠나보냈다. 사실 외할머니가 떠났다기 보다는 내가 할머니를 이지를 갖고 정감적으로 잘 보낸 것이다. 살아계셨으면 얼마나 좋을까라는 생각이 들지만 살아계시지 않더라도 할머니와의 정감은 아직도 계속되는 듯 하다.
4.제례에 관한 이론
무릇 제사란 밖으로 어떤 이유가 있어서가 아니라 마음에서 우러나오기 때문이다. 오로지 제사 자체를 중시하고 대상을 중시하지 않는다. 제사를 수행하는 사람이 중요하지 받는 대상은 없는 것이다.
기우제 또한 가뭄이 들어 황급한 심정을 표현하는 것이지 신령한 힘으로 비를 내리게 하겠다는 것이 아니다. 이른바 “형식의 일로 여긴다”는 것이다. 어떤 일을 결단함에 정중한 마음을 표현하는 것이다.
중국 옛 사회에서는 각 직업에 대한 신을 모셨다고 한다. 예를 들면 목수는 노반, 술집은 갈선을 모셨다. 각종 기술에 그 발명자가 있다는 사상이다. 이런 기술로써 삶을 영위하는 사람들은 물을 마실 때 그 기원을 생각하듯 원래의 발명자를 받들어 제사를 지냈다. 유가의 제는 시이지 종교가 아님을 보여준다.
죽음으로 기억되는 대표적인 성인은 예수와 부처이다. 예수는 죽음으로 영원성을 획득했고 부처도 죽음을 열반이라는 영원성으로 지금까지 살아있다. 그러나 공자의 죽음은 알려진 게 거의 없다. 공자는 죽음보다는 삶에 수행함을 중요시 한 것 같다.
5.혼례에 관한 이론
영혼불멸설이 인정되지 않더라도 죽음이 완전한 단멸은 아니다. 사람이 낳은 자손, 즉 자식이 계속 존재하여 살아 있는 것이다. 사람에게 후손이 있으면 불사인 것이다. 사람 아무개가 아무 때에 아무 땅에서 살았다는 사실은 소멸될 수 없다. 이미 있었던 일은 누구든 없던 일로 할 수 없기 때문이다. 공자 시대 사람들 역시 있었지만 알려지지 않았을 뿐이다. 그렇다면 인간은 생물학적 불사와 다른 관념적인 불사가 있다고 할 수 있다. 모든 인간은 불사이다.
인간에게는 세 가지 불사(불후)가 있는데 ‘최상의 일은 덕을 수립하는 것이요. 그 다음은 공을 수립하는 것이요. 그 다음은 주장을 수립하는 것이다.’
유가는 수목적 사고를 드러낸다. 벼농사 위주의 농경사회에서는 뿌리가 있고 그 줄기 그리고열매를 맺는 그리고 그 씨앗은 다시 나무가 되는 근본을 생각하게 하는 사고방식이 드러난다. 요즘도 뿌리를 중요시 한다. 결혼을 해서 자식을 낳음으로 새로운 나를 창조하고 나를 대체함으로써 생물학적 불사를 획득하며 영원성을 획득하려는 경향이 없지 않다.
6.효에 관한 이론
효는 육체적 측면과 정신적 측면이 있다. 육체적 측면은 또 세 가지로 나눌 수 있다. 첫째 부모의 신체를 봉양하는 측면, 둘째 이 몸은 부모가 남겨준 것임을 명심하고 신중히 보호하는 측면, 셋째 “새로운 나”를 만들어 부모의 생명을 계속 전하는 측면이다.
정신적 측면의 효란 부모의 뜻에 순종하고 육체를 봉양할 뿐만 아니라 뜻도 봉양하여 과실이 있으면 고쳐서 바르게 되시도록 권해야 한다. 부모가 돌아가신 후에는 제사를 드려 추모함으로 부모가 추억과 기억 속에서 불후할 수 있게 한다.
효란 모든 도덕의 근본이요 모든 가르침의 원천이다. 신체발부 수지부모니 불감훼상함이 효지시야요(身體髮膚 受之父母니 不敢毁傷이 孝之始也 자신의 털과 살은 모두 부모로부터 받았으니, 이를 감히 훼손하거나 다치게 하지 말 것이요, 이것이 효의 시작이다. 입신행도하고 양명어후세하여 이현부모함이 효지종야니라.(立身行道 揚名於後世 以顯父母 孝之終也 입신하여 도를 행하고 이름을 후세에 날려 이로써 부모님을 빛나게 함이 효의 완성이니라.)
*지금도 성균관에서 조선에서 지낸 공자의 제사를 지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