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철학사 후기 5/2 제국을 예비하며, 순자, 한비자 +3
현
/ 2018-05-06
/ 조회 1,99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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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국을 예비하며” 라는 부제의 이번 시간의 제목의 이유는, 순자, 한비자를 거치면서 진나라가 등장하게 되는 역사가 있기 때문이라고 합니다.
< 순자 >
순자의 사상은 맹자의 사상과 대립을 이룬다고 알려져 있습니다. 성선론과 성악론 때문에라도 두 사람의 비교는 많이 언급되는데요. 간명한 중국철학사에서는 맹자가 개인의 자유를 부각시켰던 면(개별적인 도덕적 자각이라는 면에서), 순자는 맹자가 초도덕적으로 봤던 ‘하늘’ 같은 것을 객관화된 관점에서 봤다는 점 등의 면에서 두 사람을 비교하기도 합니다.
순자는 순황, 순경으로 이름하며, 제나라 직하 학군에서 이름을 날렸고, 초나라에서도 활약을 하는 등 명성과 영향력이 있었다고 합니다.
공자와 관련하여, 맹자의 경우, 공자의 도덕에, 순자는 학문에 대해 더 집중했다고 하는데요. 중국철학사에서는 순자를 강경한 마음의 철학자 내지는 유물론자로 분류하기도 합니다.
하지만, 순자도 맹자도, 주의 제도를 본받아야 한다는 점에 있어서는 같았다고 합니다. 그러나 순자는 이를 본받아 당시에 맞게 무언가를 하려 했다면, 맹자는 그것을 복원하려 했다는 점에서 다릅니다.
순자가 하늘은 바라보는 입장은, 맹자와 같이 주재지천, 운명이나 도덕적인 관념과 결부한 것이 아니라 정말 자연 그대로의 하늘에 가까웠다고 여겨, 자연의 법칙은 인간세계의 법칙에 독립된 것으로 보았다고 합니다. 이런 시각이다 보니, 인간의 능력(人力)을 중요시하게 됩니다. 하여, 인간의 길흉화복은 인간의 노력으로 가능하다고 하며, 노력으로 그 여하가 결정된다고도 합니다. 순자의 첫 문구 ‘청출어람’은 자신의 행위를 통해서 본래보다 나은 것이 될 수 있다고 한다는 이런 시각을 함의하는 것으로 보입니다.
맹자가 인의예지와 같은 사단이 이미 인간에게 있어 이것을 확충(확장하고 채우는 것)하는 것을 이야기했다면, 순자는 그렇지 않고, 처음에 없더라도 그것을 학습할 능력을 이야기한 것으로 보입니다. 우리가 알고 있는 순자의 성악설은, 딱히 악하다는 것이 아니라, 무언가 선한 것을 이미 내재하지 않는 것에 가깝다고 합니다.
그래서 맹자에게는 어린아이의 마음이 중요하고, 순자에게 있어서는 얼마나 공을 들여 본성과 멀어졌느냐가 중요하다고 합니다.
천리마와 느린 말의 이야기를 들으면서는 언젠가 순자를 읽어야 겠다는 생각을 했습니다.
심 - ‘려’와 ‘지’
동양철학에서 심은 물리적인 신체, 감정, 사고, 추론 등을 포괄하는 개념이라고 하는데,
순자는 심이 정욕을 절제하는 것, 인식과 사려, 이것이 잘 작동하게 하려면 평정을 유지하고 있어야 한다고 합니다.
순자는, 사람의 힘과 달리기는 동물에 미치지 못할 수 있는데, 사람이 동물을 부리는 이유는 무엇일까,에 대하여 사람들은 군(무리)을 이루기 때문이라고 말합니다. 이런 군에는 분별이 있기 때문이라고 하는데요, 여기서 ‘분’이라는 것으로 ‘예’가 생겨난다고 합니다. 여기서의 예는 인간의 욕망을 조절하는 도구에 가깝다고 합니다. 인간의 욕망은 많은데, 재물은 한정적이기 때문에 ‘예’가 필요하다고요.
맹자는 개인의 도덕적 판단을 중시했지만, 순자는 그렇지 않았기 때문에 예를 중시한다고도 볼 수 있습니다. 위아래의 문제가 아니라 분쟁을 막기 위해서라고요.
순자는, 상례와 제례를 ‘시’라고도 이야기하는데요, 종교의 경우, 자신이 말한 것을 진리라고 말하는 데 반해, 시는 허구로 간주하며, 실재가 아니라는 것도 아는 자기기만일 수 있지만, 이에 따라 귀신은 없지만 귀신이 있는 듯이 해야 한다는 것을 말하며, 이들을 ‘시’라고 했다고 합니다. 기우제 이야기도 재미있었습니다. (혼비백산과 제사 이야기도요..)
< 한비자 >
기존에는 개별적인 관계에서의 예로만 가능했지만, 사람들이 많아지면서 영토와 많은 사람들을 관리하기 위한 맥락에서 법가가 출현할 수 있던 것으로 봅니다.
법가의 역사관은, 새로운 시대에는 새로운 제도가 필요하다는 것이었습니다.
세 : 권력과 권위 이용
술 : 신하를 대하는 방법
법 : 법률
법가는 위와 같은 것들을 다루었습니다. 한비는 이 세 학파를 종합한 사람이라고 합니다.
법이라는 것이, 각자의 이론을 가지게 되면, 분란하게 되니, 이를 방지하여 실현하려 했던 것이 진시황의 분서갱유라고 합니다.
유가의 정명론은 각자가 바르게 행하는 법에 가깝지만, 법가의 정명론은 군주가 신하를 다루는 것에 가까웠다고 합니다. 상벌에 관련한 것도 이에 해당합니다. ‘명’에 따라 각각의 위치와 역할을 나누는 것입니다.
재물과 지위에 대해서는 옛 사람과 지금 사람의 인품의 문제가 아니라 재물의 많고 적음, 지위에 대한 권세 여부에 따라 사람들이 움직이기 때문이라는 해석도 흥미로웠습니다.
이런 맥락에서 좋은 사회를 만든다는 것은, 제도를 바꾸고, 혹은 어떤 물질적인 토대의 변화를 통해서 바꿀 수 있다는 것으로 볼 수 있을지도 모른다고요.
한비자와 노자의 관계에 대하서는, 노자를 처음 주석한 것은 한비자라고 합니다. 풍우란은 법가에서 노자를 가져왔다고 보지만, 사람에 따라서는 어떻게 묶느냐로 볼 수 있다고 합니다.(예:노자한비열전)
당시는 귀족정에서 군주전제정치로 향하고 있었는데, 여기서 법가는 이론적 토대를 부여했는데, 군주를 잘 보필하도록 하는 방향이었다고 합니다.
유가는 형벌이 아닌 예의에 따르는 방향이었는데, 형벌로만 통제하던 민중을 도덕적으로 귀족의 위치까지 끌어올리려는 면에서 혁신적이었다고 합니다. 그러나 법가는 예의와 관계없이 상벌을 모두에게 동등하게 적용하며, 귀족의 지위를 끌어내렸다고 합니다. 어떻게 보면, 당시 상황에서는 유가보다도 당시 법가가 당시의 어떤 보수성을 변혁시키려 했다는 시도로 볼 수 있지 않을까 하고 생각할 수 있을지도요.
이후, 동영상이 끊기는 제 컴퓨터의 문제로 더 이상의 후기를 잇지 못하는 데에 미안합니다. ㅠㅠ
다음 시간은 후기 유가이겠군요. 다음 시간에 뵙겠습니다. 강의 잘 들었습니다.
댓글목록
라라님의 댓글
라라
현! 몸은 괜찮아요? 후기 올려주신다고 고생하셨어요..
기억에 남는 문장 : 한비자는 " 옛 사람이 재물에 관대했던 것은 [마음이] 어질어서가 아니라 재물이 많았기 때문이요, 지금 사람이 쟁탈전을 벌이는 것은 야비해서가 아니라 재물이 적기 때문이다. [옛날에] 천자 자리를 쉽게 사양한 것은 인품이 고상해서가 아니라 권세가 보잘 것 없었기 때문이요, [지금] 식객이나 비서 자리를 놓고도 치열하게 다투는 것은 인품이 저질이어서가 아니라 권세가 대단하기 때문이다."
현님의 댓글
현
라라님 걱정해주셔서 고맙습니다. 고생보다도 후기 쓰러고 늦게나마 강의 듣는데 재밌었어요.
저도 들으면서 라라님이 말씀해주신 부분이 재미있었습니다.
더불어 위에도 썼지만 순자 읽어보고 싶다는 생각도 하게 됐고요.
일정 공지가 없어서 부득이 여기에 내일 결석 알립니다. ㅠㅠ
이번주에 일이 갑자기 생겨서요. 영상으로나마 잘 듣겠습니다.
기픈옹달님의 댓글
기픈옹달
이제야 보았어요.
정리하느라 수고하셨어요.
그러고 보니... 공지를 완전히 까먹고 있었네요. ;;; (다음부턴!!!)
못 뵌다 하니 아쉬운 마음이 커요.
다음 시간에 뵈었으면 좋겠어요~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