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푸코 발제] 감시와 처벌 :: 제3부 제1장 순종적인 신체 (0405)
삼월
/ 2018-04-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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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장의 첫 부분은 군인의 이상적인 모습에 대한 묘사로 시작된다. 17세기 초까지 통용되었던 그 묘사들은 전투를 통해 배운 군인의 태도(자세)가 명예에 관한 신체의 수사학에 속함을 말해준다. 이와 달리 18세기 후반에 이르면 군인은 만들어지는 어떤 것으로 인식되었다. 자세의 교정, 계획에 따른 구속과 신체의 지배·복종, 무의식적 동작을 통한 구속의 습관화 등이 나타난다. 17세기에서 18세기 사이에 이런 변화가 나타나는 이유는 것일까? 푸코는 이 고전주의 시대에 신체가 권력의 대상이자 표적이라는 측면에서 새로 발견되었다고 말한다. 이전보다 신체에 많은 관심이 집중되면서 신체가 만들 수 있는 무엇, 교정되고, 복종하고, 순응하고, 다양한 능력이 부여될 수 있는 것으로 인식되었다.
La Mettre(라 메트리)는 《인간-기계》라는 저서에서 신체에 대한 논의를 두 가지로 분리했다. 하나는 해부학-형이상학의 영역, 다른 하나는 활동 통제와 교정을 위한 경험적 방법들로 구성된 정치적 기술의 영역이었다. 두 영역은 확연히 구분되지만, 몇 가지 점에서 중첩된다. 그중 중심은 분석 가능한 신체와 조작 가능한 신체를 연결 지은 ‘순종’의 개념이다. 복종과 이용, 변화, 완전화가 가능한 신체가 순종하는 신체이다. 어떤 사회에서나 신체는 권력의 그물에 포착되기 마련이었지만, 18세기의 순종은 기술적 측면에서 몇 가지가 달랐다.
① 통제의 규모: 세밀하게 작용하고, 미세하게 행사된다. 신체에 미치는 미세한 권력이 문제
② 통제의 대상: 행동이나 신체표현이 아니라, 동작의 경제성과 유효성, 내적구성이 문제
③ 통제의 방식: 시간과 공간, 운동을 분할하는 기호체계에 의존한다.
신체의 통제, 체력의 복종, 순종-효용성을 강제하는 이런 방법을 푸코는 ‘규율’이라고 부른다. 규율은 오래전부터 수도원, 군대, 작업장에서 있어왔으나, 17, 18세기를 거치면서 지배의 일반적 방식이 되었다. 신체의 소유관계를 토대로 하지 않는다는 점에서 규율은 노예제와 다르고, 노예제의 고비용과 폭력성에서 벗어날 수 있다는 점에서 보다 세련되었다고 볼 수 있다. 규율은 봉건적 주종관계와 다르며, 금욕생활의 고행이나 수도원식 ‘규율’과도 다르다. 규율에 있어 역사적으로 중요한 시기는 신체에 관한 하나의 기준이 생겨나는 때이다. 이때 신체는 하나의 메커니즘 속에서 유용함과 함께 더욱 복종하게 되며, 복종과 함께 더욱 유용해지는 관계의 성립을 지향하게 된다. 여기서 신체에 대한 작업과 조작이라는 강제권의 정치학이 형성된다. 인간의 신체는 권력장치 속으로 편입되고, ‘권력의 역학’으로서의 ‘정치해부학’이 탄생한다. 규율은 이렇게 복종하고 규율화된 신체, ‘순종하는’ 신체를 만든다.
푸코는 새로운 정치해부학의 ‘고안’을 발견으로 이해해서는 안 된다고 말한다. 사소하게 보이는 다양한 과정들이 서로 교차·반복·모방·지원하고, 차이에 따라 구분되거나 일치되면서 총체적인 방법의 도식으로 서서히 완성되어 가는 과정으로 이해해야 한다고 주장한다. 이 과정은 중학교, 초등학교를 거쳐 구호기관으로 확산되고, 군대조직까지 재편성했다. 푸코가 밝히고자 하는 문제는 이 과정이 속해있는 일반적이고 근본적인 변화의 흐름이다. 푸코는 사소한 계략들, 의심스럽고 미묘한 개정작업들, 불투명한 경제제도에 예속되거나 강제력을 따르는 장치들이 현대의 문턱에서 처벌제도에 일대전환을 가져왔다고 본다. 그래서 세부적인 문제와 사소한 일들에 주의를 기울이려 하는데, 의미를 찾기보다는 예방책을 찾으려는 것이다. 그러기 위해 사소한 사실들을 전체의 연계성뿐 아니라 일관된 전략의 흐름 속에 놓고 분석한다. 전략과 관련하여, 규율은 세부적 사실의 정치해부학이다.
분할의 기술
규율은 공간에 따른 개인의 분할을 실행하기 위하여 몇 가지 기술을 사용한다.
(1) 규율은 폐쇄적 세계라는 장소의 특정화를 요구한다. 규율의 보호와 감금을 위한 공간은 수도원, 기숙사, 병영 등에서 의무화되었다. 병영의 ‘질서와 규율’은 큰 공장들로 확대된다. 내부에 직공들의 숙소가 설치된 공장은 성채나 폐쇄적인 도시를 닮아갔다. 생산력의 집중은 최대이익을 위해 장애요소의 제거, 원자재와 공구의 보전, 노동력 통제를 필요로 했다.
(2) 규율은 유연하고 섬세하게 공간을 재구성하면서 집단을 분해한다. 공간의 분할은 도주와 방랑, 집단행동을 방지하기 위한 전술이다. 출결사항과 개인의 소재를 파악하는 일 등 알고, 통제하고, 활용하기 위한 절차가 중요하다. 규율의 공간은 수도원의 독방과 비슷하다.
(3) 규율 기관의 기능적 공간배치는 건축에서 다용도로 자유롭게 이용할 수 있는 공간을 체계화한다. 감시와 차단이 모두 필요한데, 특히 육군과 해군 병원에서 분명하게 나타난다. 항구는 상품과 인력, 전염병의 유통경로인 동시에 탈주·밀수입과 감염의 장소이다. 일종의 여과장치가 필요하고, 무질서와 혼잡에 대한 지배를 강화할 필요가 있다. 질병과 감염에 대한 의학적 감시가 모든 통제와 연관된다. 규율로부터 의학적으로 유용한 공간이 탄생한 것이다. 개별화를 목표로 삼는 분할방식의 원칙을 18세기 말의 공장에서 살펴보면, 개인의 고립과 재배치를 생산기관과 연결시키는 일이 중요해진다. 직공들의 숙련도에 따른 분업체계와 개별적 감시가 동시에 진행되며, 모든 일의 계열화를 통한 일람표가 작성된다. 대규모 산업에서는 노동력이 개별적으로 분해되는 현상을 볼 수 있는데, 이런 생산과정의 분화 및 노동력의 개별적 분할은 규율의 공간적 배치에 의해 확립된다.
(4) 규율의 기본적 요소들은 각 위치와 간격에 따라 규정되는 한, 상호 교환적이다. 규율의 기본단위는 서열이다. 서열은 분류·등급 속에서 사람이 차지하는 위치이고, 교차지점이며, 차이를 확인하는 간격이다. 규율은 서열의 기술이고, 배열을 변화시키는 기술이다. 여러 신체들은 고정되어 있지 않고, 관계망 속에서 순환하면서 위치에 따라 개별화된다. (‘학급’의 예, 230 ~ 233쪽) 규율은 ‘개체’, ‘자리’, ‘서열’을 조직화하여 기능적이고 위계질서를 갖는 건축적 공간을 만들어낸다. 이 공간은 자리를 고정시키는 동시에 이동을 허용한다. 개인들을 단편적 존재로 분리하고, 조작 가능한 관계들을 수립한다.
이 공간은 실제의 건물과 배치가 존재한다는 점에서 현실적 공간이지만, 평가와 위계질서가 존재한다는 점에서 관념적 공간이다. 규율의 중요한 첫 번째 조작은 집단의 질서 확립을 위한 ‘생생한 일람표’를 만드는 일이다. 18세기 과학·정치·경제의 기술에서 ‘일람표’의 작성은 중요한 문제였다. 병렬적인 여러 조작의 두 구성요소인 배치와 분석, 통제와 이해는 긴밀하게 연관되어 있다. 18세기의 일람표는 권력의 기술인 동시에 지식의 방법이다. 자연계의 분류법이 개별적 특징에서 시작하여 범주화해가는 축 위에 있다면, 규율의 전술은 개별적인 것과 집단적인 것을 연결하는 축 위에 있다. 이 전술은 ‘개체 중심적’이라고 부를 수 있는 권력의 미시물리학을 위한 기초가 된다.
활동의 통제
(1) 시간표는 수도원에서 유래되어 급속히 확산되었다. 시간 구분 확립, 일정 업무 강요, 반복 주기 규정과 같은 수도원 방식은 학교, 작업장, 병원에서 아주 오래전부터 재현되어왔다. 복지사업 기구들은 수도원 부속기관으로서 생활방식과 규율을 이어받았다. 산업기관에서 시간표에 의해 엄정하게 이루어지는 작업은 수도원의 규율과 외양이 같았다. 17세기 대형공장의 규정에는 노동시간을 분할하는 사례들이 자세히 기록되어 있다. 19세기에 산업계에서 농촌인력을 고용할 때는 수도회에 조력을 구하여 노동자들을 ‘공장-수도원’의 틀 속에 집어넣었다. 신교도 군대 안의 규율은 신앙심의 실천으로 분할된 시간의 리듬으로 만들어졌다. 여러 세기 동안 수도회 사람들은 시간 처리의 전문가, 규칙적 활동의 기술자로서 규율의 전문가들이었다. 군대와 초등학교에서 이 시간의 분할은 점점 세밀해졌고, 임금제도의 확산으로 시간의 분할은 점점 정밀해졌다.
(2) 행동에 대한 시간(도식)의 작성. 17세기 초와 18세기 중엽에 부대의 행진을 통제하는 방법을 각각 비교해보면, 일련의 강제가 적용되면서 몸짓과 동작을 분해하고 신체를 시간 단위의 틀에 맞추는 방식으로 변화했음을 알 수 있다. 1766년 왕령의 규정 사항은 시간표가 아니라 집단적이고 강제적 리듬 이상으로 볼 수 있는 하나의 ‘계획서’이다. 행동에 관한 해부학적-시간구성의 도식이 만들어지며, 시간은 신체를 관통하게 된다. 더불어 신체에 대한 권력의 치밀한 통제가 진행된다.
(3) 신체와 동작의 상관화. 통제는 동작과 신체의 자세 사이에 최선의 관계를 강요하는데, 이 관계의 유지는 통제의 조건이다. 모든 것은 요구되는 행위를 유지하는 데 도움이 되어야 하며, 신체 훈련은 습관의 일체를 형성한다. 훈련 받은 신체는 효과적 동작의 기본이다.
(4) 신체-객체의 유기적 연결. 훈련은 신체와 객체의 관계를 개별적으로 규정하며, 그 사이에서 세밀하게 연결된 톱니바퀴 장치를 구성한다. 신체에 대한 도구적 체계화는 전신의 동작을 대응하는 두 계열로 분해한다. 두 계열은 움직여야 할 신체의 부분 계열들과, 조작되는 객체의 부분 계열들이다. 체계화는 몇 가지 동작으로 두 계열의 요소들을 상호 관련시킨다. 18세기 병법이론가들은 이런 의무화된 구조적 방식을 ‘교련’이라고 불렀다. 권력은 병기의 신체, 도구의 신체, 기계의 신체라는 복합체를 만들어낸다. 권력에 의해 부과되는 법규는 법규인 동시에 군사작전의 규칙이며, 규율 권력은 이런 식으로 부각된다. 권력은 공제보다는 조합을, 생산물의 강탈보다는 생산기구와의 강제적 연결 기능을 한다.
(5) 완전한 이용. 전통적 시간표가 시간을 효율적으로 사용하기 위한 것이었다면, 규율은 시간의 사용이 아닌 시간의 완전 소진을 목표로 한다. 보다 많은 이용 가능한 순간, 보다 많은 유효 노동력을 끌어내는 일이 중요하다. 속도를 미덕으로 가르치는 시간적 규범을 학생들에게 부과하면, 신속하고 착실한 실행에 익숙해진다. 이러한 복종의 기술을 통해 새로운 객체가 만들어진다. 그 객체는 서서히 기계적인 신체가 된다. 신체는 새로운 권력기구들의 표적이면서, 새로운 지식의 대상이다. 신체에는 많은 자연적 요구와 기능적 속박이 예상되는데, 훈련이 부과되면 신체는 저항한다. 이 과정에서 신체는 자신에게 용납되지 않는 것을 자연스럽게 배제하면서, 유기체로서의 요구가 두드러진다. 규율 권력은 분석적이고 ‘개체 중심적’일 뿐 아니라, 자연적이고 ‘유기적’인 개인성과 관련된다.
생성과 형성과정
1677년의 직물공장 창설 관련 칙령을 보면, 직공장과 견습생 사이에 주종관계의 형식이 지식의 전수와 혼합되어 있음을 알 수 있다. 1737년의 칙령을 보면, 견습생을 위한 도안학교가 설립되었다. 이 학교는 길드적 도제제도와 달리 시간을 배분하고 학생의 능력을 서열화한다. 이처럼 고전주의 시대에는 개인의 시간을 지배하고, 신체와 힘의 관계를 관리하며, 시간의 이익과 효용을 증대시키도록 전환시키는 새로운 기술이 발전했다. 따라서 시간을 가산하여 자본화하기 위한 장치로 규율을 이해해야 한다. 시간의 자본화는 네 가지 절차를 통해 이루어진다.
① 시간이 나누어질 때, 각 부분은 특정한 기한을 갖고 있어야 한다. 시간을 구분하고 조정하여 단계를 분리하는 일이 필요하다.
② 훈련은 더 이상 ‘모방’의 원칙을 따르지 않고, ‘기본’의 원칙을 따른다. 단순한 동작은 유용한 행동의 기초가 되며, 힘과 숙련성과 순종성에 관한 전반적인 훈련을 보장해 준다.
③ 마무리는 시험. 시험은 수험자가 명시된 수준에 도달했는지 알려주고, 기술 습득이 다른 사람의 수준과 비교하여 같은지를 증명하고, 개인의 능력을 세분시켜 준다.
④ 연속적인 계열화를 확립. 병사들의 수준, 경력, 지위에 따라 적합한 훈련을 규정한다. 교육현장에는 규율의 시간이 부과되고, 단계적 시험으로 구별되는 상이한 과정들이 계획 조정된다. 연속적 활동의 계열화는 시간에 대한 권력의 포위공격을 가능하게 한다. 축적된 시간과 활동을 개인의 최종적 능력이라는 결과로 전체화시킨다. 권력은 시간을 통제하고, 시간의 활용에 관여한다.
규율의 방식은, 매순간 상호통합 되면서 최종적 지점을 향해 가는 직선적 시간을 나타나게 한다. 그 시간은 ‘진화’하는 시간이며, 행정적·경제적 통제기술에 의해 계열화된 사회적 시간이다. 이것은 ‘진보’라는 의미에서 진화의 발견이다. 규율의 기술이 개인적 계열들을 나타나게 한다면, 이는 ‘생성’이라는 의미에서 진화의 발견이다. 푸코는 18세기의 중대한 발견인 ‘사회의 진보’와 ‘개인의 생성’이 시간의 관리와 계열화라는 권력의 새로운 기술과 관련된 것이 아닐까 추측한다. 지금은 누구나 ‘진화’와 역사성을 명백한 사실로 믿지만, ‘역사-회상’은 오랫동안 권력의 운용방식과 관련되었던 것들이다. 작은 시간적 연속체로서 생성된 개인도 규율의 결과이자 대상이라 볼 수 있다. 개체를 구분하는 ‘도표화’ 방식은 과거의 유기적 통제에서 ‘교련’이 맡았던 역할과 같다. 최종상태를 목표로 인간의 행동을 굴절시키고 다른 개인들과 비교하는 방식은, 지속과 강제의 형식을 통해 성장·관찰·자격부여를 확고하게 한다. 이처럼 규율의 형식 이전에는 훈련의 긴 역사가 있었다.
힘의 조립
17세기 말 보병부대에서 병사들의 배치는 경력과 용감성에 기준을 두었으나, 고전주의 시대에는 면밀한 유기적 배치로 전환되었다. 푸코는 변화의 이유를 경제적 문제로 본다. 병사 개개인을 유익한 존재로 만들고, 최대의 효율을 부여하기 위해서이다. 이 경제성은 소총의 발명이라는 기술적 변화에 뒤따른 것인데, 소총의 등장으로 기술의 숙련성이 지닌 가치가 높아졌기 때문이다. 이 변화로 병사와 부대의 위치, 배열과 변경방법에 대한 변화의 필요성이 나타났고, 소총을 휴대한 병사가 부대의 기본단위가 되는 기계장치가 필요해졌다. 이 과정은 노동과정, 작업장에서도 그대로 나타난다. 협동작업의 생산성은 노동에 참여한 개별 노동자 생산성의 총합을 뛰어넘는다. 이 뛰어넘은 부분은 노동의 사회적 생산력이거나 사회적 노동의 생산력이다. 이 생산력은 협동작업 자체에서 생겨난다.
따라서 생산력 증대를 위해서는 대규모의 협동작업이 필요하고, 이를 위해 규율의 필요해진다. 규율이 개인들의 여러 가지 힘을 조합하여 효율적인 장치를 만들어내는 기술은 다음의 몇 가지 방식으로 나타난다.
(1) 신체의 기능적 환원. 부품으로서의 신체는 어떤 전체 속에 편입되어, 기계장치의 부품처럼 조직된다.
(2) 시간의 부품화. 복합적 시간의 형성을 위하여, 계열화된 시간들도 부품으로 취급된다.
(3) 명령 체계의 필요. 간결하고 명확한 명령체계와 복종.
요약하면, 규율은 통제하는 신체로부터 네 가지 성격이 구비된 개체성을 만들어낸다.
①(공간배분에 의한) 개체 중심성 ②(활동의 규범화에 의한) 유기성 ③(시간 축적에 의한) 생성성 ④(힘의 조립에 의한) 결합성
규율은 네 가지 주요한 기술을 목적으로 사용한다.
① 일람표 작성, ② 작전, ③ 훈련, ④ 힘의 조합을 확고히 하기 위한 ‘전술’
푸코는 18세기의 이론가들이 규율에 대한 이러한 인식을 바탕으로, 개인의 신체에 대한 통제와 훈련에서 복잡한 여러 집단의 특수한 힘을 이용하는 단계에 이르기까지 ‘모든 군사적 실무의 일반원리’를 알 수 있었다고 지적한다. 규율화된 신체와 관련된 건축학, 해부학, 역학, 경제학 등이 규율화된 신체와 관련된 그 분야에 속한다. 푸코는 여기서 전술이 군사학의 한 분야가 아니라 군사학이라는 학문의 기반이며, 인간과 무기, 긴장상태, 정세 등에 관한 지식을 모두 포함한다는 기베르의 서술을 인용한다. 푸코가 보는 정치는, 국내의 평화와 질서유지를 위한 군사적 기술이기도 한다. 군대는 하나의 기술이고 지식이므로, 이 기술과 지식의 도식을 사회 전체에 반영할 수 있다. 전략을 통해 국가 간 정치를 수행하는 방법으로 전쟁을 이해한다면, 전술을 바탕으로 시민사회에서 전쟁 없는 상태를 유지하기 위한 원리로 군대를 이해할 수 있다.
고전주의 시대에는 국가들이 전략을 통해 다른 국가의 경제력이나 인구의 힘에 맞섰다. 이 시기에 만들어진 군사적이고 세밀한 전술은 국가 내부에서 개별적 신체와 힘에 대한 통제를 가능하게 했다. 푸코는 18세기 철학자들과 법학자들이 어떤 면에선 사회에 대한 군사적 통제를 꿈꿨다고 본다. 통제의 준거는 원시적 계약이 아닌 강제권에, 기본적 인권이 아닌 끝없이 발전되는 훈련방법에, 모든 사람의 의지가 아닌 자동적 순종에 있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