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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문학] 0412 발제_고양이 요람 Part II
희음 / 2018-04-12 / 조회 1,3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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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양이 요람』

- Part II 발제 -

 

 

2018. 4. 12. 희음

 

이번에 다룰 두 번째 부분은 산로렌조에 도착한 사람들, 뉴트와 앤젤라, 민턴 대사 부부, 크로스비 부부, 그리고 ‘나’인 존 혹은 조나 일곱 명이 그 섬에서 본격적으로 겪게 되는 이야기가 주를 이룬다.

 

물론 착륙 전 그곳으로 이동하는 비행기 안에서 이루어지는, 그들 각자에 대한 이야기도 있다. 민턴은 직업 외교관이며 산로렌조의 미대사로 임명된 자이지만, 국무성에서 쫓겨난 경험이 있다고 했다. 그것은 그의 아내인 클레어가 타임즈에 기고했던, 미국인에 대해 평가한 글 때문이라고 한다. 그 글은 미국인들은 사랑을 상상하기보다는 미움을 인식해야 한다는 내용을 담고 있었는데, 그것이 반역으로 받아들여졌기 때문이다.

“클레어는 편지에서 미국인들이 미움을 받는 것은 사람 된 죄로 정상적인 벌을 치르고 있을 뿐이라는 ~ 것을 지적했던 겁니다.”

앤젤라는 알다시피 호니커 박사의 딸이다. 그녀는 아버지가 돌아가신 직후, 아버지의 연구 조교였던 빼어난 미모를 가진 해리슨 C. 코너스와 결혼하게 되었다. 박사의 막내아들인 뉴트는 품위 있고 사랑스럽다. 그에게 대하는 무례한 행동들을 그는 그의 타고난 품위로 다스릴 줄 안다. 두 사람은 프랭크와 모나 아몬스 몬자노의 약혼식에 참석하기 위해 섬으로 향하고 있다.

 

비행기 안에서 조나가 읽게 된, 필립 캐슬이 쓴 <산로렌조-그 국가, 역사, 국민> 속 이야기도 흥미롭다. 이를 테면 다음의 내용들. 보코논은 “역동적 긴장”이란 용어를 좋아했는데 보디빌더인 찰스 애틀러스의 근육 철학에서 빌려온 말인 듯하다.

“근육은 바벨이나 스프링 기구를 사용하지 않고도 키울 수 있으며, 단순히 한 조의 근육을 다른 한 조와 경쟁시키는 것만으로도 키울 수 있다는 것이 찰스 애틀러스의 믿음이었다. - 좋은 사회는 선과 악을 유지하는 것으로만 건설될 수 있다는 것이 보코논의 믿음이었다.”

보코논의 이러한 믿음은 매케이브로 하여금 자신을 추방하고 자기 종교도 불법화하도록 하는 데 결정적 영향을 미치게 되는 것 같다. 그것은 “인민의 신앙생활을 좀 더 열렬하고 짜릿하게 만들기 위해” “정말로 좋은 종교는 반역이 되어야” 한다는 뜻을 담은 실천이었던 것이다. 그런 식으로 매케이브는 잔인한 폭군의 역을, 보코논은 인자한 성자의 맡게 되면서 사람들의 행복은 커졌다. 섬의 인민들 또한 자기 삶의 배우 역할을 충실히 이행해 갔던 것. 그러나 머잖아 매케이브는 “폭군의 고뇌를 알게 되고, 보코논은 성자의 고뇌를 이해하게” 되면서 두 사람은 마침내 미쳐버리게 된다. 물론 자신이 대적할 성자는 살려두어야 한다는 것을 알 정도로만 매케이브는 미쳐 있었기에 그 대결구도는 아직도 계속되고 있다. 그러나 파파 몬자노에 의해 2년에 한 사람씩 갈고리에 걸려 처형되고 있다. 섬을 작동시키는 힘들의 팽팽함을 지속하기 위해, 혹은 보코논교의 “불씨가 꺼지지 않도록” 하기 위해.

 

그들이 산로렌조에 처음으로 발을 내디뎠을 때 마주한 5천 명 남짓한 주민들에 대한 묘사도 인상적이다. 피부는 오트밀 색이고 홀쭉한 몸에 이가 온전히 다 박힌 이는 한 명도 없고 그들의 다리는 휘거나 부어 있다. 눈빛은 흐리멍텅하다. 여자들의 젖가슴은 보잘것없고 남자들의 성기는 괘종시계의 추처럼 늘어져 있다. 개들은 짖지 않고 아이들은 울지 않는다. 그 풍경 속에 간혹 기침소리만이 섞여들 뿐이다. 산로렌조는 많은 이들에 의해 정복당했다. 스페인의 에르난도 코르테스에 의해, 프랑스에 의해, 네덜란드에 의해, 영국에 의해, 다시 스페인에 의해, 그리고 아프리카 흑인들에 의해. 흑인들은 산로렌조를 황제국가로 선포했고 그때 황제는 툼붐와였는데, 그는 그곳에 요새를 세우라 명했다. 요새는 무엇으로부터도 황제와 국가를 지켜낼 일이 없었지만, 그 요새를 짓는 과정에서 1400명이 죽었다. 그 중 절반은 열의가 부족하다는 이유로 공개처형 당했다. 1916년에 캐슬 설탕이 들어왔고 무의미한 착취가 이루어졌으며 다시 1922년에는 매케이브와 존슨이 도착하여 어렵지 않게 섬을 접수했다. 이 모든 것은 기적이라든지 특정한 누군가의 권능 때문이 아니라 “하느님께서 그 무한한 지혜로 그 섬을 무가치한 곳으로 만들어두었기 때문”이라고 소설 속 목소리는 말한다.

매케이브와 존슨은 이전의 정복자들과는 달랐다. 산로렌조를 유토피아로 만들고 싶어 한 것이다. 그 꿈을 이루기 위한 새로운 종교가 바로 보코논교였다.

“나는 모든 것들이/뭔가 의미가 있는 것처럼 보이길 바랐지. ~ 그리하여 나는 그 모두가 빈틈없이 아귀가 맞도록/거짓말들을 지어냈고,/그리하여 나는 이 슬픈 세상을/낙-원으로 만들었네.”

 

현재 산로렌조의 최고 권력자는 파파 몬자노이다. 그는 한 번도 이 섬을 떠난 적이 없었으며, 매케이브 상등병의 집사장이었다. 그는 산로렌조의 유일하고도 상징적인 미인인 모나를 입양했다. 자기 통치 방식의 가혹함에 신성함을 가미하기 위해. 그는 섬의 국경일인 1백인 민주주의 순교자의 날이자 호니커와 모나의 약혼식을 하루 앞둔, 외지에서 온 손님들을 환영하는 자리에서 거창하게 인사하는 와중에 두 차례의 고통을 참은 뒤 곧바로 맥없이 쓰러지고 만다. 그는 아직 죽지 않았으나, 호니커에게 대통령 직위를 하사함은 물론 “과학이야말로 존재하는 가장 강한 것”이라는 말을 남긴다.

 

파파가 쓰러지는 순간에도 모나는 표정 변화 하나 없이 곁을 지키던 조종사에게 음란하게 발을 비벼댄다. 조나는 뒤에 그 비슷한 장면을 또 한 번 목격한다. <산로렌조-그 국가, 역사, 국민>을 쓴 필립 캐슬이 주인으로 있는 카사 모나 호텔의 한 스위트룸에서, 두 페인트공이 벗은 발바닥을 맞대고 있는 모습을 본 것이다. 그것은 서로 깨달음을 얻는 행위로서 ‘보코-마루’라 이름 붙여져 있다. 보코-마루의 의식의 근거가 되는 ‘칼립소’에서, 그것은 또한 사랑의 행위이자 ‘어머니 대지를 사랑하듯’ 교감하는 행위라 설명되고 있다.

 

조나는 호텔에서 필립 캐슬과 대화를 나누던 중 프랭클린의 전화를 받고 그의 집으로 향하게 된다. 거기서 조나는 뉴트가 그린 그림을 보게 되는데 그것은 작고 검었으며 마치 사마귀들이 할퀴어놓은 듯했다. “인간의 부질없음으로 짠” “거미그물” 같은 모습이었는데, 뉴트는 그것을 고양이 요람이라 설명한다. 또 뉴트는 그것을 “세상에서 가장 오래된” 실뜨기라고 하면서 어른들이 그것을 아이들 눈앞에 그토록 오래 흔들어왔으며, 그로 인해 아이들이 자라서 미치더라도 이상할 게 없다고 말한다. “빌어먹을 고양이도 없고, 빌어먹을 요람도 없”기 때문이라고 하면서. 줄리언 캐슬 또한 그 그림을 통해, 모든 것이 무의미하다는 뉴트의 메시지에 동의하면서, 뉴트의 그림을 폭포 속으로 던져 버린다.

 

한 편 모두가 모인 자리에서 조나는 앤젤라의 충격적일 만큼 아름다운 클라리넷 연주를 듣게 된다. 그것은 천국과 지옥 사이의 그 모든 것을 동시에 빚어낼 정도의 활주였다. 조나는 연주가 끝난 뒤 줄리언 캐슬을 향해 “인생 - 누가 그걸 단 1분이라도 이해할 수 있겠습니까.”라고 신음 섞인 감탄의 말을 내뱉는다. 그러자 캐슬은 보코논서의 이런 시를 읊는다. “호랑이는 사냥해야 하고/새는 날아야 한다./인간은 앉아서 ‘왜, 왜, 왜’ 하고 궁금해해야 한다./호랑이는 자야 하고/새는 내려앉아야 한다./인간은 자신에게 알았노라고 말해야 한다.”

 

그때까지도 모습을 드러내지 않은 호니커는 다시 조나에게 전화를 걸어 조금 더 기다리라고 한다. 당신의 아버님에 대한 이야기를 할 거냐 묻자, 당신에 대한 것이라고, 당신이 하게 될 일에 대한 것이라고 말한다. “자-마-키-보.”라는 말로 맺으며. 줄리언 캐슬은 그 단어가 ‘숙명-피할 수 없는 운명’이라고 설명해 준다.

 

한참이나 프랭크를 기다리는 중에 산로렌조에 갑작스런 정전이 일어나고, 조나는 그 사이 앤젤라, 뉴트와 헤어져 집사장인 스탠리에게 보코논서가 있는지를 묻는다. 그는 쓰레기 같은 책, 갈고리 같은 말을 언급하곤 프랭크의 서재에서 필사본을 하나 꺼내 조나에게 가져다 준다. 거기에서 그는 보코논의 웅대한 우주생성론을 읽게 되는데, 정작 보코논은 자신의 그 이론에 대해 “포마! 거짓말! 포마 한 봉지!”라고 써 놓았다. 전기가 다시 들어와 전자기기들이 갑작스레 작동하는 소리에 놀라 튀어나온 세 사람은 각자의 손에 들린 가장 중요한 물건들이 무엇인지를 발견하게 된다. 남매의 손에는 적회색 보온병이 들려 있었다. 그 내용물이 아이스-나인 조각임을 조나는 직감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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