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역사 후기] 0년 - 4. 귀향 +2
쏭코
/ 2018-02-05
/ 조회 2,66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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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녕하세요 쏭코입니다. 저의 첫 후기입니다. 많이 부족하지만 열심히 해보겠습니다! ^-^
세계역사를 다시 공부한다고 가볍게 생각하고 참여한 이번 세미나에서 새로운 시각으로 ‘인간의 본성’에 대한 고민을 하게 되었습니다. 책을 넘길때마다 펼쳐지는 전쟁의 참상과 인간의 악함을 대리경험하며 괴로웠지만, 그럼에도 그 속에서 어떻게든 삶을 이어가기 위해 자신들의 치부는 포장해서 합리화 시키며, 참전군인은 자존감을 되찾기 위해 발버둥치고, 패전국은 전쟁에서 돌아온 포로들을 부정하고, 정파는 자국의 목적에 맞기만 한다면 침략자를 포함한 외부 강대국들과 거래를 하며, 승전국인 영국은 자국의 이익을 위해 ‘인간성’의 상실보다 민족의 성망을 더 중시했던 코사크 민족을 사멸시켰습니다. 그리고 유대인난민은 새로운 국가를 건설하기 위해 또 다른 민족을 몰아내기도 했습니다..
실제로 ‘역사’라는 것은 너무 모호하다.
코사크인들은 ‘인간성의 상실’ 보다 민족의 성망을 더 중시했다가 사멸되었습니다. 여기서 얼마전 인상깊게 본 ‘남한산성’이 떠올랐습니다. 김훈 작가동명 소설을 기반으로 제작된 영화로 간략한 줄거리는1636년 인조 14년 병자호란. 청의 대군이 공격해오자 임금과 조정은 적을 피해 남한산성으로 숨어서 추위와 굶주림, 절대적인 군사적 열세 속 청군에 완전히 포위된 상황에 이조판서 ‘최명길’은 순간의 치욕을 견디고 나라와 백성을 지켜야 한다고 주장했고 예조판서 ‘김상헌’은 청의 치욕스런 공격에 끝까지 맞서 싸워 대의를 지켜야 한다고 맞서는 신념의 대립을 그린 영화입니다. (이 두사람에게 한민족의 생과 사가 결려있다니!) 결국 굴욕적이지만 청나라 황제에게 머리를 숙이며 살아남는 것을 택합니다. 이미 2차 세계대전 이전에 일어난 일이니, 역사는 끊임없이 되풀이 되고 있는 것 같습니다. 결국은 인간 개개인 신념의 대립으로 전쟁이 벌어지고 항복하고, 승리하고, 사멸되고, 휴전하기도 하는게 아닐까요?
누가 ‘좋았고’ 누가 ‘나빴나’? 누가 용감했고, 누가 겁쟁이였나? 협력자였나, 저항자였나, 영웅이었나, 나쁜놈이었나? (당연하게도 실제 이런 범주에
댓글목록
삼월님의 댓글
삼월
첫 후기, 감사합니다. 무척 신선합니다. 쓰는 동안 괴롭기도 하고, 뿌듯하기도 하고 그러셨죠?
예기치 못한 인연으로 만나 서로 같은 책을 읽으며 이야기를 나누고, 속 깊이 품은 생각이나 기분도 나누고
이런 게 세미나의 묘미가 아닐까 싶네요.
뽑아주신 문장들이 저에게도 몹시 와 닿습니다.
저는 사실 이안 부루마가 국가나 민족의 운명보다는 그 안에 있는 개인들의 삶에 대해 집중하고 있다고 보고 있어요.
전쟁 중에는 나라가 망하고 사람이 죽어도 부를 챙기는 자가 있고, 나라가 망한 와중에도 사람들의 삶은 계속 되죠.
결국 인간은 어떤 이데올로기나 추상적인 관념들로 살아가는 게 아닌 것 같아요.
실제로 '역사'라는 것은 너무 모호하다.
저는 이 문장을 조금 바꿔서 '실제로 인간이라는 것은 너무 모호하다'라고 읽고 싶어요.
저에게는 전쟁 속 인간 군상들이 악하다기보다 정말 날것 그자체로 느껴지거든요.
선과 악의 도식이나 본성이라는 틀에 가둘 수 없는 입체적 특성들이 그 안에서 감각되거든요.
아, 인간에게는 이런 모습이 있구나 하고요.
그럼 이렇게 모호할 뿐인 역사를 왜 읽을까요.
저는 세미나 말미 유택님의 아버지 이야기가 오래 인상에 남았습니다.
사실 이안 부루마의 이 책은 아버지에게 바치는 책이기도 하잖아요.
역사라는 이름을 빌어 아버지의 삶을 이해하고, 자기가 무엇인지를 알고 싶어한다는 것.
그래서 저는 이 책을 읽는 와중에 자꾸만 읽고 싶은 책의 목록이 늘어가고 있습니다. ㅎㅎ
세미나 시간에 못다한 이야기와, 쏭코님 후기에서 느낀 것들을 적다보니 댓글이 너무 길어졌어요. ㅠㅠ
명절연휴에 시간이 되면, <남한산성>을 봐야겠어요!
유택님의 댓글
유택
후기 짤렸네요...ㅎ
"역사는 모두 해석의 문제다(37쪽)" 라는 말이 제겐 선명하게 기억에 남네요.
그리고 신념은 위험한가? 라는 문제제기를 주었던 209쪽 중간 문단의 글도 기억이...
후기 잘 읽고 갑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