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루쉰] <들풀> 1129 후기 +1
에스텔
/ 2017-12-02
/ 조회 1,4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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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번 시간에는 서문 <제목에 부쳐>와 산문시 <가을밤>, <그림자의 고별>, <동냥치>, <나의 실연-옛것을 본뜬 신식의 통속시>에 대해 이야기했습니다. 분량이 적고, 읽을 때마다 새로운 것을 발견하는 맛이 있어 낭독을 해보았습니다.
취향에 따라 가장 좋았던 작품이 다양하게 나뉘었습니다. 저는 <나의 실연-옛것을 본뜬 신식의 통속시>가 가장 좋았습니다. 루쉰은 <아Q 정전>과 <쿵이지>처럼, 찌질한 인간을 시대 속에서 풍자하는 글을 가장 잘 쓴다고 생각하기 때문입니다.
발제를 하며 단어와 문장, 분위기와 배치에서 의미를 찾아보려 골머리를 썩었습니다. 국어시간에 교과서에 줄을 긋고 선생님의 말씀을 받아 적던 때가 떠오르더군요. 오랜만에 해보려니 낯설었습니다. 또 어려웠습니다. 그러나 시대를 상상하고, 작가의 마음을 헤아리고, 자신을 들여다보는 좋은 시간이었습니다.
댓글목록
기픈옹달님의 댓글
기픈옹달
다양한 해석이 엇갈리는 흥미로운 시간이었습니다. <외침>과는 다른 루쉰의 면모를 볼 수 있는 시간이기도 했지요.
<나의 실연> 원문을 알려드린다고 했는데, 혹시나 못보셨을까 하여 여기도 옮겨둡니다.
我的失戀
——擬古的新打油詩——
我的所愛在山腰;
想去尋她山太高,
低頭無法淚沾袍。
愛人贈我百蝶巾;
回她什么:貓頭鷹。
從此翻臉不理我,
不知何故兮使我心惊。
我的所愛在鬧市;
想去尋她人擁擠,
仰頭無法淚沾耳。
愛人贈我雙燕圖;
回她什么:冰糖壺廬。
從此翻臉不理我,
不知何故兮使我胡涂。
我的所愛在河濱;
想去尋她河水深,
歪頭無法淚沾襟。
愛人贈我金表索;
回她什么:發汗藥。
從此翻臉不理我,
不知何故兮使我神經衰弱。
我的所愛在豪家;
想去尋她兮沒有汽車,
搖頭無法淚如麻。
愛人贈我玫瑰花;
回她什么:赤練蛇。
從此翻臉不理我,
不知何故兮——由她去罷。
一九二四年十月三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