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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푸코] <性의 역사> 11/02 세미나 후기 +6
gkpaul / 2017-11-06 / 조회 2,7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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후기가 늦었습니다. 늦게서야 푸코 세미나에 승차해서는 폐를 끼치는 것 '같아' 송구합니다( '같은 게' 아니고 팩트라고!! 하는 '3월 너구리'의 종주먹이 보이는 듯 합니다).

지난 11/02(목) 세미나의 범위는 <性의 역사> 1권 제4장 '性 생활의 장치'였습니다. 하지만 예상보다 분량이 꽤 돼서 다음주까지 2주에 걸쳐서 하기로 하고 절반인 1.쟁점과 2.방법까지 진행됐었습니다.

 

 

푸코는 우리에게 있어 '性이 엄청난 '지식의 요청'에서 중심을 차지한지 벌써 수백년'이라고 주장합니다. 물론 성은 그동안 감추어지지도 진상이 은폐되지 않았으며 성에 관한 이 요청은 '성은 우리의 사정을 알고 있으리라고 간주되'며, 우리는 또한 이 '성의 사정을 알도록 강요당하'는 '이중의 요청'이라고 말합니다. 그래서 우리는 마침내 '성의 별 아래에 자리를 잡'고 살게 되었지만 이것은 '하나의 '물리학''이 아니라 '오히려 어떤 '성의 논리'였다'고 합니다. 그것도 오해(?)가 많은!

이제 푸코는 '환한 불'과 같고 타인으로 하여금 고백하고 또 수다 떨게 하지만 '자체의 메커니즘에 관해서는 그토록 말주변이 없는 이('입이 가벼운') 보석' 자신에 관해 이야기를 시작하려고 합니다. 해서 제4장은 이에 관한 연구의 쟁점/ 방법/ 영역/ 시대구분에 관해 서술됩니다.

 

 

1. 쟁점

 

푸코의 주 타격대상은 이른바 '억압이론' 입니다. 이에 대해 푸코는 '성이 "억압되어" 있지 않다'고 주장하면서 '권력과 욕망'에 관해 '더 복잡하고 더 근원적인 방식으로 깊은 상호관계를 맺는다고 추정하는' 정신분석가들도 '제법 오래전'부터 '그렇게' 주장해왔다고 슬쩍 끌어들입니다. 하지만 푸코의 방향은 그들의 지향과는 다릅니다. 이는 다음의 언술로 명확해집니다. '욕망이 있는 곳에는 이미 권력관계가 있을지 모른다.' 푸코의 방향은 '권력관계가 형성하는 특수한 영역의 규정과 그 영역을 분석해주는 도구의 결정 쪽으로 나아가는 것'입니다.

하지만 이를 위해서는 '말끔히 치워'야 할 것이 있습니다. 그것은 푸코가 "법-담론적"이라고 부르는 표상입니다. 이 법-담론적 권력표상은 권력과 성의 관계에 대한 억압-해방론(권력이 욕망에 대해 외부적으로 억압하므로 해방이 약속된다)과 구성-기만론(권력이 욕망자체를 구성하므로 당신들은 여전히 덫에 걸려있다)의 같은 뿌리입니다. 푸코는 이 표상의 주요한 특징을 몇가지 듭니다.

 

- 부정적 관계: 권력의 효과는 일반적인 한계와 결여의 형태를 띤다.

- 규범의 심급: 성에 대한 권력의 작용 방식은 법-담론적 유형의 것일지 모른다.

- 금기의 순환: 권력의 목적은 성의 자기희생이고, 도구는 성의 제거와 다른 것이 아닌 징벌의 위협이다.

- 검열의 논리: 성에 대한 권력의 논리는 부재, 비-표명(非-表明), 침묵의 명령으로 표현 될 수 있을 법의 역설적 논리일지 모른다.

- 장치의 단일성: 성에 대해서는 권력이 모든 층위에서 동일한 방식으로 행사될지 모른다. 권력의 형식적 동질성은 한편에는 입법하는 권력이 있고 다른 한편에는 복종하는 주체가 있다는 것이다.

 

그러면 '왜 권력에 대한 이와 같은 법적 이해방식이 그토록 쉽게 받아들여 질까?' 푸코는 묻습니다. 이에 대해 푸코는 권력이 은폐의 조건아래서 용인되고 그 성공은 은페성에 비례한다고 제시합니다. 그 결과 우리 사회가 용인 할 수 있는 권력의 일반적 형태인 '자유에 그어지는 소박한 한계로서의 권력'이 모습을 드러냅니다.

여기에는 역사적 근거가 있다고 푸코는 주장합니다. 중세에 발전된 중요한 권력제도들, 가령 군주제나 국가는 결국 다수의 선결권력들과의 전술적 연합을 토대로 할 수밖에 없었는데 이것을 가능하게 한 것은 이 권력제도들이 조절, 중재, 경계설정의 심급으로서 그러한 권력들의 질서와 배분과 관련된 '원칙을 결정하는 방식으로 제시되었기 때문이'라고 합니다. 여기에서 작용하는 '법의 원리'의 관례적 문구는 '팍스 에트 유스티티아(pax et justitia)' 평화와 정의였습니다.

이런 것이 '권력의 언어'였고 또한 '권력의 표상'이었으며 '법은 군주에 의해 교묘하게 사용된 무기'였을 뿐만 아니라 '군주제의 발현 양태'였고 '받아들여질 수 있는 군주제의 형태'였다고 합니다. '서양사회에서 권력의 행사는 중세부터 언제나 법으로 표현되고 있다'고 합니다. 이제 '왕정의 역사와 법-정치적 담론에 의한 권력 현상 및 절차의 취급은 짝을 이루게' 됩니다. '법-군주제'가 탄생한 것입니다. 권력에 대한 비판은 '권력이 본질적으로 기본법에 따라 행사되는 것이 이상적이라는 전제를 바탕' 할 때 여전히 군주제라는 권력표상에 사로잡혀 있는 것이 됩니다.

18세기에 매우 새로운 권력 메커니즘이 등장합니다. 생명체로서의 인간에게 기술과 규범화, 통제로 작동하며 국가 및 국가기관의 한계를 벗어나는 차원과 형태에 작용하는 메커니즘이고 '법의 표상으로는 축소될 수 없을' 메커니즘이 말입니다.

 

푸코는 '법과 주권의 이론적 특권에서 벗어난' 새로운 '권력분석론'을 제안합니다.

그리고 '성에 관한 담론과 권력의 역사적 관계를 다루는' 자기의 연구와 관련하여 두가지 주장을 전제합니다.

'근대사회에서 권력이 실제로 성생활을 법과 주권에 입각하여 규제 하지는 않았다.'

'금지의 효과 하나보다 훨씬 더 복잡하고 더구나 훨씬 더 실증적인 진정한 성의 "기술"이 엄존한다.'

하여 '이 사례는 법의 체계나 지배의 형태와 관련이 없는 분석의 원칙을 권력에 적용'해야한다고 주장합니다.

이를 위해서 푸코는 권력의 재정초(再定礎)를 통한 '역사해독의 또 다른 격자를 마련하'고,

역사-아카이브(archive)를 이용해 '권력에 대한 또 다른 이해방식 쪽으로 조금씩 나아가'자고 합니다.

 

이제 '法 없는 性'과 '王 없는 權力'이 탄생합니다.

 

 

2. 방법

 

'그러므로 억압이나 법의 관점에서가 아니라 권력의 관점에서 성에 관한 어떤 유형의 지식이 형성된 과정을 분석해야 한다'고 주장하는 푸코는 그러나 권력이란 낱말에 오해의 우려가 있음을 표명하고 권력개념의 재정초를 시작합니다. 푸코는 이를 서양역사의  전쟁모델에서 가져옵니다. 이른바 세력관계들의 쟁투와  판도의 변화, 끊임 없는 유동성, 승리를 위한 전략과 전술, 영역과 거점 등등

 

'권력의 편재(遍在).' '어느 한 지점에 대한 다른 한 지점의 모든 관계에서 생산된다.' '그리고 영속적이고 반복적이고 움직이지 않으면서도 자기 재생산적 측면을 갖는 권력은 이 모든 유동적인 것으로부터 점점 뚜렷해지는 전체적 효과, 이 유동적인 것들 각각에 기대면서도 이 유동적인 것들을 고정시키려고 애쓰는 연쇄일 뿐이다.' '권력은 제도도 아니고 구조도 아니며 몇몇 사람이 부여받았다고 하는 어떤 역량도 아니다.' '권력은 어느 주어진 사회의 복잡한 전략적 상황에 부여되는 이름이다.'

 

푸코의 이에 따른 몇가지 주장.

 

- 권력은 무수한 지점으로부터, 불평등하고 유동적인 관계들의 상호작용 속에서 행사된다.

- 권력관계는 다른유형의 관계에 내재하고, 거기에서 생겨나는 분할, 불평등, 불균형의 직접적 결과이고, 역으로 이러한 차별화의 내부적 조건이고, 작용하는 거기에서 직접적으로 생산적 역할을 맡는다.

- 권력은 아래로부터 나온다. 이항대립이 아니라 오히려 생산기구, 가족, 제한된 집단, 제도 안에서 형성되고 작용하는 다양한 세력관계가 사회체 전체를 뚫고 지나가는 폭넓은 균열효과에 대해 매체의 구실을 한다고 상정해야 한다.

- 권력관계는 의도적이면서 동시에 주관적이지 않다. 권력의 합리성을 주재하는 참모본부를 찾으려 하지 말자.

- 권력이 있는곳에 저항이 있지만 더 정확히 말하면 바로 그렇기 때문에 저항은 권력에 대해 결코 외부에 놓여 있는 것이 아니다.

저항이 권력에 대한 반발이나 권력의 무의미한 표지일 뿐이어서 기본적 지배에 대한 요컨대 언제나 수동적이고 패배하기 마련인 이면을 형성한다는 것을 의미하지는 않는다. 저항은 몇몇 이질적 원칙에 따라 이루어지는 것이 아니지만, 그렇다고 해서 속임수나 필연적으로 지켜지지 않을 약속인 것도 아니다.

 

하여 바로 이 세력관계의 영역에서 권력메커니즘을  분석하자고 합니다. 군주-법 체제에서 벗어나서 세력관계에 내재하는 전략으로부터 권력메커니즘을 해독하자고. 이제 푸코는 새롭게 재정초한 권력모델을 가지고 性으로  되돌아 옵니다. 그는 '성에 관한 담론의 풍부한 생산을 다양하고 유동적인 권력관계의 장(場) 속에 잠그는 것이 중요하다'고 주장하면서 예비적으로 네가지 규칙을 제시합니다.

 

(1) 내재성의 규칙

성생활이 인식의 영역으로 성립된 것은 성을 가능한 대상으로 정립한 권력관계로부터이고 역으로 권력이 성생활을 표적으로 삼을 수 있었던 것은 지식의 기술, 담론의 절차가 성생활을 에워쌀 수 있었기 때문이다. 지식의 기술과 권력의 전략 사이에는 아무런 외재성이 없다. 이러한 '권력-지식'이 구체적으로 전개되는 장이 '국지적 중심'이다.(신자와 고해신부 사이, 어린이의 육체)

 

(2) 끊임없는 변이의 규칙

권력-지식의 관계는 어느 일정한 배치의 형태가 아니라 "변화의 모태"이다. 세력관계들의 상호작용이 함축하는 변화의 도식을 찾아야 한다.(19세기 어린이와  어린이의 성을 중심으로 한 '의사와 부모사이 관계'와 '정신과 전문의와 어린이 사이의 관계'에서의 문제의 변화)

 

(3) 이중 조정의 규칙

'국지적 중심'이나 '변화의 도식'이 일련의 연쇄에 의해 전체적 전략에 편입되지 않는다면, '전략'이 매체와 정착 지점의 구실을 하는 구체적이고 미세한 관계에 기대지 않는다면 전반적인 효과를 보장받을 수 없다. 양자의 관계는 '불연속성'도 '동질성'도 아닌 만큼 전술의 특수성에 의한 '전략의 조정'과 전략적 포위에 의한 '전술의 조정'이라는 '이중의 조정'을 생각해야한다.( 가정/아버지와 국가/군주는 또 다른 층위로의 투사도 모사도 아니지만 '가족의 장치'는 출산율 통제, 인구증가 장려, 성의 의학화, 비생식형태 성에 대한 정신의학화를 위한 조작에 매체의 구실을 할 수 있었다)

 

(4) 담론의 전술의 다가성(多價性)의 규칙

'권력과 지식이 서로 맞물리게 되는 것은 담론에서 이다.' '그리고 바로 이런 이유에서 담론을 전술적 기능이 한결 같지도 항구적이지도 않은 일련의 불연속적 선분으로 이해해야 한다.' '담론의 세계를 다양한 전략에 작용할 수 있는  다수의 분산된 요소로 생각해야 한다.' '담론이 권력의 도구이자 동시에 결과일수 있을 뿐만 아니라 장애물, 제동장치, 저항지점, 대립적 전략을 위한 거점일 수 있는 복잡하고 불안정한 작용을 인정해야 한다.' 담론은 권력을 전하고 생산하고 강화하고 서서히 잠식하고 노출시키고 약화시키고 가로막게 해준다. 이와 마찬가지로 침묵과 비밀은 권력을 보호하고 권력의 금기를 정착시키고 권력의 강압을 느슨하게 하고 다소간 막연한 관용을 마련한다.'(남색에 대한 엄벌과 관용의 이중적이고 상반된 처분, 동성애 담론의 양가적 사용)

성에 관한 담론을 전술적 생산성과 전략적 통합성이라는 두가지 층위에서 검토해야만 한다.

 

'요컨대 법의 특권을 전략적 목표의 관점으로

금기의 특권을 전술적 유효성의 관점으로

주권의 특전을 전반적이지만 결코 전적으로 안정된 것은 아닌 효과를 낳는

세력관계의 복잡하고 유동적인 영역의 분석으로 대체하는 권력의 이해 쪽으로 

즉, 법적 모델 보다는 오히려 전략적 모델 쪽으로 나아가는 것이 중요하다.'

 

 

 

댓글목록

아라차님의 댓글

아라차

와. 이렇게 정리를 다 해 주시다니! 감솨!

그런데 <성의 장치>, 쉽지 않네요.
푸코가 이번 장에서 분명 작정하고 쉽게 정리해주는 것 같은데,
끈질기게 자리잡은 낡은 표상들이 계속 이해를 방해하고 있는 것 같아요.
이 낡음이 언제쯤 벗겨질지, 투비컨티뉴 해볼랍니다.
닥터스트레인지 정신으로!

gkpaul님의 댓글

gkpaul

아라차님이 느끼는 곤혹스러움에 저 역시 동병상련으로 전적으로 공감하구요..;;

그리고 푸코가 공격대상으로 삼는 주요한 주장이 억압-해방이론과 구성-기만이론인데요. 전자는 맑스나 프로이트 쪽이 대상일 것 같은데 푸코전기를 쓴 디디에 에리봉에 따르면 후자는 라캉을 이르고 있다고 합니다. 지난 세미나에서 계속 의문을 제기하셨고 뭔가 석연치 않은 느낌이셨는데요. 그부분이 아마 ''법이 욕망과 욕망의 존립 근거인 결여를 구성한다'는 데에는 상당한 이유가 있는 만큼 욕망이 억압된다고 생각해서는 안 될지 모른다.' 여기였던 것 같은데요. 에리봉은 이부분에서 푸코가 라캉과 결별하고 있는 것이라고 얘기하더군요. 당시 프랑스 지식계에 라캉의 위치가 대단했던 터라 동의하지 않는 사람들이 상당했던 모양입니다. 그래서 저도 라캉을 좀 찾아보기도 했는데요. 짧은 시간에 이해하기는 턱도 없어서..;; 포기했습니다.

암튼 계속 함께들  나아가 보시자구요. '日計之無近功, 歲計之有大利
(하루하루로 따지면 바로 얻는 성과는 없어도, 한 해로 따지면 큰 이로움이 있다)'라는데요~!^^;;

삼월님의 댓글

삼월

고생하셨습니다! 짝짝짝!
우리끼리 손잡고 고개를 하나씩 넘는 재미가 쏠쏠했던 지난 세미나였지요.
장석관님의 활약, 성실한 후기에 거친 마음이 눈 녹듯 사르르 풀리며 동지애가 샘솟는군요.
성의 역사1 끝나는 날 마실 연태고량주를 떠올리며, 이번 주도 열심히 고개를 넘어봅시다요.

유택님의 댓글

유택

밀도 높은 본문이 저를 압박하네요. ;;
석관샘의 한땀 한땀 정성으로 직조된 이 본문! ㅋㅋ
내일 세미나 전까지
시간 잡아 찬찬히 다시 읽어보겠습니다.
'성생활의 장치'를 두 번으로 나누어서 세미나 진행하게 되었군요.
오호~~ 굿 아이디어.

연두님의 댓글

연두

지난 주 분량은 깐깐하게 어렵기도 하였지만
철철 넘치는 푸코의 매력에 취할 수 있는 내용이었어요.
충실하게 정리해 주신 후기, 감사 드립니다.
장석관님이 가끔 구사하시는 단호한 말투가 오디오로 함께 지원되네요. ㅎㅎ

소리님의 댓글

소리

꼼꼼하고 섬세한 후기 감사해요! 고생 많으셨습니다!!
일요일이 지나도 안 올라오길래 문자를 보낼까 말까 망설였었는데 믿고 기다린 보람이 있네요!
덕분에 저도 다시 한 번 자세히 정리 할 수 있었어요. 
이번 4장 만만치 않은데 이번에도 함께 같이 힘내봐요!! 파이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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