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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뮨] 거대한 전환_4장 사회와 경제체제의 다양성_발제 (0916.토)
오라클 / 2017-09-17 / 조회 1,48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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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뮨] 거대한 전환_4장 사회와 경제체제의 다양성_발제 (0916.토) 

 

 

[1] 시장은 자연상태의 인간의 본성이 아니었다.

 

시장은 후기 석기시대 이래로 항상적으로 존재해왔지만, 그 역할은 사회 내에 묻어 들어간embedded 부수적인 것에 그쳤다. 애덤 스미스가 강조했던 것처럼 인간의 노동분업은 교환하려는 성향 때문에 발생하는 것이 아니다. 비록 19세기 이래 인간의 그러한 경향이 횡행하게 되었을지라도, 그 이전의 인간 세계는 그렇지 않았다. 초기에는 애덤 스미스의 주장을 좇던 자유주의 경제학자들은 그들의 대전제가 역사적 근거에 의해 반박당하자 자연상태의 인간의 성향에 대한 관심을 사장시켜 버렸다. 

 

사실 지난 2천여년 간 인류의 진보는 대부분 정신적인 것에 그쳤고, 경제학적 발전은 거의 이루어지지 않았다. 경제는 인간의 사회적 관계 속에 파묻혀서 존재해왔고, 인간은 경제적 존재이기보다는 사회적 존재였다. 개인은 소속된 공동체 내에서 사회적 유대를 유지하고 의무를 다하는 것만으로 상호성의 원리에 따라 생존을 유지할 수 있었다. 실제로, 공동체 내에서 이뤄진 공동노동은 의식화된 전시행위와 이를 위한 경쟁을 유발하여 생산성을 끌어올렸다. 

 

[2] 상호성과 재분배의 원리

 

서 멜라네시아 제도의 사례를 보건대, 인간은 비경제적 동기에 따라서도 효율적 생산과 분배를 이뤄냈다. 이를 뒷받침한 행동원리가 바로 상호성과 재분배였다. 멜라네시아의 트로브리앤드 제도의 남성들은 상호성에 따라 자신의 여자형제와 그 자녀의 부양을 책임졌고, 자신의 아내와 자녀의 부양은 역시 아내의 남자형제가 책임졌다. 각자의 생산물은 생산 능력과 사회적 관계를 유지하고자 하는 열정을 상징하는 것이기에 자연히 경쟁이 붙었고, 이는 사회 전반의 풍요로 이어졌다. 한편, 재분배는 추장 등의 우두머리가 잔치나 선물의 방식을 통해 저장해두었던 물건을 나누어주는 형태로 이루어졌는데, 이는 노동분업, 대외무역, 공공용도의 조세, 방어물자조달 등 다양한 사회적 기능을 동시에 수행했다. 물론 이 기제 역시 경제적 풍요에 기여했다. 

 

이 같은 행동원리는 대칭성과 중심성이라는 기존 사회적 제도의 규칙pattern에 따라 성공할 수 있었다. 상호성이 가능할 수 있었던 바탕에는 쌍대성duality이라는 대칭성이 존재했다. 사회적으로 내가 상대에게 해준 만큼 상대가 내게 해줄 것이라 기대되었기에 이 같은 행동 원리가 작용할 수 있었던 것이다. 한편, 중심성은 영토가 커질수록 효과적 노동 분업을 가능케 해주는 재분배의 바탕으로 작용했다. 공동체의 재화와 용역이 중심에 모였다 재분배됨으로써 보다 나은 삶의 질이 보장되었다. 이처럼 경제적 동기 없이도 사회 조직은 사회에서 필요한 경제 활동을 가능하게 했다. 시장 없이도 이뤄지는 경제는 쿨라교역이나 고대 이집트의 사례를 보건대 결코 국지적이거나 원시적인 것이 아니었다. 참고로 재분배는 봉건제 사회에서도 훌륭히 기능하여 계서제로 인한 착취를 은폐할 수 있는 보편적 생활수준의 상승을 제공하기도 했다. 

 

[3] 가정경제의 원리

 

세 번째 행동원리였던 가정경제의 원리는 일종의 자급자족이었다. 그러나 이는 자유주의 경제학자들이 상상하는 것과는 달리 스스로나 스스로의 가족만을 위한 것이 아니라 공동체의 필요를 위해 생산하는 방식이었다. 아리스토텔레스는 이 같은 가정 경제의 원리를 바람직한 경제 구성방식으로 보았다. 이 과정에서 발생할 수 있는 시장 내 고기나 곡식의 거래 역시 본래 생계를 위해 생산된 것이기에 잉여물로써 시장에서 거래된다 해도 자급자족의 원리를 무너뜨리지 않는다고 본 것이다. 그리고 그는 이익 추구의 동기에 따라 생산하고 판매하며 화폐를 욕망하는 행위가 “인간에게 자연적이지 못한 것”이며 기존의 사회관계와 분명히 단절된 것이라 보았다. 

 

[4] 경제의 원리(상호성, 재분배, 가정경제) & 사회의 규칙(대칭성, 중심성, 자급자족)

 

이처럼 서유럽에서 봉건제가 몰락하기까지 모든 경제체제들은 상호성, 재분배, 가정경제라는 세 가지의 원리나 그 조합을 통해 조직되었다. 그리고 이를 뒷받침한 것은 대칭성, 중심성, 자급자족 등의 규칙을 갖고 있는 사회조직이었다. 이 과정에서 시장은 존재하나 사회에 종속된, 부수적 존재에 지나지 않았다. 그렇다면 과연 시장은 어떻게 진화해서 ‘시장경제’를 탄생시킨 것일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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