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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푸코] 푸코의 친구, 들뢰즈를 기다리며 +7
유택 / 2017-09-02 / 조회 1,537 

본문

울 푸코의 친구, 들뢰즈를 기다리며 0902

 

푸코에게 관심을 보였던 때가 생각난다. 동성애자라는 성정체성을 가진 유명한 철학자. 그러나 그런 격자에 갇히기를 거부한 사람. 그의 삶과 철학은 어땠을까 어떤 정신으로 어떤 세계속에서 어떤 삶을 살다가 죽었을까가 나는 가장 궁금했다. 그래서 세미나를 하고 그의 책에 빠져들려고 무던히도 발버둥을 쳤다. 그리고 1년이 훌쩍 지난 지금, 푸코와 동시대를 살았던 친구, 들뢰즈가 또다시 내게 어른어른 다가온다. 좀 제발 귀 좀 기울여보라고. 삼월의 말에 따르자면 푸코와 들뢰즈는 비슷한 이야기를 하는 것 같다고 한다. 그러나 말하는 방법과 방식은 다른 것 같다고 한다. 그래서 그 둘의 철학을 같이 읽어가는 지금이 참 좋다라고 한다. 그래서 삶을 살아가는 힘이 된다고 한다. 심하게 질투가 나며 부러웠다. 그런 지점을 스스로 느끼고 정리할 수 있다니 말이다. 그러면서 자신의 삶으로 공부를 바짝 땡길 수 있다니 말이다.

 

일이 없는 나른한 토요일 오후, 커피 한 잔과 함께 시작한 최진석샘의 강의자료 욕망과 섹슈얼리티의 정치학을 단숨에 읽었다. 이 강의자료를 읽고 나의 결론은, 뭔가 삶의 갑갑함, 자신의 성정체성에 갇혀 있다는 이 답답함을 낳게 한 격자는 노력하고 공부 많이 해서 돌파해야 하는 것이 아니었구나. 그 격자에서 살짝 몸을 틀어버리는 것, 그럼으로써 다른 관점으로 내 주위의 모든 것을 보고 느끼고 살아가는 것. 그것이 들뢰즈가 말하는 탈주의 미학, 그리고 푸코가 말하는 실존의 미학. 견유주의가 말하는 가치의 전도일것만 같다는 생각이 든다.

 

강의자료에서 언급하는 브루스-브렌다-데이비드로 이어지는 한 인물의 이야기, 결국 그의 성정체성은 남성이냐 여성이냐의 양극단(이분법적)의 구분 이전에 그는 어떤 욕망을 가지고 있었을까를 묻자고 한다. 욕망.. 이 유명하지만 어려운 키워드. 욕망(리비도, 분화 이전의 성적 욕망 혹은…?)의 원초성. 이 욕망의 흐름, 주체의 유동성, n개의 스펙트럼, 분열분석, 생성 차이 그리고 반복, 순환과 회귀, 횡단, 고원…! ㅠ 뭔가 강하게 새롭다. 하지만 결국은 나는 내 삶으로 내려와야 한다. 내가 공부하는 이유와 푸코와 들뢰즈의 철학, YOLO(You Only Live Once)족도 다문화주의(대책 없는 상대주의)도 아닌 그냥 이 주어진 격자 밖으로 무심히 깡총~’ 나가 버리는 삶. 지금껏 비행기를 갈아 타대며 진지하게 다른 세계를 꿈꾸었지만 결국 동일한 삶을 반복하며 살아왔음을, 선우의 말대로 이 세계에서 다른 삶을 삶으로써 다른 세계를 만들어 간다는 열망을! ^^

 

댓글목록

삼월님의 댓글

삼월

ㅎㅎ 이 웬 선전포고인가요!
최진석 샘 논문 읽고 후기 쓴거죠? 제가 강추한 보람이 있군요. ㅎㅎ
거기다 푸코를 살짝 녹여서...
텍스트 돌파보다 나와 주변을 분별하는 눈을 가지는 것, 알아차림의 능력을 발휘하는 것.
차이를 감지하는 시선, 사건을 만났을 때 사유를 시작할 수 있는 용기. 망설임 없이 판을 뒤집어보는 대담함.
푸코와 들뢰즈를 함께 읽는 이들의 입을 통해서 매번 새롭게 조금씩 다시 새기게 됩니다.
잘 읽었어요~

아라차님의 댓글

아라차 댓글의 댓글

"텍스트 돌파보다 나와 주변을 분별하는 눈을 가지는 것, 알아차림의 능력을 발휘하는 것.
차이를 감지하는 시선, 사건을 만났을 때 사유를 시작할 수 있는 용기. 망설임 없이 판을 뒤집어보는 대담함."
삼월뽕!

유택님의 댓글

유택 댓글의 댓글

삼월뽕에 한 표~!

소리님의 댓글

소리

와 멋진글. 뭔가 새로운 한 지점이 열린 듯한 그런 느낌의 글이네요.
제겐 '철학'이란 단어에 갇혀있던 지난 20대 초반의 나날들이 그런 동일성을 반복하는 삶이었어요.
다른 가능성은 생각조차 하지 않았고, 융통성 없었던 그런 시간들.
유택을 후기를 보니 갈팡질팡하던 들뢰즈가 더욱더 저를 흔들어 놓는군요.
이제야, 나는 이런저런 다양한 것들을 생각할 수 있지 않냐며. 스스로에게 말 할 수 있게되었거든요.
들뢰즈가 내게 도움이 될라나. 또 고민되네요.

유택님의 댓글

유택 댓글의 댓글

어 소리 이제 다 나았나보네 !!! ^^
이번주는 고추장 쬐금 풀어넣는 삼월표 카레로 저녁을! ㅋㅋㅋ
정성 없어 보이고, 빠르고, 맛있고, 따뜻한게 특징이징~~~ ㅎㅎㅎ

선우님의 댓글

선우 댓글의 댓글

소리 님, 몸을 잘 돌보는게 제일 중요한 거 같아요.
그러고나면 시간 잘 살펴서 들뢰즈 공부도 하고요. 들뢰즈, 소리에게 충분히 도움이 될거예요.
소리도 들뢰즈 공부를 했으면 좋겠다는 생각, 여러 번 들었어요.
철학적 사유를 깔고 페미니즘 논의를 하는 방향과 글, 왠지 이런 게 소리에게 필요하지 않을까 하는.
(아, 제가 뭐라고 이런 소리를...^^)

연두님의 댓글

연두

오! 멋진 선언일세.
유택의 이런 애교와 함께 할 수 있어 기쁘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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